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분당서울대병원, 여성 심혈관질환 '유방촬영과 골밀도검사'로 예측

'건강검진 여성 2,100명' 분석결과
골감소증·골다공증 있을 때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 1.91배'

[보건타임즈] 여성의 유방동맥석회화와 골감소증·골다공증이 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유방촬영과 골밀도검사'가 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조기예측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이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에 의해 입증됐다.

윤연이 교수

김경민 교수

윤보라 교수

서정원 교수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윤연이, 내분비내과 김경민, 영상의학과 윤보라, 순환기내과 서정원 교수 연구팀은 2011~2013년 사이 내원, 건강검진을 받은 여성 2,100명을 대상으로 유방동맥의 석회화와 골감소증의 유무가 관상동맥죽상경화반 유무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지 분석에 들어가 '유방촬영과 골밀도검사'를 통해 심혈관질환 발병을 예측할 수 있음을 검증해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이들 2,100명 중 유방동맥석회화가 발견된 여성이 199명(9.5%), 골감소증·골다공증으로 진단된 여성은 716명(34.1%)이었다.

이중 유방동맥석회화가 관찰된 그룹 가운데 33%에게서 관상동맥죽상경화반이 확인됐다.
반면, 유방동맥석회화가 관찰이 안 된 그룹에선 14%에게서만 관상동맥죽상경화반이 확인됨으로써 두 그룹간의 차이가 컸다.

또 관상동맥죽상경화반이 골감소증으로 진단된 그룹의 22%, 골감소증·골다공증이 관찰되지 않은 그룹에선 13%에게서만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유방동맥석회화가 발생한 여성에게서 관상동맥죽상경화반 발병 위험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3.02배나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골감소증·골다공증으로 진단된 여성도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발생 위험이 1.91배 증가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여러 위험인자를 함께 분석한 결과 유방동맥석회화의 유무가 관상동맥죽상경화반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요인임을 찾아냈다.

유방동맥석회화란 유방동맥 중막에 혈액 중의 칼슘이 침착, 굳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대개 석회가 미세한 입자나 큰 덩어리 또는 널빤지 모양으로 나타난다.

연구팀은 "유방촬영이 디지털화되면서 과거보다 쉽게 확인되는 소견이지만 유방암과는 관련 없는 양성소견으로 고령에서 유방동맥석회화가 흔히 발견된다"며 "이를 예방할 치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확인됐을 때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다고 봐 이에 대한 추가평가나 치료여부를 담당의사와 적극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상동맥죽상경화반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발생한다.
콜레스테롤과 같은 이물질이 심장동맥벽에 쌓여 점차 두꺼워지면서 딱딱하게 굳어져 결국 심장동맥을 좁게 만든다.
이에 따라 "관상동맥죽상경화반으로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이 유발되기 전에 이를 예방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조언이다.

더욱이 평균수명의 연장과 함께 여성에게서 심혈관질환 유병률이 계속 증가하는 만큼, 생명에 큰 위협을 줄 수 있는 심혈관질환에 대한 고 위험 군을 조기에 발견, 미리 예방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임상적 위험인자만 활용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예측하기가 어려워 추가검사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돼왔다.

이유는 경동맥초음파 검사 또는 관상동맥석회화를 확인하기 위한 심장 CT를 활용하려해도 이러한 검사가 국민건강검진 항목에서 아예 제외된 데다 개인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려면 상대적으로 높아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없어서다.

이에 대안으로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진은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국민건강검진에 포함돼 있는 유방촬영과 골밀도검사를 활용,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좀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 연구하기에 이르렀다.

순환기내과 윤 교수 등 연구진들은 "이 연구결과 유방촬영과 골밀도검사를 통해 이미 관상동맥경화반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여성, 즉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이 높은 여성을 선별할 수 있게 됐다"며 "지금까지 심혈관질환에 대한 위험도를 예측, 치료하기 위한 연구들이 주로 남성 위주로 돼 여성의 심혈관질환 진단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유방촬영이나 골밀도검사만으로 위험도를 예측,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새롭게 확인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위험도가 낮으면서 쉽게 실시할 수 있는 유방촬영이나 골밀도검사가 국민건강검진을 비롯해 일반여성들의 건강검진 항목으로 잡혀져 있어 추가 비용지출이나 방사선 노출 없이 여성의 심혈관질환을 조기에 예측, 이전보다 신속하게 진단받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논문은 세계적인 심장 학술지 'JACC Cardiovascular Imaging'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