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태민 교수와 KAIST 주영석 교수, 이준구 전문의 팀
'예측 기술' 진료현장에 제시, 응용할 예정
[보건타임즈] 비소세포폐암은 폐암의 85%를 차지한다.
비소세포폐암 중 가장 흔한 폐선암은 'EGFR-돌연변이' 표적치료 도중 악성도가 더 나쁜 소세포폐암으로 바뀌는 기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밝혀졌다.
소세포폐암은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가 빨라, 환자의 상태를 빠르게 악화시킨다.
이 변환기전이 종양억제유전자 'TP53'과 'RB1'와 연관이 있다(그림)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국내의과대학 의학자들에 의해 확인됐다.
폐암 표적치료 중에 환자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기전을 규명해냈다는 뜻이다.
|
|
김태민 교수
|
주영석 교수
|
이준구 전문의
|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태민 교수와 KAIST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 이준구 전문의 팀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논문을 'ClonalHistory and Genetic Predictors of Transformation Into Small-Cell Carcinomas From Lung Adenocarcinomas'이란 제목으로 미국임상종양학회 공식 학회지 임상종양학저널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mpact factor = 20.982)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폐암은 암세포의 특성에 따라 크게 비소세포폐암(폐암의 85%)과 소세포폐암(나머지 15%)으로 분류한다.
암세포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해 이름이 붙여진 비소세포폐암은 세포의 모양에 따라 다시 폐선암과 편평상피세포폐암, 대세포폐암 등으로 구분한다.
과거엔 흡연과 직접 연관된 편평상피세포폐암의 빈도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최근엔 폐선암이 가장 흔하다.
일부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폐암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유전적 변이 중 하나인 '상피세포 성장인자수용체(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이 돌연변이는 주로 폐선암에서 발견되며 여성, 비흡연자, 한국을 비롯한 동양인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EGFR-돌연변이가 있으면 이를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를 쓴다.
문제는 초기에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시 커지는 약제의 내성이 나타난다.
특히 폐선암에선 내성기전의 일부로 표적치료 중에 소세포폐암으로의 변환이 관찰된다.
소세포폐암은 비소세포암인 폐선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가 빨라 환자의 상태를 빠르게 악화시킨다.
소세포폐암은 흡연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수술보다는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가 주된 치료법이다.
연구팀은 이 변환과정을 밝히기 위해 EGFR-돌연변이 폐선암 환자 4명의 표적치료 전후 종양조직을 전장유전체염기서열분석 기법을 이용해 서로 비교, 분석했다.
EGFR-돌연변이는 폐암 환자의 25~50%에서 관찰되며, 주로 폐선암과 여성, 비흡연자에서 발견된다. EGFR-돌연변이는 폐선암으로 진단된 환자의 약 50%에서 발견될 정도로 빈도가 높다.
전장유전체염기서열분석 기법은 말 그대로 전체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즉, 유전체의 1%를 차지하는 엑손(exon)의 전체 영역 엑솜(exome)을 포함해 코드화 돼있지 않은 인트론(intron) 영역까지 전체 유전체를 분석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 분석 기법을 활용하면 암세포의 진화 과정을 밝혀낼 수 있다.
이 결과, 소세포폐암으로 변환된 환자는 치료 전 폐선암 조직과 치료 후 소세포폐암 조직 모두에서 종양억제유전자 'TP53'과 'RB1'가 완전히 비활성화 돼있음이 확인됐다.(그림 참조)
즉 폐선암의 첫 진단 시 조직을 이용한 'TP53'과 'RB1'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치료 중 소세포폐암으로의 변환 여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전자 검사 없이 두 유전자에 대한 간단한 면역병리 검사만으로 소세포폐암으로의 변환 여부를 예측, 임상에 적용할 수 있음을 찾아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주영석 교수는 "전장유전체염기서열분석 기법을 통해 암세포의 진화과정을 재구성해, 폐선암의 소세포폐암 변환 현상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준구 전문의는 "진료현장에서 지난 10년간 해결 못한 의문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의미 있는 연구"라고 덧붙였다.
김태민 교수는 "이런 연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병원과 연구소 간의 유연한 협력연구가 원동력됐다"면서 "임상과 기초연구가 잘 연계된 대표적인 연구사례"라며 "연구에 참여한 기관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진료에 응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