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이 환자의 맞춤형 전문치료병실시대를 활짝 열었다.
15일 고려대구로병원에 따르면 신관오픈과 함께 무균병동, 항암치료실과 동위원소치료병실 등 병실을 맞춤형 전문치료병실로 개축하고 본격 진료에 나서고 있다.
고대구로병원이 제공한 병실에 대한 시설 규모 등을 소개한다.
우주선과 같은 공간, 무균병동
신관 9층에 오픈한 고려대 구로병원 무균병동은 조혈모세포이식과 같이 고용량 항암화학요법환자, 장기이식으로 면역치료를 받는 환자, 화상환자 등 쉽게 감염이 될 수 있고 감염이 치명적인 환자들을 위해 먼지와 세균을 기준치 이하로 제어시킬 수 있는 특수 병동이다.
특히,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청정도 규격이 적용될 정도로 철저히 감염원을 억제하고 있다.
굳게 닫힌 철문으로 외부와 차단된 병동 안에 들어서면 소독된 전용 가운과 모자, 마스크 등을 착용해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이곳은 자가이식이나 골수 이식전 항암치료 환자들을 위한 8개 병상과 동종이식과 같이 완벽히 균을 차단하여야 하는 환자들을 위한 무균병실 2개 병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균병실의 경우 내부의 또 다른 출입문으로 차단해 더욱 철저히 관리된다.
이곳의 환자들은 공기에서부터 물, 식사, 약물에 이르기까지 외부물품에서 옮겨오는 균으로부터 철저히 격리돼야 한다.
따라서 이곳으로 들어오는 외부공기는 먼지와 세균을 걸러내는 특수한 HEPA 필터를 통해 들어오며 그 안에서 수직으로 순환시켜 환자의 활동에 지장 없이 무균상태를 유지한다.
환자는 입원 중 병실 안에서 한발자국도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병실 내 TV, 샤워부스, 개인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고 이때 사용되는 물도 물론 소독된 멸균수이다.
가족들과의 면회는 외부의 복도와 연결된 병실 창을 이용하며, 바깥 경관이 잘 보이는 큰 창이 병실에 있어 답답함을 줄였다.
식사도 멸균상태인 BMT 멸균식을 받게 되며 약도 소독된 상태로 복용, 투여한다. 제공하는 모든 물품 역시 멸균소독한 포장제품이다.
의료인의 직접적인 처치행위도 감염원이 될 수 있기에 가능한 병실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순환 테이블을 이용하여 무균복도에서 병실로 식사와 물품을 공급한다. 의료진은 병실 벽에 붙어있는 투명커튼의 장갑을 이용해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고 복도에서 자유롭게 처치를 할 수 있다.
무균병동은 설비가 매우 까다롭고 건설비용이 고가여서 일부 병원에서만 사용되어왔다.
병동 내부의 전담 의료진들도 철저한 교육과 관리를 통해 정확한 무균법과 처치법을 숙지토록 하고 있다.
<기고 혈액내과>
진료에서 항암치료까지 단 하루 통원항암치료실
신관 지하1층 암센터 내부에 1차로 문을 연 항암치료실에는 항암치료 전용 안락의자 9개와 침대 9개로 한꺼번에 18명의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다.
넓고 쾌적한 곳에서 진료과와 검사실을 이동할 필요없이 여러 유기과의 진료와 검사, 항암제 조제와 암치료에 이르기까지 한자리에서 원스톱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또 기존 1박2일로 입원해서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던 경우도 항암치료실에서 당일 진료에서 치료, 귀가가 가능해 번거로운 입원을 피할 수 있다.
내원환자는 다학제진료실에서 진료 후 항암주사치료가 결정되면 바로 옆의 항암치료실로 이동하여 그 자리에서 조제되는 항암제로 기다릴 필요 없이 집처럼 편하게 누워 치료를 받고 귀가하면 된다.
총 소요시간은 4~6시간으로 기존 1박 2일까지 받던 항암치료에 비해 부담이 없다. <기고 항암치료실>
갑상선암환자 위한 동위원소치료병실
역시 신관 9층에 오픈한 동위원소치료병실(RI병실)은 주로 갑상선암환자의 동위원소치료에 사용되며 환자의 몸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차단해야 하므로 차폐처리가 기본이다.
갑상선암의 경우 갑상선에 작용하는 요오드에 방사선동위원소를 입혀 투여되면 요오드가 갑상선에 흡수되면서 방사선을 방출해 수술 중 미처 제거하지 못한 암 조직과 전이된 암조직을 파괴한다.
따라서 확실한 갑상선암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 후 방사선동위원소치료가 필수적이다.
탈모나 불임, 유전적 질병 등 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은 없으며 50여년간 꾸준히 사용되어 온 안전한 치료법이지만 치료시 환자의 몸에서는 1~2일간 고농도의 방사선이 나오기 때문에 완벽하게 차폐처리가 된 병실에서 2박3일간 혼자 생활해야만 한다.
때문에 RI병실은 4면이 모두 방사선을 막을 수 있도록 차폐처리가 되고, 환자의 배설물이나 타액을 통해 방사능의 유출을 막기 위해 하수도 배관과 정화조까지 모두 납으로 처리, 안전하다.
입구는 차폐벽이어서 환자는 의료진과 벽을 사이에 두고 직접적인 접촉 없이 생활한다.
환자의 몸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병실문 밖의 방사선조사량측정기를 통해 측정되어 의료진은 밖에서도 환자에게서 어느 정도의 방사선이 방출되는지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RI병실은 모든 벽면과 배관을 납처리 해야하기 때문에 설비비용이 많이 들어 현재 전국적으로 32개 병원에 63개병실만 운영되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병실에 많은 갑상선암환자들이 제때에 치료받기가 힘들며 대기환자만 연 3,000여명이다.
하지만 이번 RI병실 오픈으로 연간 약 200여명의 환자가 방사선동위원소 치료를 받을 수 있어 국내 수많은 갑상선암환자의 치료에 일조할 수 있게 됐다.
<기고 대사내분비내과>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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