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수면무호흡증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 ↑'

윤창호 교수팀 "치매 피하려면 숙면이 중요"
"중년 성인시기에 미리 수면무호흡증 치료"
나가야할 아밀로이드 일시적 호흡중지로 뇌 내에 쌓여 치매 발병
발병이후엔 쌓인 아밀로이드 제거해도 '치료 효과' 없다

[보건타임즈] 최근 수면무호흡증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시킬 위험을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 막힘이나 호흡조절의 어려움으로 신체 산소공급이 중단되는 질환이다.
이런 이유로 수면무호흡증환자는 반복적 저산소증과 깊이 잠들지 못한 채 수시로 깨는 수면분절을 겪게 됨으로써 주간졸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부정맥, 심근허혈, 뇌졸중 발병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이렇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의 질 저하와 함께 저산소증을 일으켜 아밀로이드 생성을 촉진하지만 배출까지 방해해 뇌에 축적하게 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발병의 원인이 된다는 거다.
알츠하이머병은 단백질의 일종인 병적 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돼 발생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사진)팀이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알츠하이머병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성과는 수면 중 일시적으로 호흡이 정지하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아밀로이드 침착됨을 사람 뇌에서 확인한 세계 최초의 연구결과다.

연구팀은 "치매를 유발하는 질환이 100여 가지가 넘지만, 전체의 60-80%는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면서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기 위한 방법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노력 중 하나가 노화, 특정유전형, 고혈압, 당뇨, 우울, 운동부족 등의 위험 요소를 발견해서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령, 특정유전형은 예방을 위한 교정이 불가능한데다 혈압, 당뇨, 운동부족은 상당 부분 개선되더라도 여전히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이 상존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치매유발요인을 찾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수면무호흡증이 치매 발생이나 인지기능 악화를 초래한다는 여러 연구결과들이 발표돼 왔지만 다발 연령대인 70~80대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연구하기엔 제한이 있었던 데다 치매의 원인을 알츠하이머병으로 특정하지 않았다는 것에 한계가 있어왔다.

이에 윤 교수팀은 수면 중 일시적으로 호흡이 정지하는 '수면무호흡증'이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우선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치매 발병 증가를 확인하기 위해 알츠하이머병 발병 전, 아밀로이드 침착 시작 시기에 들어선 50~65세 정상인지기능을 지닌 수면무호흡증군 19명과 대조군 19명을 상대로 PiB-PET을 시행, 뇌 내 아밀로이드 양을 측정, 서로를 비교했다.

이 결과, 수면무호흡증군에서 아밀로이드가 침착돼 양이 증가하는 것을 우측 측두엽 피질과 뒤쪽 띠이랑에서 확인됐다.
이 뇌 부위는 알츠하이머 병적 이상이 시작하는 곳이다.

윤 교수는 "깨어있는 동안 뇌 세포 활동으로 조직 내에 쌓인 아밀로이드는 수면 중 뇌를 감싸는 뇌척수액을 통해 배출된다"며 "수면무호흡증으로 발생하는 수면 질 저하가 아밀로이드의 배출을 막아 뇌에 쌓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반복적 각성과 저산소증이 아밀로이드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 윤 교수의 설명이다.
수면무호흡증으로 발생하는 잦은 각성은 휴식을 취해야 할 뇌세포를 억지로 활동시킬 수 있지만 이러한 신경 활동과 저산소증은 아밀로이드 생성을 촉진한다.

윤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은 보통 65세 이후에 증상을 보이지만, 원인이 되는 아밀로이드 침착은 이보다 앞선 40~50대부터 시작됐음을 연구에서 확인했다"며 "알츠하이머병 이후엔 쌓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더라도 질병 진행상황이나 증상치료에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에 원인을 아예 없애기 위해선 미리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즉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한 후엔 원인을 제거하거나 교정해도 치료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아밀로이드 침착이 시작되는 중년 성인시기에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확인, 지속적양압기치료(CPAP)와 같은 효과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이나 진행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질병관리본부 산하 안산 지역사회기반코호트 참여자를 대상으로,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윤창호 교수, 이호영 교수,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하버드의대 로버트 토마스 교수, 더글라스 그리브 교수, 보스턴대학 로다 오 교수의 공동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