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분당·서울대병원 강남센터, 헬리코박터균 '감염률↓ 제균 치료율↑'

김나영 교수 "감염률 43.9%, 1998년 66.9% 대비 23% 감소"
임선희 교수 "제균 치료율 23.5%, 2005년 13.9%서 약 10% 증가"
위장점막에 사는 세균 '소화성궤양과 위장질환' 유발 요인
산업발전, 핵가족화, 청결 인식 향상, '감염감소' 세계적 추세
논문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10월호에 발표

[보건타임즈] 한국인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그림 1998년부터 2017년까지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의 변화)

김나영 교수

임선희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임선희 교수 연구팀은 국내 다기관 연구를 통해 지난 18년간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과 제균 치료율의 변화를 분석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10월호에 발표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장점막에 사는 세균으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 소화성궤양과 위염, 위암과 같은 위장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으며, 국제암연구소(IARC)도 생물학적 발암물질로 규정한바 있다.

이처럼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은 다행스럽게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감소추세에 있다.

연구팀은 감소 요인으로 산업의 발전, 핵가족화, 청결인식 향상을 꼽았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1년에 실시한 전국 조사결과, 지역별로 변화양상에 조금 차이가 있긴 했지만 과거보다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보건 차원에서 헬리코박터균의 국내, 각 지역감염률의 현황과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방향을 설계, 착수했다.
연구팀은 2016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전국 대학병원 10곳과 건강검진센터를 찾은 16세 이상 23,770명을 상대로 헬리코박터균 감염여부와 감염률 변화 분석에 들어갔다.

이 결과, 소화기질환이나 증상과 제균 치료 경험이 없는 16,885명 중 43.9%(7,416명)에서 헬리코박터균 항체 양성 소견, 즉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수치는 1998년의 항체 양성률 66.9% 보다 무려 23%나 줄어든 결과다.
2005년 59.6%, 2011년 54.4%와 비교해도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계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위 그림 참조)

각 지역의 감염률도 추세인 것으로 파악됐다.(그림 지역별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의 변화)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항체 양성률이 50% 이하로 나타나 이 3곳을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항체 양성률의 감소 추세가 확인됐다.
1998년 우리나라 전역에서 60% 이상으로 조사됐던 것과 비교해 10%이상 줄었다.

반면 헬리코박터균의 제균 치료율은 높아졌다.

헬리코박터균의 제균 치료율을 조사한 결과 23.5%로 2005년 13.9%대비 약 10% 증가했다.
남성, 나이가 많거나 소화기 증상이 있다든지, 가계 수입이 높을수록, 그리고 흡연자들에서 제균 치료 시행 확률이 높았다.

김나영 교수는 "미국, 북유럽 등의 선진국에선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감염률이 30% 이하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국내 감염률은 43.9%로 선진국보다는 다소 높지만 계속 감소하는 상황이며,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환자 교육과 매스컴을 통해 인식이 향상됨으로써 제균 인구가 늘어나 국내 감염률은 앞으로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선희 교수는 "올해 1월부터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 대상과 건강보험 혜택이 확대돼 제균 치료율의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라고 예측했다.

김 교수는 "이처럼 헬리코박터균 감염의 감소와 제균 치료가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소화기질환의 발생 양상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분야 학회가 준비하는 새로운 치료지침들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