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건국대병원, 한국인 난소암 예후 결정하는 '특정유전자' 첫 규명

'MET 단백질 과발현-5년 무진행 생존율' 밀접한 연관성 확인
이선주-김욱연 교수 "특정 유전자 한국 난소암 환자 예후 역할"

[보건타임즈] 건국대병원이 한국여성에게서 발병하는 난소암의 예후를 결정하는 특정 유전자를 처음으로 찾아냈다.

이선주 교수

김욱연 교수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이선주 교수와 병리과 김욱연 교수팀은 한국여성 상피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논문을 통해 7번 염색체 내 MET 유전자의 높은 다염색체성(High polysomy, HP)과 유전자 증폭(gene amplification, GA)이 있을 때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염색체성(HP High polysomy)은 특정 염색체가 중복적으로 핵에 있는 것으로 특정 염색체가 과다 존재하는 상태를 말한다.
유전자 증폭(GA gene amplification)은 한 개의 세포 내에서 특정 유전자의 DNA 복제가 증가한 현상을 가리킨다.

이 논문은 'The gene copy number of c-MET has a significant impact on progression-free survival in Korean patients with ovarian carcinoma'이란 제목으로 저널 '인체병리학(Human Path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이선주 교수팀은 먼저 한국인 상피성 난소암 환자 105명을 각각 장액성 난소암(63명), 점액성 난소암(12명), 투명세포암(20명), 자궁내막양 난소암(10명) 환자로 나눠 분류한 뒤 이들을 상대로 면역조직화학과 SISH 검사를 각각 실시했다.

면역조직화학검사(IHC) Immunohistochemistry)는 항체항원반응을 통해 조직 또는 세포에 있는 특정 물질을 염색해 광학현미경이나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다.
SISH는 염색체나 세포, 조직 단면에서 특정 유전자의 복제수(Gene Copy Number)를 확인하는 검사다.

이 결과, 105명 중 35명(33.3%)에게서 MET 단백질이 과발현된 것을 확인하게 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들 35명 가운데 83.3%는 점액성 난소암 환자로 가장 비율이 많았다.
다음으로는 투명세포암(65%), 자궁내막양 난소암(30%), 장액성 난소암(14.3%) 환자 등의 순이었다.
분석결과 MET 단백질의 과발현은 5년 무진행 생존율(progression free survival)과 높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체 상피성 난소암 환자 105명 중 12명에게서 7번 염색체 내 MET 유전자의 높은 다염색체성(HP, 10명)과 유전자 증폭(GA, 2명)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11명의 환자는 장액성 난소암을 앓았으며 MET 유전자의 HP가 높거나 GA가 있을 때 예후가 좋지 않았다.

이 교수는 "특정 유전자가 한국인 난소암 환자의 예후 예측에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MET 유전자의 Gene Copy Number (GCN)을 예후 예측과 표적치료의 바이오마커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아직은 분석된 환자수가 비교적 적은데다 추적관찰 기간이 짧아 총 생존율(overall survival)을 분석할 여건이 되지 않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부인암 분야의 권위자로 난소암 분야의 논문 다수를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미국암연구협회와 국제부인암학회, 대한부인종양학회 등의 정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난관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상피성 난소암 발생률이 49%나 낮았다는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유럽 암 저널(European Journal of Cancer)'에 발표, 전 세계 산부인과 의료계로부터 주목을 크게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