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기피이유 '부작용 우려'

조사대상 140명 중 41명 '자궁경부암-HPV' 인식 부족
박성택 교수팀, 암·백신 관계 정확히 알게 될 때 접종에 '긍정적'

[보건타임즈]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률이 9~14세 여성청소년에게서 낮은 큰 이유가 '부작용을 우려해서'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6월부터 자궁경부암 백신(인유두종바이러스·HPV)을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으로 지정, 만 12세 여성청소년들이 무료로 접종토록 지원하고 있지만 매년 접종률이 절반에 그쳐 활성화가 다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매년 백신 접종률은 50~60%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택 교수(사진)팀이 2015년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9~14세의 여성청소년 보호자 140명을 상대로 백신접종을 기피하는 원인을 조사한 결과 부작용 우려 등 잘못된 정보 습득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결과 보호자 중 99명(70%)는 자녀의 예방접종을 긍정적으로 여겼지만 나머지 41명(30%)은 자궁경부암 백신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으며 아예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20.49%는 '자궁경부암 백신의 부작용 우려'를 문제로 삼았으며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질병인식 부족(18.44%)', '자신의 자녀만큼은 위험 군에 속해있지 않다는 생각(3.7%)' 등의 순이었다.

또 보호자 중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예방접종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거나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HPV의 지식, 자궁경부암과 HPV의 관련성을 정확하게 꿰뚫어 볼수록 예방접종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박 교수는 "보호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SNS 등을 통해 얻은 잘못된 부작용 정보로 자녀의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아예 기피하려는 사례가 많았다며 백신과 암의 관계를 정확하게 알게 될수록 오히려 접종을 긍정적으로 봤다"면서 "이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대국민을 상대로 한 정부나 전문가들의 제대로 된 의학정보 송출이 다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부작용 우려는 2013년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에 의해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는 주장이 나오며 확산됐다.
하지만 곧 국제보건기구나 각국 보건당국로부터 이런 증상과 백신의 인과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아직 국내에선 자궁경부암 백신의 부작용을 의심하는 인식이 크게 줄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질본 조사에 따르면 국가예방접종 도입 이후 사망·장애 등의 중증 이상반응 신고는 단 1건도 접수되지 않았으며, 접종부위 통증 등 비교적 경미한 이상 반응은 10만 명당 7.3명 수준으로 매우 낮다.

박 교수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예방 효과가 우수할 뿐더러 부작용 위험은 독감 백신보다 낮은 수준의 안전한 예방 약"이라며 "우리 국민이 올바른 의약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 전문가 집단 등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논문은 대한의학회 SCI 학술지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1월호'에 실렸다.
지난 10월엔 아시아-오세아니아 생식기 감염과 종양 연구기구 학술대회(AOGIN: Asia Oceania research organization on Genital Infections and Neoplasia)에서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