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정형외과학회 "대리수술, '전체 명예' 실추시킨 비도덕 행위"

"병원급은 인력 부족 'PA 필요'‥수술실 CCTV 설치 반대"

최종혁 이사장

김학선 차기 이사장

[보건타임즈] 대한정형외과학회가 최근 논란이 된 대리수술을 전체 정형외과의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비도덕 행위로 규정, 전공의와 회원을 상대로 윤리교육 강화에 나선다.
이처럼 학회가 근절대책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은 최근 부산의 한 정형외과에서 벌어진 ‘대리수술’이 사회문제로 큰 파장을 일으킨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이보다 앞서 터진 전문의의 전공의 폭행사건이 줄곧 의료인의 문제로 부각돼 왔기 때문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18일 그랜드힐튼서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2차 국제학술대회 중에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최종혁 이사장(세브란스 정형외과)은 “대리수술이란 정형외과의사에겐 있을 수 없는 너무나 잘못된 문제다. 피해를 입은 환자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지난해엔 전문의가 전공의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 자문위원 모두가 윤리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했다"며 학회의 일치된 의견임을 전했다.

김학선 차기 이사장(강남세브란스 정형외과)은 "내년 춘계학술대회부터 도덕성을 강조하는 인성교육 섹션 4시간을 확보, 이전보다 더 강화할 예정"이라면서 "대리수술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려면 우선 빌미가 될 수 있는 PA(Physician Assistant)부터 오해가 될 요인들부터 정리가 돼야 한다고 본다"며 "이 문제를 정책 차원에서 먼저 결정한 후 세부 방침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PA(Physician Assistant)란 '의사 보조인력'을 말한다.
현재 의료계에선 PA가 의료의 질 저하를 유발하는 잘못된 제도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모 의료단체에선 이 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모 학회를 겨냥, 병원경영자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또는 흉내를 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결사반대에 나선 상태다.
이와 달리 보건복지부는 10일 국정감사에서 전공의특별법 시행 이후 전공의의 업무에 PA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시사, 절대반대에 나선 의원급 의료단체와 충돌조짐까지 점쳐지고 있다.

최 이사장은 "전공의 수련시간이 80시간으로 줄면서 의료진들의 업무 공백이 커졌다. 사실상 병원 급 의료기관에선 PA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그간 PA문제가 이슈화만 됐을 뿐 집중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경향이 있다. 이 문제를 선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요즘엔 대리수술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근절책으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찬성과 반대여론에 휩싸여 어떤 결정 없이 답보상태에 있다.
정형외과학회에선 수술실 CCTV 설치가 목적과 다르게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봐 우려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모든 수술실에 CCTV를 설치, 대리수술을 적발할 수 있더라도 다른 나쁜 목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 차기 이사장도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려는 취지가 무자격자의 대리수술방지에 있지만 다른 나쁜 목적으로 쓰일 위험이 있는 만큼 정형외과 내에서도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정형외과학회는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형외과 수술 원가 분석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최 이사장은 "올해 12월 말까지 정형외과 수술 원가 분석사업 연구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며 개원에 저수가가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다" 김 차기 이사장은 "정형외과 수가가 정확하게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객관적 데이터로 산출, 비교 분석하게 될 것"이라면서 "잘못된 수가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복지부에 제시하려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