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충수돌기염, 하루 안에 수술하면 '예후에 영향 없다'

저녁 응급수술 어렵던 충수돌기염 환자 '다음날 수술해도 문제 없다'

[보건타임즈] 충수돌기는 맹장 끝에 이어진 꼬리처럼 생긴 막힌 관이다.
이 부위에 염증이 발생, 고름이 차면서 곪거나 부어오르는 종창을 충수돌기염이라고 한다.
충수돌기염이 발생하면 종창이 악화되면서 괴사한 충수돌기 외벽에 천공이 생겨 충수돌기가 파열될 수 있다.
또 복막염이 나타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충수돌기염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수술해야 장천공이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문제는 환자가 밤 또는 새벽에 병원을 찾아 수술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에 있다.
하지만 충수돌기염 환자가 24시간 안에 수술을 받으면 천공이나 합병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외과 신동우·박성길·김종완(사진/내시경 충수돌기절제술)·김정연 교수와 강동성심병원 외과 박준호 교수 연구팀은 '급성 충수돌기염에서 수술시기가 천공과 수술 후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 연구논문은 'Effects of Timing of Appendectomy on the Risks of Perforation and Postoperative Complications of Acute Appendicitis'이란 제목으로 SCIE급 '세계 외과학 저널(World Journal of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4년 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동탄성심병원과 강동성심병원에서 급성 충수돌기염으로 충수돌기절제술을 받은 환자 1753명을 대상으로 증상 발생부터 수술하기까지 걸린 시간과 천공이 발생하기까지의 관계를 분석해 들어갔다.

A) 증상시간에 따른 천공 발생비율 그래프
B) 재원시간에 따른 천공 발생비율 그래프

이 결과 전체 환자 중 1258명(71.8%)은 수술 후 천공이나 합병증이 없었지만, 495명(28.2%)에게선 천공성 충수돌기염이 발생했다.
천공발생 환자 중 176명은 수술 후 합병증이 나타났다.
두 환자군을 대상으로 충수돌기염 증상 발생부터 수술까지 걸린 시간을 나눠 증상발생부터 입원까지 걸린 시간을 '증상시간', 입원부터 수술까지 걸린 시간을 '재원시간'으로 구분했다.

분석결과 충수돌기염 환자가 병원에 올 당시에 체온이 38도이상, 백혈구 수치가 혈액 1μL당 1만3000개, 백혈구 내 호중구 비율이 80%를 각각 넘었을 때와 증상 시간이 24시간을 초과한 경우에 천공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술 후 합병증은 호중구 비율이 80%, 증상시간이 48시간을 각각 넘었을 때 합병증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
단 재원시간은 천공과 합병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충수돌기염 환자가 밤이나 새벽에 입원, 다음날 수술을 받더라도 증상 발생 후 24시간 안에 수술을 받게 되면 천공이나 합병증 발생 등 수술예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종완 교수는 "충수돌기염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면 금식을 하며 항생제를 투여, 염증을 조절하기 때문에 밤이나 새벽에 입원, 다음날 수술을 하더라도 천공이나 합병증 발생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오히려 열이나 염증수치, 복통 발생기간 등 처음 병원을 찾을 당시의 환자상태가 수술예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충수돌기염으로 밤이나 새벽에 병원을 찾게 되면 현재의 의료여건상 바로 수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아 환자나 보호자의 걱정이 컸다"며 "이 연구결과 충수돌기염 환자가 응급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천공이나 합병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충수돌기염은 흔히 맹장염으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충수돌기는 맹장과는 다른 부위다.
충수돌기는 제거해도 소화계통이나 면역계통의 기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 충수돌기염이 생기면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