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내과 등 '다학제 협진체계' 구축
[보건타임즈]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BMT)가 지난 1983년 국내 처음으로 백혈병 환자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한데 이어 최근 7천례를 달성하는 세계적 업적을 이뤄냈다.
서울성모병원으로부터 7천 번째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진태성(남,28세)씨다.
그는 첫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와 같은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여서 의미를 더했다는 게 이 병원의 설명이다.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진 씨는 평소 현기증을 자주 느껴 병원을 찾았으며 올해 1월 골수 검사 결과 필라델피아 양성 급성림프구성을 진단받았다.
2차에 걸친 항암 치료를 받았던 그는 재발 위험성이 커 조혈모세포이식을 결정했다.
이식하기 위해 그의 누나가 조혈모세포 검사를 받았으나 조직 형 불일치로 판정이 나 일치되는 공여자를 기다려야 했다.
다행스럽게 그는 올 8월 7일 국내에서 조직이 일치하는 공여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을 받을 수 있게 됐으며 안정화 기간을 거쳐 9월 12일 퇴원했지만 이후 거부반응으로 오심, 구토 증상이 나타나 추가 입원 치료를 받은 뒤 식사할 수 있는 상태까지 호전됐다.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에선 21일 그의 건강회복을 기념하는 자리(사진)를 가졌다.
이날 진 씨는 "지금까지 건강을 되찾게 힘써준 의료진, 간호사들과 옆에서 버텨준 가족께 감사하다"면서 "백혈병은 치료가 가능할 뿐 아니라 완치될 확률이 높아 저처럼 치료를 잘 받아 잘 버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외래에 모인 백혈병 환자와 보호자들을 격려했다
그의 주치의 혈액내과 이 석 교수(혈액내과)는 "이식 후 구토 증상 때문에 사탕 세 알로 하루를 버텨왔다고 들었다. 이제 식사까지 할 만큼 치료과정을 잘 견뎌 준 그에게 감사하다"면서 "이식 5천 번째 환자도 재발 없이 건강하게 생활한다"며 "진태성 환자도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욱 조혈모세포이식센터장은 "서울성모병원이 단일기관으론 세계 최초로 7 천례 조혈모세포이식 성공이라는 세계적인 대업적을 이뤄냈다"면서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를 이식 받은 환자와 같은 질환인 급성 림프구성백혈병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며 "이러한 업적의 기반엔 김춘추 교수가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시키면서 시작이 됐으며 그간 수없이 많은 종류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아시아 최초 또는 세계 최초로 시행해온 노하우가 쌓여 있는데다 향후 5년 이내에 서로 합심해 혈액 질환만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전문병원을 건립토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성공
백혈병 치료史에 남는 '독보적 발자취'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1983년 국내에서 처음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시킨 후, 한국 백혈병 치료史에 수많은 이정표를 세우며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겨왔다.
조혈모세포이식이란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 혈액종양 환자에게 고용량 항암 화학 요법 혹은 전신 방사선 조사를 통해 환자의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다음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치료다.
조혈모세포이식엔 크게 가족이나 타인에게 받는 동종 이식과 자기 것을 쓰는 자가이식 두 가지가 있다.
자가이식은 동종 이식과는 달리 거부 반응, 이식편대숙주병 등 합병증의 발병이 적다.
1983년 국내에서 첫 동종(형제간) 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한 센터는 1985년 자가조혈모세포이식, 1995년 타인 간 조혈모세포이식, 1996년 제대혈이식, 1998년 비골수제거조혈모세포이식, 2001년 혈연간 조직형 불일치 조혈모세포이식 등을 성공시켰다.
2016년까지의 자료를 기준으로 따져 난이도가 높은 조혈모세포이식센터의 동종 조혈모세포이식건수는 74.4%이른다.
이 건수는 국내 전체 조혈모세포이식의 17.4%,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의 30.6%를 차지하는 수치다.
'형제간 조혈모세포이식' 최다
'타인 간 조혈모세포이식' 증가세
종류별로는 환자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자가이식이 25.6%(1794건)이었다.
동종 이식 중 형제간 이식이 39.1%(2736건), 타인간 이식은 24.7% (1731건), 혈연간 조직형 불일치는 7.4%(520건), 제대혈이식은 2.9%(206건)이었다.
이중 형제나 가족과도 안 맞는 혈연간 조직형 불일치 이식은 1995년 1건, 2000년 6건에 이어 2012년 47건, 2016년 82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국내 최초로 성공한 타인 간의 조혈모세포이식도 1995년 2건, 2000년 57건에서 2012년 141건, 2016년 142건으로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
이에 센터는 과거 공여자의 골수에서 직접 조혈모세포를 채취했으나, 최근에는 말초 혈액에서 헌혈을 하듯 채집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돼 공여자의 위험성과 부담이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식 30대 '최다' 40대>20대>50대>10대 順
골수성백혈병 '급성 증가, 만성 급감'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환자의 연령대는 30대가 20.6%(1,355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40대 18%(1,181명), 20대 16.1%(1,055명), 50대 15.5%(1,018명), 10대 13% (852명), 10대 이하 10%(657명), 60대 6.8%(449명) 순이었다.
환가 앓는 질환으로는 급성골수성 백혈병이 34.1%(2,386)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 17.3%(1,209명), 중증재생불량성 빈혈 11.4%(797명), 다발골수종 10.4%(725명), 골수이형성 증후군 7.1%(500명), 만성골수성 백혈병 6.2%(434명), 악성 림프종 6.4%(451명), 기타 7.1%(49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급성골수성백혈병을 비롯해 다발골수종, 중증재생불량성빈혈,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등이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반면 약물치료를 주된 치료를 하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은 2000년 55명에서 2011명 2명으로 급감했다.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2013년에 아시아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5,000례를 달성했으며 환자의 생존율은 미국에 비해 10~30% 높아 세계 최고 수준의 성적을 보임으로써 종합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으로부터 의뢰한 환자들이 몰려 '혈액암의 4차 기관'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센터는 혈액내과, 감염내과, 소아청소년과 20 여명의 전문의를 주축으로, 호흡기내과, 영상의학과 교수진이 협진을 통해 매우 복잡하면서 다양한 각 혈액암 환자의 질환, 나이, 위험인자에 따라 개인별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한편, 국제 임상시험을 이끌고 있다.
첫 해외환자 조혈모세포이식 이후 '2배 증가'
'새 조혈모세포이식 치료법과 연구 활동' 지속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해외로도 시각을 넓히고 있다.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2012년 중동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현지에서 난치성 혈액질환 베타지중해빈혈을 앓는 여아에게 언니의 조혈모세포이식, 자매간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이후, 해외로 치료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조혈모세포이식 해외 환자는 2012년 4명에서 2013년 13명, 2014년 24명, 2015년 26명으로 대폭 증가하고 있다.
이들 환자들의 나이는 4세에서 66세까지이며, 본국에서 치료가 어려운 다발성 골수종, 급성 골수성 백혈병,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지중해성빈혈 등의 다양한 혈액 질환자다.
의료 선진국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레이트, 이집트 등 해외 각국의 환자가 센터를 찾아올 뿐 아니라 현재 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혈액질환의 표준 치료를 넘어서 고난이도의 조혈모세포 이식 기법의 연구와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 김동욱 교수 연구팀이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급성기 악화에 관여하는 유전자 '코블1'을 세계 최초로 발견한 것을 입증한 연구논문이 세계 1위 학술지 '루케미아'에 게재되기도 했다.
2002년엔 세계 최초로 만성골수성백혈병과 간경변증을 동시에 앓는 환자에 조혈모세포를 이식후 간이식을 성공했으며 2012년에는 신장과 조혈모세포이식을 한 번에 면역 관용 치료를 한 바 있다.
2010년 조혈모세포 이식 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종양항원 특이 세포독성 T-세포, 림프종에 자연살해세포 치료법을 적용하는 등 첨단 면역치료법의 개발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호흡기내과 등과 긴밀한 다학제 협진 체제가 구축돼있다.
세계적으로 찾기가 쉽지 않은 혈액암 치료 체계가 운영되고 있다.
성인 혈액암 치료를 위해 혈액내과 13명, 소아 혈액암 치료를 위한 소아청소년과 4명, 이식 후 감염관리를 위한 감염내과 2명의 전문의가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무균 성인 조혈모세포이식 전용 병동(33병상), 조혈모세포이식 중환자실 (5병상), 성인 항암화학요법 전용 병동 (44병상), 소아 조혈모세포이식 전용 병동(6명상), 소아 항암화학요법 전용 병동 (30병상), 그리고 성인 혈액 질환 전용병상 (109병상), 소아 혈액 질환 전용병상(10병상) 등 치료에 최적화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중국, 케냐, 콩고, 카자흐스탄, 몽골,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지의 혈액내과와 소아과 의사들에게 연수 기회를 주는 등 선진 의료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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