보건타임즈 : 염증성 장 질환 앓는 환자 '불안, 우울 장애 위험↑'

2010~2013년 염증성 장 질환 환자 15,569명과 대조군 46,707명 비교, 분석
1년 후 다소 감소하다가 '최소한 6년까지 높게 유지'
천재영-김주성 교수팀 "염증성 장 질환, 불안·우울 증상 직접 유발함 간접 증거"

[보건타임즈]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 질환을 앓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정상인보다 불안, 우울 장애 발병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영 교수(사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주성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염증성 장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15,569명과 대조군 46,707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 연구논문의 제목은 '염증성 장 질환 환자의 불안과 우울 장애 위험: 국가 인구기반 연구'다.

이 연구에 따르면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진단받은 이후 6년간 불안과 우울 장애 발병률은 각각 12.2%, 8.0%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염증성 장 질환이 없는 대조군 정상인의 발병률은 불안 장애 8.7%, 우울 장애 3.7%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염증성 장 질환이 있을 때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불안 장애가 약 1.6배, 우울 장애는 약 2.0배 위험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불안과 우울 장애의 발병 위험은 염증성 장 질환 진단 후 첫 1년까지가 가장 크며 이후엔 다소 감소하다가 최소한 6년까지는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됐다.

염증성 장 질환은 장에 발생하는 만성 난치성 염증 질환이다.
최근 국내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평생 치료와 관리가 필요해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연구를 해온 천재영 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 환자 중 만성질환이 없거나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을 투여하지 않을 때 상대적으로 불안, 우울 장애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면서 "이는 염증성 장 질환 자체가 불안이나 우울 증상을 직접 유발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 준증거다"고 말했다.

또 천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건보공단 청구 데이터를 이용했기 때문에 실제 국내 현황을 반영하는 지표"라면서, "최근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할 만큼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 실업률, 고용 불안과 함께 청장년층의 정신건강 문제는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라며 "그래서 20~30대가 많은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비슷한 연령대에 비해 불안 및 우울 장애 위험이 2배 높다는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 진단 초기에 불안, 우울 장애의 위험이 가장 높아 진단 시점부터 심리, 정신적인 관리가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임상의학(Journal of Clinical Medicine) 5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