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모 교수 "환자 뚜렷한 자각증상 못 느껴 정기검진 중요"
[보건타임즈] 위장관 기질 종양은 위장관의 근육층에 생기는 암으로 의료현장에선 기스트(GIST 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로도 불린다.
이 암은 식도, 위, 소장, 결장, 직장 등 위장관의 어디든 발생할 수 있으나 원인과 위치, 전이 양상 등이 위암과는 사뭇 다르다.
또 환자가 뚜렷한 자각증상을 못 느껴 정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 중 하나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유한모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위장관 기질종양(기스트)이 어떤 암인지를 알아봤다.
위장관 기질종양은 위장관 벽의 중간에 위치한 근육이나 신경세포 등의 기질세포가 암세포로 변이를 일으켜 발생한다.
흔히들 아는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것과 달리 위장관의 기질세포에서 발병하는 암이다.
유한모 교수는 "기스트 종양을 발생시키는 기원 세포로는 카할세포가 있다"며 "카할세포는 음식이 위로 들어와 장을 거치는 동한 위장관의 근육이 규칙적으로 수축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하는 세포"라면서 "과거 악성 평활근 육종으로 생각되던 기질 종양이 1980년 후반에 카할세포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종양으로 밝혀졌다"고 소개했다.
"이 카할세포가 기질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특정 수용체(KIT, PDGFRA)의 돌연변이를 일으키면서 암 덩어리를 만드는 것"이라는 게 유 교수의 설명이다.
KIT와 PDGFRA 수용체는 세포 밖의 신호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정상 신호전달 체계의 하나다.
대개 비활성화 상태로 있다가 기질 세포가 더 필요하게 되면 활성화돼 세포분열을 촉진한다. 그러나 위장관 기질 종양은 수용체의 돌연변이에 의해 외부 신호 없이도 수용체가 활성화돼 세포분열과 성장이 지속적으로 일어나 비정상적으로 커져 종양을 만들게 된다.
'위, 소장, 대장 順으로 발생
때론 '여러 장기'에 동시 다발
위장관 기질종양이 자주 발생하는 장기는 위(60~70%), 소장(20~30%), 대장(5%) 순이다.
식도와 복막에선 소수 발생한다.
여러 장기에 동시 또는 시간 흐름에 따라 다발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유 교수는 이 경우 가족성 위장관 기질종양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위장관 기질종양은 위장관 점막층이 아니라 근육층에서 발생, 상당히 커질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종양이 커지게 되면 배에 혹이 만져지거나 복부 통증, 장 폐색, 위장관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종양이 복강 내로 터지게 되면 복막염과 복강 내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주로 간과 복막으로 전이되며 뼈, 폐, 뇌로는 매우 드물다.
진단은 위내시경을 통해 위 내부를 직접 관찰하면서 종양의 모양, 크기, 위치를 평가해 의심되는 부위에서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이 암은 점막층 아래 근육층에서 발생해 일반적인 위내시경 검사로 종양 조직을 얻기 어려워 초음파를 이용해 위벽의 구조를 분리해서 볼 수 있는 내시경 초음파를 활용, 점막 아래에서 생겨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종양의 크기를 좀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복부 컴퓨터 단층 촬영으로는 위장관 기질 종양의 주위 조직 침범과 전이 여부를 파악할 수 있으며 내시경과 함께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파악할 수 있다.
소장에 발생시 '재발 위험' 크다
주 치료 방법은 '절제 수술'
소장에 발생했을 땐 재발할 위험 높다
위장관 기질종양은 국소 절제할 수 있을 때 종양의 크기, 세포분열의 정도, 종양이 발생한 원발 장기, 수술 당시 종양 파열 여부에 따라 수술 후 재발 위험도를 추측, 초저위험군, 저위험군, 중등도위험군, 그리고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세포분열이 많을 땐 재발의 위험이 높다.
또 발병 부위가 위나 소장, 수술 당시 종양 파열이 있었다면 재발할 위험성이 높다.
유 교수는 "주 치료 방법은 절제 수술"이라면서 "종양이 일정 부분에 국한됐을 때는 수술로 완치시킬 수 있으며 전이가 됐더라도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수술을 하기도 한다"며 "위장관 기질종양이 위에서 발생했다면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위쐐기절제술, 위부분절제술, 그리고 위전절제술을 시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약물치료는 기존의 세포독성항암제가 아닌 표적치료제를 이용한다.
표적치료제 치료는 주로 수술 절제가 어려울 때 시행하며, 직장, 식도, 십이지장에 위장관 기질종 양이 발생했을 때는 이들 장기의 기능을 보존할 수 있도록 수술 전에 항암제를 먼저 투여한다.
수술로 눈에 보이는 종양을 완전히 제거했더라도 수술 후 잔존할 수 있는 미세 전이를 차단, 재발을 방지할 목적으로 시행할 때도 있다.
치료 후엔 정상 체중을 유지하게 하며 충분한 열량이 포함된 식사를 권장한다.
환자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붉은 살코기나 생선, 두부, 계란, 콩과 같은 질 좋은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약물치료 중 오심이나 설사를 줄이려면 식사와 함께 약물을 복용하게 해야 하며 양념이 강하거나, 위를 자극할 수 있는 식품은 삼가한다.
음식은 소화가 잘되도록 천천히 씹어서 식사한다.
가능하다면 일상생활을 제한하지 않고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피로를 느끼게 되면 활동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유 교수는 "위장관 기질종양은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이지만 이 유전자가 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어 예방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아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6: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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