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혜림 교수 "생활습관 바꾸는 동시에 약물치료 꾸준" 당부
[보건타임즈] #직장인 김00 씨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고민이 많다. 베개 위에 쌓인 머리카락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머리를 감은 뒤엔 욕조 위 모발을 치우기 바쁘다 '혹시 탈모가 아닐까 ?' 하는 걱정에 거울을 보지만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걸까. 오늘도 걱정 속에 빗질을 하며 출근 준비를 하는 그녀다.(사진 이미지)
인간의 모발은 수명이 있어 끊임없이 빠진 뒤 새로 나 하루에 50개~100개 정도 빠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잠을 잔 뒤 혹은 머리를 감을 때 모발이 100개 이상 빠질 때, 머리숱이 적어지거나 모발이 있어야 할 부위에 없을 때를 '탈모'라고 부른다.
여성 탈모는 남성 탈모와 다르게 앞머리 이마선이 퇴축되지 않은 채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마 위 모발 선이 유지돼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정수리의 모발이 가늘어지며 숱이 적어지는 특징적 양상을 보인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문혜림 교수는 "급격히 빠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돼 초기에는 탈모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부쩍 머리카락이 얇아지는 데다 힘이 없어지거나 숱이 줄어 정수리가 휑한 느낌이 든다면 탈모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그동안 탈모는 유전자 요인과 호르몬 문제로 봐 여성 탈모가 남성 탈모보다 과소평가되곤 했다.
그러나 환경적 요인으로 탈모 발생이 늘어나면서 여성들도 더이상 탈모에서 안전하지 않게 됐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탈모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 21만여 명 가운데 여성 탈모 환자는 약 9만 5천명이었으며, 이중 20~30대가 37%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문 교수는 "20~30대 여성의 탈모를 악화시키는 인자로는 잦은 파마나 염색, 드라이기 사용,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이 있다"며 최근엔 미세먼지도 모발 손상을 악화시켜 탈모에 영향을 주는 원인으로 꼽았다.
"단기간에 체중감량을 위해 음식섭취를 제한하는 다이어트는 탈모의 주범으로 꼽힌다"는 게 문 교수의 설명이다.
모낭에 있는 기질 세포는 1~3개의 모근을 키워 모발을 자라게 한다.
다이어트로 모발 성장에 필요한 미네랄과 단백질, 필수지방산, 비타민 B등이 부족해지면 영양불 균형으로 모낭이 부실해지게 되며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모주기가 짧아져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무한경쟁으로 학업, 취업 스트레스가 증가하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여성 탈모의 또 다른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문 교수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교감신경 흥분상태가 지속돼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며, 두피 근육과 혈관은 수축,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을 분비한다"면서 "이는 두피로의 영양공급, 혈액순환, 산소공급 등을 어렵게 만들어 모근의 성장을 막아 탈모를 유발시킨다"고 말했다.
이에 문 교수는 "20~30대 여성은 스트레스에 민감한 데다 잦은 다이어트 등으로 생긴 환경적 요인이 탈모를 부추긴다"면서 "평소와 다르게 모발이 많이 빠지는 게 느껴지면 병원을 찾아 모발의 상태를 진단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문 교수는 "여성들은 두피 관리, 탈모 샴푸 등 비의료 자가치료법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아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여성 탈모 치료에는 주로 두피에 직접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을 쓰는데, 꾸준히 치료하게 되면 탈모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높다"면서 "탈모 치료가 늦어질수록 증상이 악화돼 시간과 노력이 배로 들어가게 된다, 또 심할 땐 모발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며 초기치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교수는 "탈모는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파마나 염색, 드라이기 사용을 자제함으로써 두피 자극을 줄이면서 식물성 단백질과 제철식품 위주의 건강식을 섭취하며, 금연과 금주, 자외선을 주의해 건강한 두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서 "건강한 두피를 만들기 위해 생활습관을 바꾸는 동시에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탈모 진행 속도가 늦어지며 예방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07: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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