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용량 50~55% 이상 유지해야 '악화 막는 동시에 현 상태' 유지
전이 췌장암환자 생존기간 2배 늘린 'FOLFIRINOX' 일부 부작용 있다
누적 용량 70% 이상 유지해야 '독성은 물론 종양 크기 줄인다'
황진혁 교수 "다른 암종 복합화학요법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
[보건타임즈]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 이하로 매우 예후가 나쁜 암이다.
이유는 대부분이 자각 증상을 못 느껴 생명을 위협할 상황까지 이르러서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돼 수술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20% 이내다.
또 수술이 가능하더라도 육안 상 완전 절제 후 미세 전이에 의한 재발률이 높은데다 췌장암의 조직병리적 특성상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에 반응이 낮아 집중치료에 들어가도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췌장암은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
발견즉시 치료하지 않게 되면 국소 진행성 췌장암은 평균생존이 1년 미만, 전이성 췌장암은 약 6개월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췌장암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과거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췌장암이 발생하기 쉬운 요인으로 연령대가 45세 이상이거나 오랜 흡연 경력에 오랫동안 당뇨병을 않았다든지 지방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식습관 등이며, 가족력이 있다면 췌장암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몇 년 전부터 유독 췌장암이 다른 암에 비해 가파르게 증가추세인 것도 문제다.
늘어나는 비만인구와 당뇨병 환자, 기대수명 연장도 증가요인의 하나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명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
조기진단이 어려운 췌장암은 전이와 재발률까지 높아 생존기간을 늘리기 위해선 항암치료가 필수적이다.
이에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황진혁 교수(사진) 연구팀은 진행성 췌장암 항암치료 시 가장 널리 쓰이는 복합항암제의 누적 용량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계산식(위 사진 알고리즘)을 세계 최초로 확립, '폴피리녹스'의 용량 하한선을 확인했다.
폴피리녹스(FOLFIRINOX 류코보린, 5-플루오로우라실, 이리노테칸, 옥살리플라틴 4제)는 2011년 항암치료에 우수한 유효성이 발표된 뒤 가장 널리 쓰이는 요법이다.
전이성 췌장암의 생존기간을 6개월에서 약 1년까지 획기적으로 늘린 항암치료제다.
그러나 약효와 함께 일부 부작용이 나타나 실제 임상의나 연구자들은 용량을 감소시킨 폴피리녹스(modified FOLFIRINOX)요법을 환자 치료에 응용하는 실정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여기에 정작 용량 감소에 대한 객관적 계산법이 정립되지 않아 처방용량을 어디까지 감소시켜야하는지 마지노선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복합항암제의 복잡한 누적 용량을 자동으로 70% 이상 유지토록 계산하는 계산식(알고리즘)을 세계 최초로 확립시킴으로써 항암성분의 독성은 물론 종양 크기를 줄이려는 의료진의 기대를 모울 것으로 보여 진다.
이 연구는 환자에 투약하는 복합항암제의 누적 항암성분 용량을 50-55% 이상 유지하는 것은 종양 악화를 막는, 즉 현 상태를 유지하는 마지노선으로서 의미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연구는 2012년 4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 내원해 폴피리녹스 복합항암제 치료를 받은 133명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자동화 알고리즘으로 의사와 환자는 투약하려는 항암제 누적 용량이 몇 %인지를 쉽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또 항암제 용량 하한선을 이용해 췌장암 환자에게서 약제별 용량과 항암 스케줄까지 조절할 수 있게 돼 이번 연구 성과가 더욱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 연구를 이끈 황진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폴피리녹스 항암제의 용량 하한선 기준을 확인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삼아 향후 환자들의 생존율 향상을 위한 맞춤 항암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나아가 이번 연구 모델이 향후 다양한 암종, 다양한 항암요법에 응용, 암 치료에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일부 환자나 가족들은 췌장암 치료과정이 힘들다는 막연한 편견과 두려움 때문에 검증되지 않는 방법을 찾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럴수록 환자 자신과 가족, 의료진이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반드시 금연은 물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서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실천해야 하며, 췌장암에 과도한 두려움은 버리는 것이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논문은 유럽종양연구협회(European Organization for Research and Treatment of Cancer)의 공식 국제학술지 '유러피언 저널 오브 캔서(European Journal of Cancer)' 최근호에 게재됐다.
황 교수팀이 개발해낸 폴피리녹스 누적 용량 자동 계산식은 서울대병원 RDICalc.com을 통해 전 세계 의학 연구자와 임상의들에게 공개된 바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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