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 교수 "꾸준하게 치료하면 훨씬 개선된 결과 기대"
같은 질환 앓는 다른 환자들에게 '희소식'
# 올해 31세의 직장인 A씨는 극심한 고 콜레스테롤혈증과 협심증을 겪고 있다.
그가 앓는 질환은 희귀난치질환으로 분류되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중 부모 모두가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을 때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돼 사례를 거의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종접합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HeFT) 환자보다 비율이 낮은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FH)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보고된 HoFH을 앓는 사례는 5명 미만으로 한정된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콜레스테롤이 몸에서 대사된 뒤 이를 배출시키는 것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발병한다.
A씨는 이보다 더 심한 동형접합 고콜레스테롤을 겪고 있다.
혈액검사를 시행하면,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500㎎/dL 수준을 훌쩍 넘어선다.
대개 진단 시 LDL-콜레스테롤의 정상수치는 130㎎/dL 이하로 간주한다.
스타틴제제 같은 일반 약물치료를 하더라도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300㎎/dL 아래로 내려오지 않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상학 교수(사진)는 A씨에게 PCSK9 억제 주사제를 투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새로운 난치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의 길을 열었다.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20세 이전에 혈관이 좁아져 치명적 타격을 주는 특징을 갖고 있다.
A씨는 이런 사정으로 이미 18세 때 협심증을 일으키는 관상동맥질환이 매우 심각해 혈액이 흐르지 못하는 혈관을 대신할 다른 혈관통로를 열어주는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았다.
그는 수술 이후 지속적인 콜레스테롤 강하 약물을 투약해도 높은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여 항상 협심증을 비롯한 심각한 심장질환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살아왔다.
이에, 이상학 교수는 LDL-콜레스테롤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PCSK9 억제제의 국내 임상 적용 가능 시점에 맞춰 그의 질환치료를 시작했다.
PCSK9 억제제는 저밀도지단백수용체(LDL Receptor)와 PCSK9 유전체 결합을 억제시켜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인간 단일클론 항체로 알려졌다.
4개월간 PCSK9 억제제를 투여결과, A씨는 최근 검사에서 LDL-콜레스테롤이 과거보다 30% 정도 감소했다는 반가운 치료성적을 받았다.
이 교수는 "아직 안심할 수준으로 수치가 낮아진 것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치료한다면 훨씬 개선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PCSK9 억제제 치료는 협심증 등 심장질환을 일으킬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성 싶다"고 말했다.
지방성분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은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이하 HDL-콜레스테롤)high-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이하 LDL-콜레스테롤 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중성지방(triglyceride) 3가지로 나뉘며 종류에 따라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진다.
HDL-콜레스테롤은 수치가 높아질수록 좋은 역할을 한다.
LDL-콜레스테롤은 이와 반대다.
혈관벽을 좁혀 동맥경화를 불러오는 원인이 된다.
LDL-콜레스테롤은 혈액을 심장근육에 공급하는 동맥을 좁혀 충분한 산소 공급을 막아 통증을 느끼게 하는 협심증을 일으킨다.
중성지방은 당뇨질환, 비만 증세와 연관성이 높다.
대표적 치료 약물로는 스테틴제제가 있다.
이 약은 나쁜 H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을 높인다.
하지만 LDL-콜레스테롤은 스테틴제제로도 치료가 안 돼 제압이 어려운 대표질환으로 희귀난치질환 군에 속한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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