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IH, 당뇨환자에 유익하다는 '건강보조식품 과학적 근거' 매우 취약
미 FDA, '천연 당뇨병치료제, 약제 대신할 건강보조제 등 허위광고'에 강력 경고
원종철 교수 "의료진과 전문 상담 통해 적합한 관리 찾는 게 중요"
대개들 당뇨병은 혈당이 올라가는 질병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당뇨병은 고혈당 이외에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며, 미세한 혈관들의 손상으로 인해 실명을 일으키는 망막병증, 투석이나 신장이식에 이르게 되는 콩팥병증, 그리고 다리를 절단하는 신경병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으로 발생한 합병증사망률의 75%가 심뇌혈관질환이다.
1921년 인슐린 치료가 성공하기까지 당뇨병은 치료방법이 없는데다 발병 후 수년 내에 대부분의 생명을 앗아가던 무서운 질환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다양한 약제가 엄격한 과학적 검증을 거쳐 처방되는가 하면 합병증치료 기술이 발전했다.
2018년 대한당뇨병학회 자료에 의하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이지만, 당화혈색소 기준 혈당 조절 목표에 도달한 경우는 4명 중 1명이었다. 당뇨병이 증가하고 다양한 치료 약제가 개발되었음에도 왜 혈당 조절은 어려울 걸까?
인제대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원종철 교수(사진)는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을 생활습관의 문제로 인식, 식사나 운동요법을 통해 혈당을 조절하려 노력한다"며 "이 방법은 당연히 올바른 선택이며 당뇨병 관리의 기본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를 통해 적절한 관리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든지 이런 생활습관개선만으로 한계가 있을 때 적합한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등 전문 진료를 받게 되지만 국내 당뇨병 환자의 질병 인지율이 70%, 약물 치료를 하는 경우는 6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환자가 식사요법을 자칫 건강보조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오인하거나, 약물요법을 대체하려는 경향까지 흔히 보게 되는 등 진료실에서 체감하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원 교수의 설명이다.
즉, 상당수의 당뇨병 환자들이 근거가 있는 의학적 치료보다 질환의 심각성을 가볍게 여겨 과학적으로 검증 안 된 입소문이나 흔히 떠도는 불명확한 정보, 건강보조식품을 약효가 뛰어난 치료제로 맹신,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들의 바람대로 당뇨병에 좋은 건강보조식품은 무엇이 있을까?
2018년 현재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규모는 2018년 현재 3조8,000억 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완의학통합센터(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Health, NCCIH)는 당뇨병 환자에게 유익한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매우 취약하다는 결론을 내려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르면 당뇨병신경병증에 대한 효과가 있다는 알파지방산은 전문의약품으로만 처방받을 수 있다.
크롬은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지만, 위통과 콩팥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 복용 효과가 미약하다.
한약재, 계피가루(cinnamon), 여주(bitter melon), 호로파씨(fenugreek), 인삼, 밀크씨슬(milk thistle)과 고구마 등은 당뇨병 치료효과가 있다는 명백한 근거가 없다.
오히려 계피가루는 간독성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외 마그네슘, 셀레니움, 비타민을 포함한 어느 건강보조제도 당뇨병 치료효과가 있다는 명백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원 교수는 "건강보조식품의 과량과 장기복용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매우 빈약한데다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미국 식품안전청(FDA)에선 '천연 당뇨병 치료제'나 '항당뇨병 약제를 대신할 건강보조제' 등의 허위광고에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원 교수는 "당뇨병은 만성질환이지만, 꾸준한 관리와 정기 합병증 검사 등을 통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질병"이라며 "건강보조제의 이점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에 대한 정보조차 미약해 환자는 의료진과 전문 상담을 통해 적합한 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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