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사회적 ADHD인식 개선' 다급

'성인 ADHD 질환 인식-치료 실태' 공개,
ADHD, '청소년기-성인까지 증상 지속되는 질환'
인지도 턱 없이 낮아 '잠재 환자 수 대비 치료율 겨우 1%'
학회 "개인적-사회적 손실 줄이려면 적극 치료"

정유숙 이사장

이소희 홍보이사

최상철 홍보위원

[보건타임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 Hyperactivity Disorder)를 지켜보는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
성인 ADHD의 질환 인지도와 올바른 이해 부분이 매우 낮았다.

ADHD는 발병 후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까지 증상과 기능 장애가 계속되는 신경정신 질환이다.
ADHD의 증상은 확진 받은 아동의 70%가 청소년기까지, 이중 50~65% 이상은 성인이 되도 지속되며 치료율은 0.76%로 매우 낮다.
성인ADHD 환자 유병률 4.4%를 감안하면 국내 성인 환자는 약 82만 명으로 추산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이사장 정유숙)는 4월 5일 ADHD의 날을 맞아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성인 ADHD 질환 인지도 조사 결과, 공존질환과 상관관계를 발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제 2회 ADHD의 날 캠페인 주제는 '대한민국 성인 ADHD의 질환 인식과 치료 실태'다.
이날 학회는 일반인 1,068명과 성인 ADHD를 진단했던 정신과 전문의 100여명을 대상으로 성인 ADHD의 인지도와 현황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학회는 일반인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57%가 ADHD 질환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10명 중 6명이 성인 ADHD를 전혀 알지 못했다며 질환 인식도가 여전히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전체의 4.3%는 ADHD가 소아청소년기 질환으로만 알고 있을 뿐 성인 환자는 아예 없는 것으로 인식했다.

성인 ADHD, 아동기와는 '양상 달라 인지 어렵다'
'성인 환자 증상' 소아청소년과 같다고 착각

ADHD는 생애주기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에 학회는 "'ADHD 환자에서 나타나는 과잉행동'은 연령에 따라 감소하는 반면 '충동성'과 '부주의' 증상은 지속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성인ADHD 환자는 소아 환자와 달리 직장생활에서 실수가 잦고, 계획적인 일처리, 효율적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등 다양한 양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신과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에선 실제 성인 ADHD 환자가 진료실에서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집중력 저하', '빈번한 건망증', '심한 감정기복', '우울한 기분' 등이 꼽혔다.

그러나 일반인의 절반 이상은 성인 ADHD의 주요증상으로 '가만있지 못하고 자꾸 움직임'이라는 과잉행동으로만 보거나 여겨 잘못된 인식으로 실제 진단이나 치료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여지를 보였다.

성인 ADHD 환자의 95% '1개 이상 공존 질환'
'게임중독' 가장 높은 위험인자는 ADHD
방치하다간 '사회-경제적 손실 이어진다'

게다가 처음부터 ADHD로 진단을 받았더라도 치료하는 경우는 '절반' 정도에 그쳐 진단에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최상철 홍보위원은 "증상이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 진단이 어렵다는 것에 있지만, 무엇보다 공존질환으로 정확하게 ADHD를 가려내기 쉽지 않다"며 "다양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인 ADHD 환자의 85%가 우울증, 조울증 등의 기분장애, 공황장애 등의 불안장애, 알코올이나 약물 오남용 등의 물질 사용 장애 등을 겪는 등 진료실을 찾는 성인 ADHD환자 중에서 1개 이상의 공존질환을 경험하는 비율이 무려 95%에 달했다"고 공개했다.
여기에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한 성인 731명을 대상으로 '성인 ADHD 자가 보고 척도(ASRS) 증상체크리스트'를 사용, 선별 조사한 결과, 전체의 55.7%(407명)가 ADHD 의심환자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성인 환자 중엔 우울증 등의 공존질환에 가려져 기저질환 ADHD가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학회 이소희 홍보이사는 "성인 ADHD 증상에 대한 낮은 인지는 기저 질환인 ADHD가 아닌 공존질환 치료만 시행되는 등 올바른 치료로 이어지지 못해 증상과 치료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겪을 수 있다"며, "우울증으로 ADHD가 아닌 ADHD로 우울증, 불안증, 중독성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해 두면서 진단 시 과거 행동까지 살펴보는 등 기저질환에 대한 판단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럿 이유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성인 ADHD 환자는 학교 중퇴, 실직, 대인관계문제, 교통사고 등의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도 야기된다.

사회적 문제로 꼽히는 온라인게임중독과 ADHD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ADHD, 우울증과 같은 정신병리가 가장 연관성이 높았다.
실제로 ADHD 증상과 게임중독이 공존했을 때 ADHD를 치료하면 게임중독도 호전되는 양상이 관찰됐다.

ADHD 환자 '절반이상' 성인된 뒤 처음 증상 인지
내원, 방문까지 '1년 이상' 걸린다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 성인 ADHD를 진단 받은 환자 중 소아 청소년기에 증상을 인식한 비율은 25.7%에 불과, 성인 이후가 돼서야 최초 알게 된 한 사례가 절반이상(56.8%)인 것으로 나타나 ADHD의 질환 인지 비율이 턱 없이 낮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환자가운데 82.4%는 증상을 인지하고도 즉시 정신과를 방문하기보다는 1년 이상, 심지어는 10년 이상 지나야 찾았다.
이런 사례는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20~30대에게서 가장 많았다.

환자 10명 중 7명은 ADHD를 치료하고 싶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에 사회적 편견이 걸림돌이 된다고 봤다.
이 역시 20-30대에서 비율이 더 높았다.
성인 ADHD의 근본적 치료방법에 대해선 10명 중 6명이 심리 상담, 약물치료라고 여긴 비율은 24%에 불과해 올바른 치료 방법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환자가 증상 인지 후 조기에 정신과 도움을 받아 올바른 치료를 할 수 있는 인식 개선이 매우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회 정유숙 이사장은 "ADHD는 발병 후 성인까지 증상이 지속되는 신경정신질환으로 올바른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회-경제적 손실이 야기될 수 있고, 성인의 경우 손실이 더 클 수 있다"며, "ADHD는 올바르게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으로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과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