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인 교수·김태훈 전문의 '베트남 참전자 개인 특성인자' 조사분석
향후 '유전발현 조절 치료'에 도움 될 듯
[보건타임즈] 최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증상에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DNF brain-derived nerotrophic factor)가 밀접하게 관여한다는 연구결과(논문)가 발표됐다.
PTSD는 위협적이녕서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이후, 한 달 쯤 지난 뒤 반복적으로 충격기억이 되살아나 악몽에 시달리는 정신질환이다.
환자는 또다시 충격사건을 겪는 듯한 재 경험증상과 함께 벗어나려는 회피반응, 작은 자극에 과도한 각성상태를 보인다.
지금껏 선행 연구들을 통해 PTSD 발생과 회복에 환자 개인 유전적 특성과 스트레스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측돼 왔지만 이를 풀어낸 기전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연구결과는 뇌 스트레스 회복과 가소성(可塑性)에 주요 영향인자로 밝혀진 BDNF의 유전발현특성이 PTSD 발생이나 억제에 연관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소성(可塑性)란 고체가 외부로부터 탄성 한계이상의 힘을 받아 형태가 변형됐을 경우, 외부 힘이 사라지더라도 본래 모양으로 돌아가지 않는 성질을 말한다.
이 연구는 향후 BDNF 인자를 생체지표로 활용해 스트레스 노출 후 가소성을 유발하는 인자 유전발현을 조절하는 치료방안개발에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우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지인 교수(사진)·중앙보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훈 전문의 연구팀은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경험을 가진 대상자 남성 248명을 대상으로 PTSD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개인적 특성인자들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1명대 수검자 1명의 면접과 진단평가를 기반으로 삼아 장기간 PTSD를 겪는 그룹(126명, 평균연령 63.16±3.53세)과 그렇지 않은 그룹(122명, 평균연령 62.86±4.39세)으로 나눠 서로를 비교, 조사했다.
연구팀은 수검자들의 혈액을 채취, BDNF 프로모터Ⅰ 영역 내 네 곳의 CpG(운동패턴을 만드는데 관여하는 신경원 집단) 부위의 DNA 메틸화 수준을 살폈다.
메틸화는 DNA 염기에 메틸기가 붙어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PTSD 집단이 네 곳의 CpG 모두 메틸화 수치가 PTSD를 겪지 않는 집단보다 높은 것을 확인했다.(표 참조)
DNA 메틸화 수준을 정량화 한 결과도 0.037의 P값을 보여 상관관계가 의미 있음을 나타냈다.
또 연구팀은 알코올 문제와 높은 수준의 전투강도 노출이 PTSD 발현에 영향을 주는 인자인 것을 밝혀냈다.
PTSD 그룹 중 알코올 사용장애 평가검사(Alcohol Use Disorders Identification Test)에서 73명(57.9%)이 문제 있음을 보여 PTSD를 겪지 않는 그룹 45명(36.9%)보다 많았다.(표 참조)
두 그룹간의 전투강도 노출정도는 측정 결과 비슷했다.
PTSD 그룹은 34명(27.0%)이 일정수준 이상 강도의 전투강도에 노출됐다.
PTSD를 겪지 않는 그룹은 12명(9.8%)에 그쳤다.(표 참조)
연구팀은 이를 통해 두 가지 항목 모두 로지스틱 회구 분석 결과 의미가 있다는 결론(알코올 문제 P=0.0001, 전투강도 노출 정도 P=0.0003)을 얻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PTSD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BDNF 유전 발현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여기에 외상경험이 컸거나 음주문제가 있는 경우는 PTSD 상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향후 BDNF를 생체지표로 활용한다면 PTSD를 조절하거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논문은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의 발생과 회복에 관련될 수 있는 뇌영양인자 BDNF 에 대한 후성유전 연구(Epigenetic alterations of the BDNF gene in combat-relate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라는 제목으로 '스칸디나비아 정신과학회보(IF=6.128) 최근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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