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보다 '내구성-안전상 우수' 현재 상용화 경쟁
자가확장형 폐동맥 인공심장판막에 '스텐트 시술' 적용
식약처에 희소의료기기로 '최종 허가 신청' 예정
시판 땐 개당 수천만 원대 판막 수입비용 절감 '한국 의료기술 세계화' 기대
[보건타임즈] 한국의료기술로 개발된 국산 자가확장형 폐동맥 인공심장판막과 스텐트(사진)가 허가 전 안전성-유효성 검증에 들어가 세계시장 진출을 눈앞에 뒀다.
이 인공심장판막은 서울대병원이 실시한 임상에서 그간 이종이식 때 가장 난제였던 면역거부반응이 '0', 우심실이 폐동맥으로 혈액을 뿜어낼 때 역류를 막아주는 기능은 우수한 것으로 판명돼 국내외 의학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인공심장판막은 현재 국내 5개 의료기관에서 '허가 전 안-유' 검증 중이어서 상용화에 바짝 다가섰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사진)팀(소아흉부외과 김용진, 임홍국 교수)은 돼지의 심장 외막으로 만든 폐동맥 인공심장판막을 스텐트 시술을 통해 환자 10명에 적용한 결과 이 같은 기능을 확인, 임상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자가확장형 폐동맥 인공심장판막과 스텐트는 전 세계적으로 아직 상용화된 제품이 것이 없으며 현재 한국과 미국, 중국이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산판막이 상용화되면, 개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판막의 수입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한국 의료기술의 세계화와 함께 국부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연구는 2004년 보건복지부가 지원한 바이오이종장기사업단을 통해 돼지와 소의 심장 외막을 이용한 인공심장판막을 개발하면서 시작했다.
동시에 연구팀은 후유증이 큰 가슴을 여는 수술 대신 간단한 시술로 판막을 이식하기 위해 태웅메디칼과 스텐트 개발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 판막을 2011년부터 동물에 이식, 실험해왔으며, 10년이 넘는 긴 여정 끝에 2015년 7월 식약처로부터 임상승인계획을 승인 받아 2016년 2월 첫 임상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해 10월 10번째 환자에 성공적으로 판막을 이식, 최근 6개월간의 추적관찰을 마쳤다.
이 결과 이종이식의 난제가 됐던 면역거부반응이 '0'에 가까운 차별화된 장점을 확인, 미국과 중국의 판막보다 우수한 내구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김용진 교수는 "10년간 여러 번 난관에 봉착했던 고비가 있었던 데다 해외 업체로부터 러브콜이 많았지만, 국산 판막의 세계화를 위해 연구를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폐동맥판막은 우심실이 폐동맥으로 혈액을 뿜어낼 때 (되돌아오는)역류하는 것을 막아준다.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이 우심실로 역류가 되면서 심장의 펌프기능에 부담을 줘 신체에 혈액을 충분하게 공급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임상에 참가한 판막질환 환자 10명은 6개월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심각했던 역류가 최소화됐다. 면역거부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역류가 거의 사라지면서, 우심실의 부피도 평균 32.1%나 줄었다.
또 가슴을 여는 수술 대신 스텐트 시술로 판막을 이식, 중환자실을 거치지 않고서 일반병실에서 진료를 받은 뒤 4일 내에 퇴원했으며, 이식으로 발생하는 특이 합병증도 없었다.
최근 인공심장판막 치료는 피부정맥에 도관을 삽입, 도관을 따라 판막을 감싼 스텐트를 판막 부위에 이식하는 시술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고령층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 개발된 타비(TAVI)라고 불리는 자가확장형 인공심장판막-스텐트가 상용화돼 있다.
이번에 개발된 한국산 스텐트와 판막은 폐동맥판막 질환에 특화된 것이어서 미국산 자가확장형 인공심장판막-스텐트와도 차별성이 있다.
김기범 교수는 "국산 인공심장판막은 해외학회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판막회사에서 문의가 왔지만, 판막의 국산화를 위해 모든 기술을 국내 업체인 태웅메디칼에 이전했다"며 "정부의 지원을 비롯해 수많은 의료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한국산판막이 우리나라 의료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최종 허가 뒤엔 모든 기술을 이전한 태웅메디칼이 상용화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산 인공심장판막은 국내 5개 의료기관에서 허가에 근거가 될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다기관 임상시험 중에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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