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미 교수 "흡연 남성 '암 사망 위험' 비흡연자보다 높다"
폐암 4.6배, 후두암 6.5배, 식도암 3.6배 '↑'
[보건타임즈] 정부 차원에서 담뱃값 인상, 금연 구역과 담뱃갑 흡연 경고 그림 면적 확대 등 국내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디양한 조치들이 시도되는가하면 의료계와 민간 병의원의 금연 활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2015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39.3%로 집계돼 국민의 흡연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하지만 20%대의 평균 흡연율을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서울연구원이 조사한 '서울시민의 금연 시도율은(서울인포그래픽스 제216호)'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 흡연자 10명 중 거의 절반(47.1%)은 최근 1년 내에 금연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스트레스(55.3%)', '기존에 담배를 피우던 습관 때문(30.4%)', '금단 증세가 심해서(9.0%)' 등의 이유로 금연을 지속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났다.
이처럼 금연에 실패하거나 시도조차 하지 않는 데엔 다양한 이유가 있다.
대개 흡연을 잘못 아는 오해가 성공적인 금연에 걸림돌이 되곤 한다.
이에 이대목동병원은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끽연자(喫煙者)들이 착각하는 흡연의 오해를 짚어보면서 담배를 끊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과 요령을 발표했다.
흡연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된다?
⇒오히려 '가중 시킨다'
순한 담배 몸에 덜 해롭다?
⇒타르 농도에 따른 '암 사망률 큰 차이 없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사진)는 "흡연자 대부분이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감소된다고 믿지만,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며 "니코틴은 흡연 시 7초 이내에 뇌에 도달해 쾌감이 드는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시켜, 순간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20~40분 후 사라져 니코틴을 갑자기 중단하면 금단 증상과 함께 흡연 충동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니코틴 수치가 감소하게 되면 금단 증상으로 불안과 스트레스 정도가 높아져 흡연자들은 다시 담배를 찾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는 게 천 교수의 설명이다.
하루에 담배 한 갑 이상을 피우는 국내 성인끽연자와 비흡연자를 비교 연구한 결과, 흡연자들은 스트레스 인지 정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1.9배 이상 높을 뿐더러 2주 이상의 지속된 우울 상태와 자살 생각이 각각 1.7배, 2.0배 높았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또 다른 주요인은 니코틴이나 타르 성분에 중독된 '흡연 습관'이다.
천 교수는 "흡연자 중엔 전자 담배나 몸에 순하다거나 향이 첨가된 담배를 피우면 몸에 덜 해로우면서 중독성이 적어 금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 또한 큰 오해"라면서 "오히려 순한 담배를 피우게 되면 니코틴 보충을 위해 더 깊이, 더 많이 담배 연기를 빨아들일 수 있다"며 "미국의 한 연구에선 타르가 적은 담배가 판매된 후에도 연간 폐암 사망률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이를 입증한 과학적인 근거도 나와 있다.
최근 식약처가 전자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 포름알데히드 등 특정 발암 물질이 기화를 통해 최대 19배 함량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내 금연 대체재로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검증해냈다.
나아가 미국식품의약국(FDA)은 가향 담배가 향 중독성이 강해 일반 담배보다 더 위험하며 끊기가 훨씬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
천 교수는 "오래 동안 피운 담배를 단번에 끊기란 쉽지 않아, 금연 시작 후 첫 1주일은 흡연 충동이 심하게 나타나는 시기"라며 "흡연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중독성 질환으로 자신의 의지만으론 금연하기가 매우 어려우며 성공적으로 끊기 위해선 반드시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부터 금연 약물 치료가 건강보험이 지원되면서 흡연자는 누구나 보건소를 비롯한 병의원에서 의료비 부담 없이 금연 전문 의료진에게 약물 치료와 상담을 통해 효과적으로 금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천 교수는 "니코틴 중독이 심해 외래치료만 금연이 어려운 중증 흡연자는 병원의 입원 캠프 프로그램을 통해 효과적으로 금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연하면 살찐다?
⇒대개 한 달 후면 회복 '각종 성인병 발생 위험' 낮춰진다
흡연 오래돼 금연하기엔 너무 늦었다?
⇒담배 끊는 순간부터 건강에 '이득'
여성 흡연자들 사이에선 담배를 끊는 즉시 살이 찔 것을 우려해 아예 금연하지 않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천 교수는 "니코틴은 식욕을 억제하는 동시에 체내 에너지 소비를 늘려 금연을 하면 흡연할 때와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를 덜 소비하게 돼 몸무게가 늘어나거나 금단 증상을 억제하려고 과자나 사탕을 즐긴다든지. 식욕이 커져 이전보다 많이 음식을 먹게 되면 체중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금연하면 평균 2~3kg 정도 체중이 늘어나다가 한 달 정도 지나면 식욕이 원래 상태로 돌아와 운동 능력이 향상돼 운동을 하면 살이 빠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살찐다'는 핑계로 계속 담배를 피우면 몸무게는 유지될지 몰라도 폐암을 비롯해 심장 질환, 뇌졸중, 성인병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져 건강에 득보다 손실이 더 크다"고 경고했다.
나이가 많은 흡연자는 담배를 피워온 기간이 길었던 탓에 처음부터 아예 금연을 포기하거나 흡연을 해도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애써 위로하는 경우가 많다.
천 교수는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담배를 끊는 순간부터 자신의 건강에 득이 된다며 국내 남성 폐암의 90%는 흡연에 의해 발생한 것이며, 흡연은 방광암, 췌장암, 인∙후두암, 자궁경부암, 식도암 등 각종 암 발병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다"면서 "학계에 보고된 임상연구에 따르면 금연한지 10년만 지나도 폐암으로 사망률은 10% 이하로 감소되며 흡연 남성이 암으로 사망할 위험도는 비흡연 남성보다 폐암의 경우 4.6배, 후두암은 6.5배, 식도암은 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금연에 성공하려면 최소 3개월 이상 의료진의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후 1년 이상 금연 유지를 지속해야 한다"며 "장기 계획을 세워 흡연량을 서서히 줄이기보다는 한 번에 끊고, 껌이나 은단 복용, 산책 등 흡연을 대체할 만한 습관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서 "담배 사는 비용을 아껴 스스로 자신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습관을 찾거나 함께 담배를 끊으려는 친구나 조력자를 만들어 금연을 실천해나가는 등 적극적으로 주변인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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