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아무리 자도 '피곤하다' 혹시(?)

심해지면 뇌졸중, 심부전,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까지 유발, '생명 위협'
박일호 교수 "간과하는 환자, 삶의 질 위해 적극적인 치료 권장"

[보건타임즈]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 충분한 수면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바쁜 직장인들은 늘 수면부족에 시달려 업무 중 졸음은 당연한데다 잠이 깰 정도로 코를 골아도 가벼이 여겨 방치한다.
이렇듯 피곤이 일상생활에 방해될 정도로 낮에 졸음이 쏟아지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야한다.
심할 땐 뇌졸중, 심부전,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까지 발생, 생명을 위협한다.

'코골이'는 목젖 뒤쪽의 기도가 좁아지면서 공기 흐름에 저항이 생겨 주위 구조물들이 떨리며 나는 소리다.
코골이가 더 심해지면 목젖이 인두벽을 완전히 막아 공기의 흐름이 10초 이상 멈춘 상태가 수면 중 반복되는데 이 질환을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한다.

성인의 경우 평소 호흡 폭에 비해 들숨과 날숨의 폭이 90%이상 감소된 상태를 무호흡, 30~90%만 줄어도 혈중의 산소농도가 감소되거나 수면 중 각성이 동반된다면 저호흡이라고 한다.

고대 구로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박일호 교수(사진)는 "수면무호흡증은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며, 낮에 졸리거나, 숨이 막혀 잠에서 깨거나, 가족 등에 의해 습관적인 호흡장애가 관찰되거나 고혈압, 당뇨, 심방세동, 울혈성 심부전, 뇌졸중, 인지 장애 등 합병증이 동반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면서 "이 증상이 없더라도 15회 이상 무호흡 또는 저호흡이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 '비만, 나이, 성별, 편도질환 등' 원인 다양
치료 없이 방치 시 고혈압,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 위험 ↑'

몸무게 증가와 비례하게 기도가 좁아져 비만이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된다.
또 나이가 들수록 기도 주위 근육이 약해져 기도가 좁아짐으로써 수면무호흡증의 증상이 악화된다.
수면무호흡증은 호르몬 차이로 남성이 여성보다 발병률이 높으며, 비중격만곡증, 비염 등 코 영역의 질병도 원인이 된다.

이에 박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을 단순한 코골이로 여겨 치료의 필요성을 대충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뇌졸중, 심근경색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악화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이라고 강조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치료 없이 그대로 방치하면 만병의 근원인 고혈압 발병률을 정상인보다 무려 9.7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혈압 약만으론 고혈압 증상 조절이 어려워 수면무호흡증과 함께 치료가 필수적이라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또 심부전 발병위험은 2.2배, 관상동맥질환은 1.3배 발생이 증가하는 등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크다.
자주 잠이 깨다 보니 주간 졸림증과 불안증, 우울증, 불면증의 빈도가 심해지며, 뇌로 가는 혈관이 터지는 뇌졸중 발병도 정상인에 비해 1.6배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 수면무호흡증 체크리스트(3개 이상 속할 땐 수면검사 권장)

1. 코를 골아 주변 사람이 힘들어 합니까?
2. 본인이 코고는 소리나 숨이 막혀 잠에서 깨어 난 적이 있습니까?
3. 자다가 숨을 안 쉬는 것을 가족이 본 적이 있습니까?
4. 아침에 일어나면 별로 잔 것 같지 않고 개운치 않습니까?
5. 잠을 충분히 자도 낮에 자주 졸음이 옵니까?

수면다원검사 후 '적극적 치료' 필수
발병원인 유발 '체중감량, 금주, 금연'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질환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다.
수면의 단계와 각성의 빈도로 수면의 질을 평가한다.

치료는 기도 협착을 유발하는 구조물을 제거하는 수술치료와 수면 중 기도를 확장해주는 양압기를 착용하는 비수술 치료가 있다.
대개 내시경을 통해 목젖, 연구개, 인두 등에서 기도를 좁힌 원인과 위치를 찾아내 코수술, 연구개와 편도 수술 등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 수술치료를 하게 된다.
명확한 해부학적 이상 소견이 있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심하지 않다든지 젊은 나이일 땐 수술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중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증상과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에겐 지속적인 양압기 치료가 효과적이다.

박 교수는 "양압기 치료는 기기착용이 거추장스러워 불편하지만, 1년 반 이상 꾸준히 하게 되면 손상된 뇌기능이 일부 회복될 정도로 효과가 좋다"며 "환자 삶의 질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에게 체중감량과 금주, 금연은 필수적이며 비만도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해져 체중지수(BMI)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술은 점막에 부종을 발생, 점액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기도가 막히기 쉬우며, 담배는 상기도 점막에 염증을 유발한다"며 금주․금연을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