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분당서울대병원, 당뇨 '다리, 시력 모두 앗아간다'

안과 우세준, 정형외과 이경민,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 연구팀
당뇨족 환자 100명 중 무려 90명 당뇨망막병증 동반, '증식성 55명'
확진 받았다면, 정기 안과검사 통해 적절한 치료 받아야 '실명 예방'

[보건타임즈] 당뇨족 환자 중 신장 기능이 감소할수록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의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 비증식 당뇨망막병증(좌), 증식당뇨망막병증(우)]

이 연구는 지금껏 당뇨족과 당뇨망막병증의 연관성을 검증했다거나 확인 바가 없었기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세준 교수

이경민 교수

최성희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와 정형외과 이경민 교수,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당뇨 족으로 내원한 환자 100명을 상대로 망막을 정밀 검진한 결과 90명에게서 당뇨망막병증이 관찰됐으며 55명에게선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 나타나 당뇨족 환자에서 심각한 당뇨망막병증이 동반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당뇨병으로 발생하는 만성 합병증으로는 눈의 망막에 이상이 생기는 망막병증, 신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신장병증, 신경에 문제가 발생하는 신경병증을 대표병증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병하는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장질환과 뇌혈관 질환, 다리로 가는 혈관이 좁아져 막히게 되는 말초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이처럼 여러 합병증 중 당뇨망막병증은 말초 순환 장애로 눈 망막에 장애가 생겨 시력 감소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초기엔 증상이 없다가 황반부의 침범하면서 시력 저하로 나타나며 심해지면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황반부는 망막의 중심에 있는 시력의 중심부로서 대부분의 시세포가 밀집돼 있는 곳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질환 만큼이나 심각한 또 다른 당뇨 합병증은 바로 당뇨병성 족부병증이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당뇨환자의 발에 생기는 모든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가장 대표질환은 바로 발의 피부가 헐어서 생기는 발 궤양이다.
실제로 당뇨병을 가진 환자의 약 15%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은 발 궤양을 앓게 되며 이중 1~3%는 다리 일부를 절단까지 감수해야 하는 아주 심각한 합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은 크게 비증식성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나뉜다.
비증식성은 아직 신생혈관이 생기지 않아 증상이 덜 심한 상태일 때다.
증식성은 당뇨망막병증이 오래 지속되거나 조기에 치료를 놓쳐 혈관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나 신생혈관을 만들어 짐으로써 압박을 받은 유리체와 망막 앞 출혈이 생겨 시력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큰 상태일 때를 말한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일반 당뇨환자는 5%에게서만 당뇨망막병증이 관찰된 반면, 당뇨족 환자에게선 90%가 당뇨망막병증을 동반, 당뇨족과 당뇨망막병증 간의 연관성이 상당히 높았으며 당뇨족 환자 중 신장기능이 감소할수록 당뇨망막병증 발생 확률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당뇨족 환자에게서 당뇨망막병증이 대부분 동반되며, 특히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 이들 가운데 절반에게서 확인돼 당뇨족을 앓고 있다거나 확진을 받았다면 각별한 주의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정기 안과검사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 실명을 예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당뇨병의 발생 빈도와 유병률(prevalence rate)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증가추세에 있으며 약 1억 명이 이 병으로 고통을 받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은 전 인구의 약 6%, 우리나라는 약 5~8%가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는 원인으로는 서구화된 생활양식, 활동양의 감소, 과도한 스트레스와 평균 수명의 연장 등 다양한 환경 변화가 주요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당뇨병이 각종질환과 합병증을 일으키는 무서운 질환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무엇보다 당뇨병의 관리과 예방이 중요하다.

[그림 1] 일반 당뇨환자 내 당뇨망막병증 발생 비율

[그림 2] 당뇨족 환자 내 당뇨망막병증, 증식성 발생 비율

이 연구를 이끈 우세준 교수는 "당뇨족과 당뇨망막병증 모두 당뇨의 합병증이기에 지금까지 막연히 두 질환 간의 연관성만 추정해 왔을 뿐,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된 바가 없었다"며, "이번에 당뇨족 환자에게서 당뇨망막병증의 발생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확인됨에 따라 일단 당뇨병으로 진단되면 정기 안저검사를 받음으로써 당뇨망막병증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은 치료시기를 놓치기가 쉬운 탓에 치료가 까다로워지는 질환이다. 앞으로 이에 대한 치료와 예방 연구를 본격적으로 확대시켜 당뇨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당뇨병으로 생기는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논문은 미국 공공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최근호에 게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