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세브란스, '에크모(ECMO)' 폐이식 수술에 매우 유용

이진구 교수팀, "사용 시 수술 성공률 향상"

[보건타임즈] '에크모(사진 ECMO)'가 폐이식 수술시간을 단축시켜주는 것은 물론 환자 회복에 크게 기여, 매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폐이식클리닉 이진구 교수(사진 흉부외과)는 최근 부산대병원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 ECMO, 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를 사용, 폐 이식을 받은 환자가 기존 '체외순환기(CPB Cardio-Pulmonary Bypass)'를 쓴 환자보다 수술 성공률이 더 높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의 몸은 체내의 폐와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혈액 내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 작용이 원활치 않게 돼 생명을 위협받게 된다.

ECMO와 CPB는 폐와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거나 치료(수술)를 위해 일시적으로 정지시킬 때 두 장기 대신 환자의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동시에 산소를 첨가시켜 몸 속으로 다시 넣어 생명유지 장치(인공장기)로 쓰인다.
이중 에크모 장비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상태 당시 심하게 폐 손상을 입은 많은 환자들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쓰여 많은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이중 '체외순환기'는 일반적으로 개흉한 상태에서 노출된 환자 심장의 ‘우심방’과 ‘상행대동맥’에 연결된 기기의 관을 통해 혈액을 빼 넣어주는 장치다.
이 의료장비는 오랜 기간 심장과 폐 이식 수술 시 사용돼왔다.
그러나 몸체가 큰데다 환자의 가슴이 열린 상태에서 심장혈액을 순환시켜야 하는 제한된 기능으로 중증 환자의 생명유지 장치로 일정 기간 사용하기엔 많은 어려움(환자 감염 발생)이 있다.

같은 기능의 '에크모'는 크기가 체외순환기보다 작으며 환자의 다리에 있는 ‘대퇴동맥과 정맥’에 기기의 관을 각각 연결시켜 사용한다.
이 의료장비는 체외순환기의 단점을 보완, 개발돼 운영과 이동이 용이해 중환자실에 널리 쓰일 수 있는 장치다.

이중 에크모 장비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상태 당시 심하게 폐 손상을 입은 많은 환자들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쓰여 많은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이 교수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각각 체외순환기(41명)와 에크모(41명)를 사용, 폐이식 수술을 받았던 환자들을 상대로 ECMO와 CPB의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의 치료성적을 서로 비교, 분석해 들어갔다.

이 결과 수술 1개월 후 생존율에서 에크모 이용 환자는 95.1%로 체외순환기 환자 75.6%보다 크게 높았다.
90일 시점에선 에크모 사용 폐이식 환자들의 생존율이 평균 19.5% 이상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이진구 교수는 두 기기의 특성에 따른 '치료약물 투여량'과 '수술시간'이 이식되는 폐의 정상화와 환자 회복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술시간 동안엔 환자의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이산화탄소를 걸러내는 동시에 산소를 첨가시켜 다시 넣어주는 과정에서 공기에 노출되면 '굳어지는(응고)' 특성이 있는 혈액이 외부환경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혈액은 체외 공기에 노출되면 응고돼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항혈액응고제(해파린)를 사용한다.

체외순환기는 수술 시 환자혈액을 기기 내 '수조'에 모으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조 내의 공기와 접촉하게 되는 반면 에크모는 폐쇄형 순환구조가 갖춰져 몸 밖으로 나온 환자혈액이 공기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체외순환기(사진)는 '(혈액)활성화 응고시간(ACT)'내에서 400초 이상 지연시키기 위해 수술 중 많은 양의 해파린 투여가 필요하다.
하지만 에크모는 160~200초 이내의 응고 지연시간을 목표로 해 해파린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수술과정에서 '해파린' 사용량이 많을수록 환자의 출혈 위험성을 높인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헤파린을 적게 쓰는 에크모 수술에선 출혈이 불가피한 수술 중 지혈치료 등으로 시간이 소모하지 않아, 체외순환기 수술시간 보다 평균 40여분 더 단축시킴으로써 전신마취와 개흉으로 발생하는 환자의 전신부담을 줄여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술이후 해파린 사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뇌혈관출혈, 지혈의 어려움 등)과 이에 따른 합병증 위험성을 낮출 수 있을뿐더러 체내 염증반응까지 줄여 환자의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구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에크모가 폐를 대체할 ‘인공 폐’ 기능을 할 수 있음을 재차 확인했다며, 향후 폐 이식 대기기간 동안 환자의 건강과 생명유지 장치로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길 기대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폐 이식환자는 폐가 다른 장기와 달리 뇌사자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까닭에 기증을 받기까지 대기기간이 길어져 이 과정에서 상태가 악화돼 사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에크모를 사용, 이식 장기가 나올 때까지 환자의 폐를 대체할 수 있는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폐이식 후 이식된 폐가 충분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땐 에크모가 부족분을 채워 줘 회복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직까지는 에크모가 고가의 장비인데다 숙련된 의료진에 의해 사용돼야 기대한 이상의 폐이식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만큼, 후속 연구를 통해 에크모의 유용성을 검증해나갈 것이며 노하우를 이 분야에 종사하는 의료진과 적극 나누겠다고 전했다.

이 연구논문은 'Transition to routine use of venoarterial extracorporeal oxygenation during lung transplantation could improve early outcomes' 이란 제목으로 국제흉부질환학술지(Journal of Thoracic Disease), 'Transition to routine use of venoarterial extracorporeal oxygenation during lung transplantation could improve early outcomes'이란 제목으로 2016년 5월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