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준 교수 "나이 불문, 나타날 수 있는 질환 사전예방 중요"
흔히 ‘귀먹다’라고 표현되는 질병이 바로 난청이다.
난청은 말 그대로 장애가 있어 잘 듣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대개 난청은 노인성 장애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최근엔 각종 소음과 이어폰사용이 증가하면서 청각장애를 호소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난청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는 소아부터 노인, 심지어 신생아까지 다양하다.
난청 예방을 위해선 정기검사와 필요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난청은 발생 시기와 부위에 따라 원인이 달라진다.
난청은 발생 시기에 따라 선천성과 후천성 난청으로 나뉜다.
선천성 난청은 유전적 요인, 임신 중 산모의 약물중독, 풍진, 매독 등 감염이나 출산 장애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달리 후천성 난청은 뇌막염, 홍역, 볼거리 등의 전염성 질환, 약물중독, 급·만성 중이염, 지속적인 소음 노출, 노화로 발생한다.
또 발생 부위에 따라 전음성, 감각신경성, 혼합성 난청으로 분류된다.
▲ 전음성 난청은 외이와 중이 ▲ 감각신경성 난청은 내이와 청신경에 장애가 있을 때 나타난다.
▲ 혼합성 난청은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이 함께 발생했을 때를 말한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심현준 교수(사진)는 "이렇듯 난청은 발생 시기와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돼 정확한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올바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생아 1000명당 1명 '선천성 난청'
신생아의 경우 1000명당 1명이 양측에 고도 이상의 선천성 난청을 가지고 있다.
이중 절반이 유전적인 요인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심 교수는 "선천성 난청의 증상이 나타나면 최소한 생후 3개월 이전에 정확한 청력검사를 시행, 6개월 이내에 보청기 착용 등 청력 재활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신생아는 직접 청력검사하기가 어려워 귀로 들어오는 소리가 청신경을 자극하는 정도를 검사하는 뇌간반응유발검사와 소리에 대한 외유모세포의 반사 반응정도를 검사하는 유발이음향방사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며 "▲ 가족 중 청력장애자가 있거나 ▲ 5일 이상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입원했을 때 ▲ 풍진 등 태생기 감염 ▲ 두부 외상 ▲ 세균성 뇌막염 등을 앓았던 신생아들은 정상 신생아보다 난청의 위험도가 높아 반드시 정확한 청력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소아의 경우 조기발견 '중요'
유․소아기 때 세균성 뇌막염을 앓은 후 발생하는 후천성 감각신경성 난청이 고도 난청을 초래할 수 있는 중요한 원인이지만 삼출성 중이염에 의한 경도의 전음성 난청이 더 흔하다.
유·소아기 어린이는 자신의 청각장애를 잘 표현하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쳐 청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유·소아기가 언어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언어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청각장애는 청력뿐 아니라 언어와 지능발달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기 때문"이라는 게 심 교수의 설명이다.
가령 ▲ TV 소리를 크게 틀거나 가까이에서 본다든지 ▲ 여러 번 말을 되묻거나 큰소리로 대답하는 경우 ▲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 유난히 사람을 쳐다보는 버릇 등이 있는 경우 난청 가능성이 커 반드시 조기 진료를 받아야 한다.
20~30대 젊은 층 '소음성 난청' 증가
최근에는 이어폰 사용증가 등 생활 속 소음공해로 20~30대 젊은 층에서조차 난청의 발생률이 높다.
소음은 달팽이관 속에 있는 유모세포라는 부분을 손상시켜 청력을 떨어뜨린다.
짧은 기간의 소음에 의한 손상은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지만, 오랜 기간 지속되거나 수용한도를 넘는 폭음에 노출된다면 유모세포는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상을 받게 된다.
소음성 난청은 초기에 고음을 인지하는 기능만 떨어져 조기발견이 어렵다.
일단 이보다 이하 주파수까지 난청으로 악화된다면 치료 방법이 없어 조기진단과 예방이 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심 교수는 "소음이 심한 곳에서 생활한다면 청력보호장비 등의 착용을 생활화해야 하며 지하철과 같은 시끄러운 곳에서 이어폰 사용은 자제해야한다"면서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돌발성 난청은 수 시간 또는 2~3일 내 갑자기 발생하며, 이명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한다. 이때는 스테로이드제와 혈액순환 개선제 등의 처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퇴행성 변화로 발생한 '노인성 난청'
노인성 난청은 일반적으로 50세 이후부터 청력기능이 약해지면서 나타난다.
노인성 난청은 65세 이상 인구 약 38%를 차지하며, 달팽이관과 청각 중추의 퇴행성 변화에 의한 것으로 청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말소리 인지에 필요한 언어 분별력이 감소하게 된다.
청력이 떨어지면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까지 불편함을 느끼게 되며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려워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수 있어 난청이 의심되는 즉시 병원을 찾아 청력검사를 시행한 후 자신의 상태에 맞는 보청기를 맞춰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 분별력이 50%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보청기를 사용해도 만족할 만큼 잘 알아듣지 못해 너무 늦지 않게 보청기를 착용, 소리를 정확히 듣도록 해야 한다.
보청기를 착용하게 되면 오히려 들리지 않던 소음이 갑자기 들리는 등 처음에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꾸준히 병원을 들러 자신에 맞게 조율하면서 4~5시간씩 착용하는 등 적응기간을 거친다면 난청이 더욱 심해지는 것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청력 예방 위해 '정기검사' 필요
신생아는 출생 직후 난청 선별 검사를 반드시 받도록 해야 한다.
소아의 경우 언어발달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최소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진학 때마다 검사해보는 것이 좋다.
40대 성인은 노인성 난청이 조기에 올 가능성이 있어 3~4년에 한 번씩, 60세가 넘으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1~2년에 한번 씩은 검사를 해야 한다.
이밖에 작업환경이 소음에 노출되는 심한 지하철이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으면 정기적인 청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 청력감소를 느끼지 못해 의사소통에 불편을 겪는 뒤 뒤늦게 병원을 찾더라도 이미 청력감소가 심해져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보청기를 착용한다든지 여러 재활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 교수는 "난청은 신생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라면서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기 청력검사가 중요하며, 검사 후 이상이 발견된다면 조기에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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