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한국형 청소년 양극성장애 선별도구' 국내 첫 개발

박원명·심세훈 교수팀 "조울병, 청소년기에 조기 선별진단 중요"
논문 'Clinical 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에 발표

[보건타임즈] 최근 국내대학병원 연구진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국형 양극성장애(조울병) 선별검사지(K-MDQ-A)를 최초로 개발, 타당도와 신뢰도를 입증해냈다.(논문)

양극성장애는 재발이 흔한데다 증상이 다양하며 자살 위험성이 높다.
반면 진단이 어려워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양극성장애 환자 중 약 30%는 13세 이전에, 약 40%는 13세 이상 18세 이하 사이에 각각 발병한다.
조기에 발병하는 양극성장애일수록 불안장애나 약물사용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할 가능성이 많으며 재발률과 자살률, 폭력 행동의 빈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양극성장애가 심각한 상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별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에선 이미 2005년에 성인 양극성장애를 대상으로 한 한국형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K-MDQ, Korean Mood Disorder Questionnaire)를 개발, 타당도와 신뢰도를 입증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청소년만 위한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는 아직까지 한국에 도입되지 않은 실정이었다.

가톨릭대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원명 교수(사진 교신저자)와 순천향대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심세훈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올해 청소년을 위한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를 국내 실정에 맞춰 번역한 뒤 이를 임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 타당도를 검증해냈다.

대개 청소년 양극성 장애 선별검사지(K-MDQ-A, Korean Mood Disorder Questionnaire-Adolescent)는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된다.(위표 우측 참조)

첫째는 조증, 경조증의 증상의 유무를 13개의 항목으로 정리 '예/아니오'로 체크하게 돼있다. 두 번째는 동시에 나타나는 증상과 행동들, 세 번째는 심한 정도를 4점으로 나눠 표시한다.

이 연구는 모두 208명이 참여했으며 국내 양극성장애 청소년 102명과 일반 청소년 군 106명으로 나나눠 이들의 부모들이 이들의 증상을 관찰, 질문지를 작성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결과, K-MDQ-A는 청소년 양극성장애 환자군(Bipolar)과 정상 대조군(Control)을 유의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양극성장애 청소년은 '1. 평소와 달리 기분이 너무 좋거나 흥분돼 보였다', '5. 평소와 달리 머리 안의 생각이 빠른데다 많아 보이는 등 생각이 차분하지 못했다', '평소와 달리 주위 자극에 쉽게 산만해졌다'는 응답이 70% 이상으로 매우 빈번하게 나타났다.

이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평가에 의한 진단과 비교한 결과, 청소년의 양극성장애 선별에서 90%의 민감도와 92%의 특이도를 보여 타당도가 매우 우수했다.
이 결과는 프랑스에서 자국어로 번역, 시행한 타 연구에서 72%의 민감도와 81%의 특이도를 보인 것과 비교해 신뢰성이 훨씬 더 높았다.

박원명 교수는 "이 연구는 한국형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를 청소년에게로 확대 적용함으로써 임상현장에서 조기에 양극성장애를 진단하는 것은 물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게 돼 환자들의 예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조울병의 빠른 치료를 통한 심리적, 경제적 비용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Screening with the Korean Version of the Mood Disorder Questionnaire for Bipolar Disorders in Adolescents: Korean Validity and Reliability Study'이란 제목으로 정신건강의학분야 SCI급 국제학술지인 'Clinical 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 2018년 8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