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비스판매직 종사 20~30대 남성 '10명 중 7명' 금연 실패

명준표 교수 "나이, 직종 고려한 '맞춤형 금연 정책' 필요"
논문 '국제학술지 Industrial Health'에 발표

[보건타임즈] 국가나 개인이 담배를 끊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지만 서비스-판매업에 종사하는 20~30대 남성 '10명 중 7명'이 금연에 실패, 다른 직종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그림, 자료 금연과 직종 상관관계 연구결과 요약)

이들 젊은 층의 금연 실패율은 무려 73.2%로 다른 직종 어떤 연령대보다 크게 웃돌았다.

명준표 교수

조윤모 교수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명준표·조윤모 교수팀이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2) 자료를 활용, 금연을 평생 단 한차례라도 시도했던 적이 있는 3,127명의 남성 근로자를 젊은 층(19~40세)과 중장년층(41~60세) 두 그룹으로 나눠 직종에 따라 금연 실패율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데이터는 통계적 가중치를 적용 시 약 880만 명의 추정인구를 조사한 것과 같은 결과 값을 의미한다.

이들 교수팀은 먼저 한국 표준 직업분류에 따라 9개 직업을 사무직, 서비스와 판매직, 육체노동직 3개 직종으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사무직에 관리자, 전문가, 종사자, 사무 종사자, 서비스-판매직엔 서비스 종사자, 판매 종사자, 육체노동직에는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 기능원과 이 분야 기능종사자, 장치나 기계조작, 조립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를 각각 배정했다.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금연 실패에 대한 비차비(odds ratio, OR)는, 젊은층(19-40세)의 경우 서비스와 판매직 종사자가 사무직에 비해 2.1배나 높았다.

반면 중장년층(41-60세) 서비스와 판매직 종사자는 사무직에 비해 오히려 0.58배가 낮았다.

이에 연구팀은 "서비스-판매직 젊은 남성들이 자신의 일과 직업상 받는 감정 노동으로 쌓인 스트레스가 금연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판매를 위해 고객과 만남, 업무 약속이 많아 사교(social) 목적으로 피워온 담배를 끊기 힘들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감정노동(感情勞動)이란 직무 수행 중에 말투나 표정, 몸짓 등 드러나는 감정을 억눌러 통제하는 일을 수반하는 노동을 말한다.
감정노동은 여러 직업 중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에게서 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감정노동자는 약 60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지만 약 1,100여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감정노동은 모든 업종에 퍼져 있는 일의 한 형태로 대부분의 직장인이 겪는 고통이 되고 있다.

대개 "직장 내 금연프로그램의 효용성이 잘 알려져 있지만 고객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판매직의 경우 사무직과 비교해 대체로 미미한 상황이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주로 서비스-판매 분야의 자영업종사자는 사무직 근로자보다 군무환경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데다 스스로 쉬는 시간을 갖게 돼 담배를 필 기회가 더 많이 생기거나, 업무상 여러 장소로 이동하게 되면서 흡연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 금연하지 못한 없는 요인이 돼왔다는 것이다.

이렇듯 젊은 자영업종사자의 흡연율이 높은 것과 달리 흥미롭게도 중장년층의 금연 실패율이 낮아 대조를 이뤘다.
연구팀은 이들 대부분이 안정된 지위인 관리자 위치에 있어 고객을 직접 만나야 하는 일이 적어지면서 감정적 스트레스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그간 정부가 흡연인구를 줄이기 위해 금연 교육과 지역사회 기반의 금연 프로그램 등 다양한 담배 끊기 전략들이 쏟아냈거나 시도되고 있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연구에서 드러났듯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에서 서비스와 판매직 등 3차 산업으로 바뀜에 따라 이에 맞는 금연 정책이 중요한 실정"이라며 "담배를 끊지 못하는 흡연 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금연 정책기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명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우리나라 남성의 금연 실패가 연령에 따른 직종과 연관성이 커 금연 정책기안 시 흡연자의 나이와 직종을 충분히 고려한 맞춤형 금연 정책을 입안해야 성과를 얻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산업보건(Industrial Health)' 정식게재에 앞서 온라인 판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