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과 함께 노력하면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
[보건타임즈] #진성이(가명)는 올 3월 한림대강남성심병원(사진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임신 28주 만에 몸무게 1.1kg의 미숙아로 태어났다.
이 아이는 만삭아에 비해 호흡기, 면역계를 비롯해 각종 신체장기의 기능이 떨어져 생후 3~4개월 동안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하지만 치료비가 문제였다.
진성이의 부모는 중국동포로 2004년 한국에 입국, 일용직과 생산직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다.
내국인은 미숙아를 낳게 되면 보건소에서 최대 1,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진성이 부모는 중국 국적의 해외동포여서 지원대상이 되지 않았다.
다행스럽게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사회사업팀의 도움으로 외부의 후원단체로부터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아 그나마 입원치료를 잘 유지할 수 있었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고위험신생아 전문 의료진의 집중치료를 받아 3개월 만에 2.5kg의 체중에 건강한 상태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던 진성이가 퇴원 후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어려움이 부모에게 또다시 찾아왔다.
대개 미숙아는 외부환경에 노출되면 쉽게 면역기능이 떨어져 2~3년간은 지속적으로 외래진료와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이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사회사업팀은 온라인 소셜펀딩을 통해 진성이의 어려운 경제사정과 사연을 알려 730만원을 후원받아 재활치료와 양육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진성이 부모에게 후원금을 전달했다.
최경애 사회사업팀장은 “미숙아를 출산하면 입원치료비 이외에 퇴원 후에도 1000만원 이상 의료비를 지출하는 가정도 있다”며 “매년 증가하는 미숙아 치료비로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숙아 2008년 289명→2016년 484명 48.3%↑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치료받은 아이 8년 새 62% 급증
미숙아는 임신기간 37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말하며 조산아 또는 이른둥이로도 불린다.(표 한림대강남성심병원 미숙아수)
출생당시의 체중을 따져 2.5kg 이하일 때 저체중출생아, 1.5kg 미만은 극소저체중출생아, 1kg 미만은 초극소저체중출생아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미숙아는 2015년 3만408명으로 신생아전체의 6.9%를 차지, 10년 전 2005년 2만498명(전체의 4.8%)의 무려 48.3% 급증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받은 미숙아 수도 매년 늘고 있다.
2008년 298명이던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의 미숙아 수가 2016년엔 484명으로 8년 새 62%나 증가했다.
조산의 원인은 현재 의학으로도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해 완전한 예방법이 없는 상태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성태정 교수는 "산모가 고령이거나 인공수정 등으로 다태 임신과 조산이 늘어나 이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며 "태반이 자궁 출구에 매우 근접해 있거나 출구를 덮는 전치태반, 정상적으로 태아가 출산되기 전에 태반이 먼저 떨어지는 태반조기박리, 태반기능부전 등 태반의 이상으로 조기분만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 교수는 "자궁입구가 약해 태반을 유지하지 못하는 자궁경부무력증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심각한 조산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외에 임신중독증, 산전감염, 조기양막파수, 양수과다증 등도 미숙아 출산의 원인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각종 질환, 감염'에 주의‥퇴원 후 지속관찰 필요
미숙아 생존율 계속 향상‥산모, 의료진과 함께 노력
미숙아는 모든 장기가 완전히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되기 이전에 태어나 면역력이 약할 뿐만 아니라 호흡기, 심혈관, 신경, 소화기, 혈액과 대사, 감염 등 모든 신체기관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미숙아는 태아 때 엄마의 자궁 속에 머무르는 기간이 짧거나 출생 시 몸무게가 적을수록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같은 주수라도 출생체중에 따라 증상이 다를 수 있다.
미숙아는 만삭아에 비해 체온조절기능이 약해 저 체온증에 잘 빠지며 폐가 약한데다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신생아호흡곤란증이 쉽게 온다.
이와 함께 동맥관이 늦게 닫히는 등 심장 이상으로 심부전, 폐부종, 페출혈 등이 생기곤 하며 호흡중추와 상기도 미숙으로 미숙아 무호흡증과 서맥증이 나타나 약물요법이나 심할 땐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미숙아의 가장 심한 합병증은 뇌실 내 출혈 또는 두개골 내 출혈이다.
뇌혈류 감소로 백질연하증이 나타난다.
발생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영유아기에 하지마비 등의 뇌성마비와 정신지체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신생아 황달도 미숙아의 대표증상이다.
위장관계도 미성숙해 입으로 빠는 힘이 약해서 튜브나 정맥주사로 장기간 영양공급을 받아야 된다.
때론 괴사성 장염이 발생, 약물이나 수술치료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식도기능도 약해 역류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게 된다.
태아는 산모의 뱃속에서 태반이 콩팥의 기능을 대신한다.
출산 후엔 콩팥이 제 기능을 해야 하지만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나면 신부전에 빠질 수 있다.
호흡곤란증으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은 아기의 경우 망막이 미숙, 망막혈관이 상해 미숙아망막증이 발병할 수 있으며 심하면 시력을 상실할 수 있다.
미숙아는 여러 약물투여와 영양공급을 위한 정맥영양주사를 맞았을 때 혈관손상, 색전증, 혈전증, 감염 등의 위험도 따라 신생아중환자실에 오랫동안 입원, 집중치료를 받은 이후 퇴원을 해도 외래진료를 계속 받으면서 상태를 관찰해야 된다.
미숙아는 만삭아보다 신체 기능면에서 불완전해 조산예방이 중요하다.
임신하면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찾아 산모와 태아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야하며 임신과 출산관리 교육을 받아야 해야 한다.
임신 중에 산모의 영양과 감염예방, 기존 질병의 치료와 함께 정서까지 평가해 조기에 진단, 결과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미숙아 생존율은 1.5kg 미만의 경우 2007년 83.2%에서 2015년 87.9%, 1kg 미만은 같은 기간 62.7%에서 72.8%로 상승했다.
성 교수는 "신생아학의 발달과 함께 숙련된 의료진, 최신의 장비, 각종 약물과 의료기구의 발달, 영양법 개선으로 미숙아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원치 않았지만 부득이하게 미숙아를 분만하게 되더라도 아이의 치료를 위해 의료진과 함께 노력해야하는 것은 물론 입원치료 후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아 치료한다면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2010년부터 산모의 신체적, 정서적 치료를 돕는 캥거루케어를 하루에 최소 2번, 산모가 준비해온 초유를 구강인두에 묻혀줌으로써 아기의 면역력을 높이는 초유구강케어를 각각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산모가 미숙아를 낳았다는 죄책감을 줄이는 동시에 아기와 유대관계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1대1 엄마되어주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간호사들이 손으로 직접 쓴 육아일기를 미숙아 엄마들에게 선물한다거나 아이에게는 부모의 육성을 녹음해 들려주는 등 차별화된 미숙아 케어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2015년 임신주수 23주 만에 태어난 몸무게 480g의 초미숙아를 집중 치료해 130여일 만에 2.76kg의 건강한 아이로 퇴원시켰다.
2016년과 2017년에도 23주의 미숙아를 건강하게 가족의 품으로 보내는 등 초미숙아 살리기에 남다른 노하우를 보여주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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