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 교수 "아이가 자연스레 습득토록 감정조절모습 보여야 한다"
[보건타임즈] 워킹맘으로 3살 아들을 키우는 김00씨는 가지고 싶어 하는 장남감을 사주지 않으면 길바닥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온몸으로 떼를 쓰는 아들을 달랠 때마다 녹초가 돼 버린다. 왜 이럴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떼를 심하게 쓰는 아이 다루는 방법'을 인제대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봉석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알아봤다.
아이가 떼를 쓰는 행동은 부모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말의 표현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서 비교적 흔하게 일어난다.
징징거린다든지, 짜증내며 불편하다고 해 울고, 소리를 지르면서 물건을 던지거나 부수는 것은 물론 바닥을 뒹구는 등의 행동을 하는 아이를 다스리는 것은 부모 입장으로선 달래기가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떼쓰기 행동들은 경우에 따라 취학 전 아동에게서 정서적 문제로 드러낼 수 있다.
김 교수는 "떼쓰는 아이들은 만2세에서 만4세 사이에 가장 많다"면서 "이들 또래의 약 50~80% 정도가 일주일에 1회 이상 떼를 쓰며, 20% 가량은 거의 매일 떼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만 5세부터는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게 되면서 떼쓰는 일이 점차 줄어들지만 만 5세가 넘어 계속된다면 정서적 문제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떼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분노와 좌절감 때문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아이들은 스스로의 분노와 좌절감을 어른처럼 적절하게 타인에게 표현하지 못해 떼쓰기로 나타낸다.
또 아이들은 이러한 감정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해 떼를 쓰게 된다.
이때 부모가 아이의 감정 표현을 억압하면 아이들의 사고나 행동이 극단적인 형태를 보일 수도 있다.
두 번째로, 아이들은 부모들의 모습을 쉽게 따라 배운다.
부모들이 화를 내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면 자신의 감정 표현 수단으로 이를 학습해 화(떼쓰기)를 내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 떼쓰기가 반복되면 문제의 해결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부모가 들어주게 되면 떼쓰기가 더욱 심해져 결과적으로 부모나 주위 환경을 조종하는 도구로서 활용하기 시작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먼저 아이의 떼쓰기가 생리적인 욕구로부터 오는 것이 아닌지 확인한 후 이에 대처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이가 스스로의 분노와 좌절감을 잘 해소하거나 다스리는 모습을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아이의 행동을 지나치게 금지하거나 억압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의 욕구를 적절하게 충족시키거나 선택권을 주는 등 자율성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아이의 기질과 아이가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 상황에 부모가 민감하게 반응, 아이의 감정 상태를 환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미 떼쓰기를 반복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김 교수는 부모가 흥분해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말싸움을 한다든지 협박에 때리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며 아이가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양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관되게 다루는 것"이라며 "부모는 허용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해 일관되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부모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안 된다는 것을 단호하게 표현해야 하며, 아이가 떼를 쓴다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음을 낮은 톤으로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떼쓰기를 통해 부모의 관심을 끌고 싶어 한다면 아이의 떼쓰기를 무시하는 것도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내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과 관찰을 통해 아이들의 감성적 필요에 적절히 반응해 줄 필요가 있다.
화를 나거나 떼를 쓰는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역할 놀이를 해본다거나, 아이에게 떼 쓸 수 있는 장소를 미리 알려준다든지, 뒤에서 껴안아 진정시키는 등의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도 효과가 없고 부적절한 나이에, 부적절한 공간에서, 부적절한 대상에게 떼를 써 사회적, 가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아이의 화와 분노를 해소시켜주는 것이 떼쓰기의 가장 궁극적인 해결법이 돼 화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며 "아이가 나쁜 것이 아니라 떼쓰는 행동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0: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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