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심근경색 환자 44%, '치료 후에도 담배 못 끊는다'

발병 전후 금연, 신체활동 환자 '사망위험 37% ↓'
김원석·백남종·박진주 교수팀 "수술치료이후 재발과 조기사망 예방 중요"
'금연, 운동 등 긍정적인 생활습관 유지' 필수
발병 전 흡연했던 환자 중' 44%는 여전, 89%는 신체활동 부족'

[보건타임즈] 발병 전 흡연했던 심근경색 환자의 44%가 치료 후에도 담배를 끊지 못해 스스로가 사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 내에 발생한 혈전으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예고 없이 막혀 심장으로 영양공급이 줄어들음으로써 결국엔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을 말한다.
이 질환은 한 번 발생하면 사망률이 30%에 달하며 2015년을 기준으로 잡아 한국인에게서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에 오른 상당히 위험한 병이다.
문제는 발병 전에 피워왔던 담배를 치료이후에도 금연하지 못해 사망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흡연은 심장과 혈관을 손상시키는 가장 안 좋은 습관 중 하나다.

김원석 교수

백남종 교수

박진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김원석, 백남종, 순환기내과 박진주 교수 연구팀은 최근 건보공단 자료를 통해 심근경색환자의 발병 전과 치료 이후의 건강형태를 연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심근경색 발생했을 때와 치료 이후 금연하는 긍정적인 건강행태로 변화를 보이는 환자의 비율이 56%로 극히 낮은데다 발병의 근원이 됐던 흡연을 계속 하거나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등 부정적인 생활습관 등으로 사망위험과 재 치료율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심근경색치료는 막힌 혈관을 넓혀주기 위해 좁아진 부위에 '풍선'을 이용하거나 혹은 '스텐트'라는 그물망을 삽입, 확장시켜 주는 '관상동맥시술'을 한다.
만약 혈관에 생긴 병이 너무 심하거나 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하기 어려울 땐 내흉동맥이나 팔, 다리의 혈관을 이용, 관상동맥 옆에 이식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게 된다.
시술이나 수술 이후엔 떨어진 심장 기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며,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재발과 조기사망을 막는 2차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2차 예방을 위해선 약물치료 이외에 금연, 운동, 식이 조절을 통해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환자 스스로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건강행태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조언이다.
하지만 심근경색이라는 중대한 질병을 경험한 이후도 나쁜 생활습관을 교정하지 못해 질병을 악화시키거나 결국 사망하는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심근경색 발병 이후 건강행태의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실태를 파악해 들어갔다.
연구팀은 동시에, 이들의 건강행태의 변화 여부가 사망률과 재 치료율에 미치는 연관성을 연구했다.

먼저,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시술과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환자 13,452명을 상대로 이들의 건강행태 변화를 추적·관찰했다.

이 결과 심근경색 발병 전 담배를 피워왔던 환자 4,18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4%(1,856명)가 여전히 흡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신체활동이 부족했던 환자 9,747명 중 89%(8,672명)가 그대로 여전히 유지했다.
더 큰 문제는 발병 전에 신체활동이 활동적이었던 3,705명 중 37.2%(1,379명)가 발병 후 비활동적으로 변화를 보였다.(위 그림 참조)

이후 약 4년 내 사망한 환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발병 전후 모두 금연한 그룹과 비교해 계속 흡연했던 그룹의 사망위험이 약 1.6배나 높았다.
심근경색 발병 후 흡연을 시작한 그룹의 사망위험은 약 1.8배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다.(아래 표 참조)

심근경색 발병전후에 걸쳐 활동량이 부족한 그룹과 비교한 결과에선 치료 전후 지속적으로 충분한 활동량을 유지했을 땐 사망위험이 약 37%나 감소했다.
이전에 부족했지만 발병 후 활동량을 증가시킨 때는 약 32% 정도가 사망위험이 줄었다.
이들에게선 심근경색 치료를 다시 받는 재개통술 시행 률(재치료율)이 약 2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가에선 '심뇌혈관질환 예방, 관리 법률'을 제정, 시행하는 등 심근경색 환자의 관리를 체계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치료 후 2차 예방차원에서 올바른 건강행태를 갖도록 방향을 유도하도록 정책적으로 개입할 필요하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이에 박진주 교수는 "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은 이후 담배를 멀리하는 것은 물론 충분한 운동량을 유지하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교정과 유지를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원석 교수는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운동치료를 유도,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인자를 개선해 나가는 심장재활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하는 것도 심근경색 환자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논문은 일본순환기학회 학회지 'Circulation Journal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