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유전자의 열쇠' 혈액서 한탄바이러스 감염 장소 알아낸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장소' 계통지리분석 통해 밝혀낸다
송진원 교수 "韓·美 국제 공동연구 성공사례"
논문, 세계적 감염병 학술지 'Clinical Infectious Diseases 3월 온라인판'에 게재

[보건타임즈] 고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사진)팀이 신증후출혈열 환자가 어느 장소에서 한탄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추적할 수 있는 감시 체계 구축에 성공했다.

한타바이러스는 1976년 이호왕 박사가 설치류 등줄쥐(Apodemus agrarius)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 분리에 성공한 바이러스로 신증후출혈열을 일으키는 원인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이 쥐로부터 감염되며, 신부전증, 출혈, 혈소판 감소증, 쇼크 등을 일으켜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위험한 균으로 손꼽힌다.

한타바이러스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해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한타바이러스 종엔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 무주바이러스, 수청바이러스, 임진바이러스, 제주바이러스가 있다.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 메르스 바이러스 등 인수공통 바이러스가 창궐, 인명피해가 잇따르면서 신종 또는 신출현 바이러스를 추적, 바이러스 감염 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 감시 체계의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돼왔다.

이에 장기간 한타바이러스의 유전학적 특징과 병원성을 연구해 온 송진원 교수팀은 신증후출혈열 환자로부터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기반으로 한 바이러스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 정보를 확보에 성공했다.

나아가 환자와 역학 인터뷰를 통해 감염 추정장소를 확인한 후, 설치류 채집을 통해 환자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장소를 계통지리분석을 통해 밝혀냄으로써 한탄바이러스 전장 유전자 염기서열 확보와 역학조사, 표적 채집을 통해 바이러스 출현에 대한 추적과 감시가 효과적으로 가능해졌다.

이 연구결과는 '한타바이러스 출현 장소 확인을 위한 능동 표적 감시 연구(원제: Active Targeted Surveillance to Identify Sites of Emergence of Hantavirus)'라는 제목으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감염병 학술지 'Clinical Infectious Diseases 3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Clinical Infectious Diseases'는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발행하며, 피인용지수(Impact factor)가 9.117로 감염병 분야 JCR 상위 3% 이내에 들어가는 저명한 학술지다.

이와 함께 연구는 고대 의과대학과 함께 韓․美 공동연구를 통해 발표된 결과여서 국제 공동연구의 모범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송진원 교수는 "이 연구는 최근 세계적으로 인수공통 바이러스가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바이러스 감염병의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인수공통 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면서, "한탄바이러스 출현 장소를 추적, 감시함으로써 신증후출혈열 예방과 감시체계 구축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물론 다른 인수공통 바이러스 감염병의 추적 감시 시스템에 대한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교수는 1996년 고대 의대 미생물학교실에 부임한 이후 '임진바이러스', '제주바이러스'와 여러 신종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그는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2011년 대한민국학술원상, 2013년 이호왕 어워드를 각각 수상했으며 바이러스 연구의 권위자로 현재 국제 한타바이러스학회 (International Society of Hantaviruses)와 대한 바이러스학회 차기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송 교수가 소속된 고대 미생물학교실은 1976년 이호왕 교수가 세계최초로 신증후출혈열의 원인균인 한타바이러스를 발견해 의학계에 크게 기여했던 곳이다.
이곳에선 현재 다양한 병원성 바이러스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