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CP 시행 시 차단막 바깥과 안쪽 방사선량 '피폭량 차이' 너무 크다
손병관 교수 "개인 보호장비로는 방사선 피폭 못 막아 방사선 방호 장비 필요"
논문 'SCI급 BMJ Open저널 2019년 3월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내시경 시술 시 의료인이 받는 방사선 피폭량이 허용 수치보다 높아 개선책으로 자체 제작한 '방사선 가림막'을 사용했을 때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논문)가 나왔다.[그림 이해를 도울 차폐판 배치도=이동식 차단막 규격은 성인 전신을 가릴 수 있는 크기로 2㎜ Pb 차폐판(폭: 120㎝, 높이: 190㎝)의 0.5㎜ Pb 창(폭: 115㎝, 높이: 상부에 60㎝)다. 상단엔 투명 납유리를 설치, 시야를 확보했으며 하단에는 바퀴를 부착해 이동이 편리하도록 바퀴를 부착했다. 방호효과는 ①번(차단막 바깥쪽)과 ②③번(차단막 내부) 누적 방사선량으로 서로 비교했다.]
을지대 을지병원 소화기내과 손병관‧정광현 교수팀은 국내에서 처음 이를 입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내시경과 방사선을 이용한 내시경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시행 시 의료인이 방사선에 피폭된 선량을 조사했다.
이와 함께 연구자들이 자체 제작한 방사선 가림막을 통해 피폭량을 줄일 수 있는 방호효과를 입증해냈다.
이를 활용하면 향후 ERCP 방사선 방호 가이드라인 제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RCP는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 후 '십이지장 유두부'라는 작은 구멍을 통해 담관과 췌관에 조영제를 주입, 병이 있는 부위를 관찰함으로써 개복수술을 하지 않고도 질병을 정확히 진단, 치료할 수 있어 유용한 시술이다.
이 내시경 시술은 ▲ 담관, 췌장의 양성/악성질환 ▲ 총담관결석에 의한 담관염 ▲ 담도폐쇄를 동반한 췌장과 담도 종양 ▲ 췌장염 환자 등 진단, 치료에 쓰인다.
을지병원 연구팀은 2016년 10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총 128건의 ERCP를 시행하면서 의료인에게 발생하는 누적 방사선 피폭량을 3개월 단위 1분기(43건), 2분기(47건), 3분기(38건)로 나눠 조사했다.
시술 한 건당 평균 투시 시간은 245초, 방사선 촬영 횟수는 3.7회였다.
동시에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의료인을 보호하는 이동식 차단막(그림 참조)을 제작했다.
전신을 가릴 수 있는 크기의 납 차단막은 상단에 투명 납유리를 장착해 시야를 확보한 뒤 하단에 바퀴를 달아 이동 시 편리성을 더했다.
이후 연구팀은 총 128건의 ERCP를 시행하면서 분기별로 차단막 바깥과 내부의 평균 누적 방사선량을 서로 비교했다.
이 결과 매 분기의 평균 피폭량은 차단막 바깥이 26.85±3.47mSv, 차단막 내부는 1mSv 미만(p<0.001)으로 측정돼 방호막 없이 ERCP 시술 시 의료인의 두경부에 대부분 피폭될 방사선량이 연간 허용치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부위별도 피폭량이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이동식 차단막이 방사선 피폭을 현저히 차단한다는 효과를 검증했다.
국제방사선방호위(IRCP)에서 허용하는 방사선 종사자의 5년간 총 누적 선량은 100mSv 이하로 매년 20mSv를 넘지 않아야 한다.
분기별(3개월)로 계산하면 5mSv 이하다.
눈(수정체) 보호를 위해선 연간 150mSv 이하로 권장한다.
또 테이블 상부에 위치한 조영 기구를 이용, 128건의 ERCP를 시술했을 때 1분기(30.69mSv) 2분기(25.89mSv) 3분기(23.96mSv)로 총 누적 피폭량은 80mSv를 초과했다.
연구환경과 똑같은 조건으로 연간 250개의 ERCP 시술을 한다면 연간 피폭량은 150mSv를 훌쩍 넘는다.
이(250건)보다 연평균 ERCP 시술이 훨씬 많은 대학병원급에선 다년간 시술을 이어가 철저한 방사선 방호를 하지 못했을 때 시술자들이 받는 방사선 누적 피폭량은 엄청나게 높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방사선 피폭량이 많을수록 백내장, 암 발생 위험도는 증가한다.
손병관 교수는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납안경, 납옷, 갑상선 보호대와 같은 개인 보호장비를 필수적으로 착용하더라도 몸 전체를 방어할 수 없어 이동식 차단막과 같은 방사선 방호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논문은 '내시경 역행성담췌관조영술 시 시술자들을 위한 이동식 차단막의 방사선 방호효과 : 준 실험적 전향적 연구(Radiation protection effect of mobile shield barrier for the medical personnel during 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 a quasi-experimental prospective study)'란 제목으로 SCI급 BMJ Open저널 2019년 3월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