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성모병원 '혈액형 불일치 신장과 간' 동시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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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12월27일 07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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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혈액형 불일치 신장과 간' 동시 이식
적절한 '수술 마취 환자 관리' 통해 최고난이도 多 장기이식 성공

수술 버티기 어려운 환자에 '간·혈액형 불일치 신장 동시 이식' 첫 사례
심장 기능 저하 수혈·수액 등 이식수술 전문 마취과 전문의에 '프로토콜 기준' 제시
논문, 국제학술지 '이식회보(Transplantation Proceedings)’ 게재

[보건타임즈] 장기이식은 고난이 수술이며, 2개 장기를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은 매우 복잡한 수술 중 하나다.
전신마취하에 장시간 동안 수술을 해야 해 장기를 이식하는 외과 의사의 술기가 출중해야 하는 것은 물론 환자가 수술을 버틸 수 있도록 관리하는 마취과 전문의 역량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 숙련된 마취과 전문의사가 심장 기능이 크게 떨어져 수술이 어려운 환자를 맞춤형 수술관리로 간-신장 동시 이식을 성공에 이끈 사례가 국제학술지에 보고돼 관심을 끈다.

이 결과는 수술 중 심장초음파를 확인하며 마취 중 환자의 생리적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한 성과로서 혈액형 일치 간이식과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 동시에 성공시킨 첫 사례다.
이번 케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동시 장기이식 수술 중 환자의 마취 관리에 도움 될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최고난이도 장기이식 수술에 참여하는 마취과 전문의에 중요한 의학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채민석 교수

허재원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채민석(1저자)·허재원(교신저자) 교수팀은 장기이식센터(센터장 양철우 교수)의 간이식팀 김동구·유영경·최호중(간담췌외과) 교수와 신장이식팀 윤상섭·박순철(혈관이식외과), 조혁진(비뇨의학과) 교수 등이 함께 지난 6월 60대 남성 간경화와 만성 신부전 환자를 상대로 간과 콩팥을 동시에 이식수술을 했다.

환자는 수술 전 심장 기능이 저하돼 심한 좌심방 확장과 좌심실 비대(심장이 정상보다 커져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심장의 전기적 확동을 측정하는 심전도 QT 간격조차 늦춰져 수술 중 실신, 경련이 심할 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간을 먼저 이식받은 환자는 의료진이 우려한 대로 재관류증후군이 심하게 발생했다.
재관류증후군이란 새 장기가 이식되고 나면 혈압이 ‘0’에 가까운 저혈압이 되며 심장이 거의 멈추는 상태까지 가는 것을 말한다.
일반 장기이식 매뉴얼 대로 심장 기능을 살리는 에프네프린 약제를 사용해도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오히려 중심정맥압력과 평균 폐동맥압력이 위험한 수준까지 높아져 이대로는 환자의 심장이 수술을 버틸 수 없었다.

이에 채 교수팀은 환자의 중심정맥관을 통해 혈액을 빼, 심장의 크기가 정상보다 커져 위험해진 심장 기능을 정상으로 되돌리려 일반적인 수술에서 사용하지 않는 '응급사혈요법(phlebotomy)'을 택했다.
하지만 이미 간이식 때 출혈이 심한 상황이어서 환자의 생리적 변화를 빈틈없이 면밀하게 정확히 관찰해야 했다.
다행스럽게 채 교수의 판단대로 몸에서 200㏄가량의 피를 빼자 환자의 심장 기능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가 안정됐음을 확인한 후 추가로 수혈했다.
이처럼 드라마 같은 위기의 고비를 넘겼지만 바로 시작된 신장이식 수술도 만만치 않았다.
간이식은 수술 후 붓는 부종으로 간 기능이 떨어져 수액을 덜 공급해야 했다.
그러나 콩팥엔 최대한 많은 양의 수액을 공급해야 했으며 이식수술 후 신장이 재빨리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소변을 만들도록 해야 해 두 수술의 수액 요법이 달라야 했다.

심장 기능까지 심하게 떨어져 적절하게 적용할 수액 요법 매뉴얼조차 없는 데다 환자의 혈액형과 불일치한 기증자의 콩팥을 이식해야 해 신속하게 대안을 찾아야 했다.

의료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장만 단독으로 하는 수술법과 신장이식 수술을 다 마칠 때까지, 많은 양의 수액을 투여하기보다, 환자가 갖고 있던 양 만큼만 적절하게 유지시켜 부족하지 않도록 정확하게 공급하는 방식의 수액 요법을 사용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의료진은 신장 관류압을 높이기 위해 환자에 신장을 이식, 혈관으로 이어지면서 소변이 나오는 것을 본 후부터 수액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 조치는 단독 신장이식 수술 때처럼 신장 이식편 문합 전에 많은 양의 수액을 투여하면 이식된 간에 부종이 생겨 회복하는 간 기능을 떨어뜨려 수술 후 예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마취과 전문의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총 12시간 30분이라는 긴 수술을 마친 환자는 중환자실에 옮겨졌으며 수술 후 7일째 되던 날 호전된 상태로 일반병동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 환자는 수술 후 6개월이 지난 현재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번 장기 이식수술에 적용했던 마취과의 최신 가이드라인을 이렇다.

채 교수는 "마취과 전문의가 간이식 수술 중 환자의 식도 안에 심초음파 프로브(probe)를 넣어 직접 심장 기능 변화를 감시하며 환자 상태를 관리하는 자체가 예전엔 식도 정맥류로 인한 부작용을 발생할 수 있다고 봐 금기돼왔으나, 최근에는 심장 기능이 저하된 채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늘어남으로써 심장초음파를 통해 수술 중 심장 기능의 변화를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여러 장기를 이식하는 환자의 마취 관리에 대한 일괄적인 지침은 세계적으로 드물다"면서 "복잡한 환자의 병태 생리 상태에 맞춰 적절하게 이식된 장기의 기능 손상을 막는 동시에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여러 혈역동학적 마취 관리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채 교수는 "이 환자의 경우 심장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데다 간과 신장을 포함한 여러 장기가 기능 부전을 겪고 있었기에 심장을 비롯해 이식된 간과 콩팥이 수술 중이거나 수술 후에도 손상되지 않고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각각 세심한 마취 관리가 필요했다"면서 "혈액형 불일치 콩팥 이식수술은 면역억제제의 발달로 거부 반응을 포함한 급성 신장 손상의 가능성이 많이 낮아졌지만, 수술 중에 하는 수액 요법이 실패하게 되면 이식된 콩팥에 부종이 생기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심한 염증반응으로 이어져, 급성 거부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마취 전문의의 경험과 지식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앞으로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마취 관리로 고난이 장기이식 수술 성공에 기여 하려 최선을 다하겠는 다짐과 함께 쉽지 않았던 환자 관리에 아낌없이 조언을 해주신 마취통증의학과 선배 교수 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논문은 장기이식 분야의 국제학술지 '이식회보(Transplantation Proceedings)'에 게재되기 전 지난 9월 인터넷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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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진 (bktimes@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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