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욱 교수 '자궁경부암 예방과 치료법' 조언
[보건타임즈] 요즘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이 의료계로부터 대표 여성암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중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4번째로 흔하며 국내 여성 암 발생 7위에 올라 있다.
게다가 자궁경부암환자가 젊은 층에서 점차 늘어나 경각심을 가져야할 여성암으로 부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등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선 매년 약 3,600여 명의 여성이 새 자궁경부암 환자로 진단을 받는데다 이 질환으로 사망자가 하루 평균 2∼3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더 심각한 것은 최근 20~30대의 젊은 자궁경부암환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30대 미만 여성 약 2,000명 이상이 확진을 받는 상황이 됐다.
이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용욱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자궁경부암의 예방과 치료법을 알아봤다.
자궁경부암 주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초기 증상 없어 '정기검사와 조기치료' 중요
자궁은 크게 '체부(몸 부분)'와 '경부(목 부분)'로 나뉜다.
질에 연결된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암이 바로 자궁경부암이다.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유방암, 대장암, 폐암에 이어 네 번째, 저개발 국가에선 유방암 다음으로 두 번째로 흔한 여성암이다.
주요 발병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이며, 감염됐다고 해 모두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HPV는 사람의 몸에서 사마귀 등을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다.
김 교수는 "현재까지 알려진 HPV 종류는 150여 종에 이르며 40여 종이 생식 기관에서 발견된다"면서 "암 발생의 위험도에 따라 고 위험 군과 저 위험 군으로 나눠지며 자궁경부암에서 발견되는 HPV의 70% 정도를 16형과 18형이 차지, 대표 고위험 군"이라고 지목했다.
HPV는 성적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는 여성 10명 중 8명이 일생에 적어도 한 번 정도로 감염될 만큼 흔하다.
자궁경부에 감염된 HPV는 1년 내에 80~90%가 없어지곤 한다.
하지만 고 위험 군이 계속 남아 있게 되면 자궁경부의 세포 변화를 일으켜 암 이전 단계 상피내종양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계속 악화되면 자궁경부암으로 발전될 수 있다.
이처럼 HPV는 자궁경부암 발병의 주 발암 인자다.
김 교수는 "부가적으로 성관계를 일찍 시작한 여성, 여러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여성일수록 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흡연,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성병 감염, 출산 경험 등이 자궁경부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했다.
자궁경부암은 걸렸더라도 초기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정기적인 검사와 진찰이 중요하다.
암이 진행되면 불규칙하거나 지속적인 질 출혈, 붉은 질 분비물, 성관계 후 출혈, 배뇨 후 출혈, 혈뇨, 체중감소, 심한 골반통, 허리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암이 자궁경부의 앞뒤로 퍼지면 방광과 직장에 불쾌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자궁경부암의 치료법은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이 적용된다.
김 교수는 "암세포의 침투 깊이가 3㎜ 미만으로 얕을 땐 자궁경부만 도려내는 원추절제술로도 완치가 가능하지만 자궁경부에 깊게 침투한 자궁경부암은 자궁을 아예 절제해야 하며 상태에 따라 자궁을 절제한 후 항암화학 방사선치료를 해야 한다"면서 "더욱 악화돼 자궁 주변 조직이나 다른 장기로 퍼졌을 땐 수술 없이 곧바로 항암화학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한다. 최근엔 배꼽에 작은 구멍 하나만 내 시행하는 단일공복강경수술로 자궁경부암 환자의 수술 부담을 줄이고 있다"며 "이 방법은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는데다 통증이 적으며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HPV 백신 접종에 안전한 성생활이 '예방책'
성생활 시작되기 전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발병의 주범 HPV 16형과 18형을 위주로 예방한다.
김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서바릭스(GSK), 가다실(MSD), 가다실9(MSD) 3종류의 백신이 판매되고 있다"면서 "서바릭스는 16•18형, 가다실은 16•18형 이외 생식기에 사마귀를 일으키는 6•11형을 추가로 예방한다"며 "최근 출시된 가다실9은 가다실의 6•11•16•18의 4가지 형을 포함해 총 9가지 형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HPV 백신은 2016년에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됐으며 만 12세 여아는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현재 국가예방접종으로 접종받을 수 있는 HPV 백신은 서바릭스, 가다실 두 종류뿐이다.
백신을 접종해야할 여성의 연령대는 9~26세이며 26세 이후부터 45세까지 중년층도 권장된다.
김 교수는 "성생활이 시작되기 전에 HPV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성경험이 있더라도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여성은 이미 HPV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커 성경험 이전보다 떨어진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자궁경부암으로 악화되기 전 상태인 상피내종양을 일찍 발견해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개 HPV는 성적 접촉에 의해 감염돼 안전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자궁경부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국가암검진사업에선 기존에 30세 이상 여성에게 권장해오던 자궁경부암 검진을 2016년부터는 전체 20대 여성에게로 확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젊은 여성들이 자궁경부암 진단받는 사례가 늘어나 미리 HPV 백신 접종받기를 권장하고 있으며, 접종을 받았다 하더라도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니어서 성생활을 시작하고부터는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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