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학술대회 겸 제38회 연수강좌 성황'
유태욱 회장 "의사에겐 환자에 도움 줄 의학적 판단이 더 중요"
[보건타임즈] "의사는 최신의 의학지식을 끊임없이 습득, 이를 기반으로 정확하게 의학적 판단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의료행위는 전문가로써 환자의 건강에 도움을 주려는 것에 목적이 있다.
이처럼 일선 의료현장에서 진료에 충실하려는 의사들에게 느닷없이 '적정수가를 보장하겠다'며 현실과는 크게 벗어난 '비급여 진료의 전면 급여화 추진'이란 정책발표에 혼선을 빚는가하면 문재인 정부의 의료정책을 불신하는 풍조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에 건넸던 약속을 정부가 스스로 어긴 과거사가 있던 데다 이번엔 아예 사전조율조차 없어서다.
상식선에서 보도라도 올바른 의료정책을 시행하려면 정부가 나서 의료현장의 실상을 명확하게 파악한 후 기안 초기단계에서부터 국민, 의사, 의료기관의 의향을 확인하는 등 서로 바라는 접점을 찾아 가야하는 노력이 있어야 했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유태욱 회장(사진)은 지난 10일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의료계와 사전 협의커녕 정확한 의료시장분석이나 물가추세, 건보재정여건, 경제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느닷없이 그저 다수 대중의 견해와 바람에 맞춘 듯 '비급여 진료의 전면 급여화'란 계획을 독단적으로 발표, 출범 이전부터 줄곧 입에 담아온 소통절차가 전혀 없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유 회장은 "가정의학과의사들의 생각이 아직 결집이 안됐지만 이 문제로 의사협회가 9월 16일 대의원총회를 소집한 상태"라면서 "민주성을 지향하는 문재인 정부가 보건의료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민주절차를 왜 위배되는지, 헌법적 가치와 얼마나 충돌하는지를 고민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 회장은 "이렇듯 정부가 일방적으로 꺼낸 포플리즘 정책은 2000년 '의약분업사태' 이후 또다시 국민의 건강진료체계와 의료계의 근간을 흔들어 위기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며 "의약분업 당시 정부는 의료계에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 약제비 절감,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을 내걸며 수가인상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을 뿐더러 인상했던 수가마저 건보재정난을 이유로 모두 취소시켰다"면서 "먼저 이를 원상대로 되돌려 놓은 뒤 차후 비급여 진료의 전면 급여화로 크게 늘 건보재정지출문제와 부족분을 조달할 방법 등을 꼼꼼하게 분석한 후 시행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로 대폭 늘어날 건보재원의 지출규모와 조달 방법을 모두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게 유 회장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가정의학과의사회는 의료계에겐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서로 머리를 맞대며 건보의 문제를 찾아 현실에 맞는 대안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유 회장은 "1977년 우리나라에 건강보험제도 도입 이후 전 국민의 의료보험화로 미국, 동남아 등 전 세계가 부러워하며 모범사례로 꼽아왔지만 겉으로 보여주는 것 이외엔 실제 내용면에선 보험이론에 입각한 보험제도의 보장성이 과연 옳을 까(?)에선 굉장히 취약했다"면서 "중병이 걸렸을 때 자가 부담이 너무 커 급여를 적용해야 할 것을 아예 빠뜨려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유 회장은 "이런 상황이 문재인 케어 탄생의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내놨던 보건정책의 아젠다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으로선 의료계의 무조건 반대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기보다 이기적인 편향으로만 비춰져 옳은 방법이 될 수 없다"면서 "상황에 따라 현명하게 대처, 대응할 수 있도록 서로가 협력해야 한다"며 "국민과 정부, 의료계 모두가 이득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앞으로 의료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해야한다"며 "지금이라도 좋은 제도라도 국민과 정부, 의료계 모두의 협의를 통해 서로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정부가 예산, 집행권을 가졌더라도 훌륭한 의사들이 의료시장 내에 의료공급을 적절하게 잘 이행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피해가 된다. 합리적인 의료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가정의학과 의사는 1차 의료에서 지역사회 건강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친근한 의사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가정의학과의사회의 추계학술대회를 겸한 제38회 연수강좌는 1차 의료의 핵심, 주체 진료 과로서 역할 강화하는 교육프로그램에 맞춰져 치러졌다.
요양기관에 근무하는 촉탁의로서 역할을 잘 수행해야하는 전국의 많은 가정의학과의사가 장기요양기관 연수교육을 받는 기회가 적어 의협의 도움을 받아 이를 보강하는 차원에서 개최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6: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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