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후 4주 이내 'BCG 백신 접종' 권장
'OECD 결핵 발병률 1위국' 불명예
WHO, BCG 백신 권장사항 '우리 상황과 거리 멀다'
"지금은 우리사정에 적합한지 고려해 볼 시기"
[보건타임즈] 결핵은 감염병 중 1분에 3명, 20초당 1명꼴로 인류의 생명을 빼앗아가는 질환이다. 이 세균성 질환은 가장 사망자가 많은 질병이기도 하다.
이런 위협을 떨쳐버리거나 벗어나기 위해 전 세계가 3월 24일을 ‘세계 결핵의 날’로 제정하는 등 결핵퇴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는 2035년까지 지구상에서 결핵을 완전히 퇴치하겠다며 강한 의지의 메시지를 발표하는가하면 국내에선 2011년부터 국민에게 결핵의 피해 심각성과 사전 예방, 관리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적극 홍보해오고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5년 결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 당 86명의 결핵 환자를 보유한 결핵후진국으로 분류돼 있다.
게다가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20년째 결핵 발병률 부동의 1위라는 불명예까지 달고 왔다.
‘세계 결핵의 날’을 맞아 결핵은 어떤 질환이며 어떻게 하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지 자세하게 알아봤다.
결핵,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세균성 감염질환'
생후 4주 이내 '경피용과 피내용' 중 선택 접종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이 폐를 비롯한 체내 각 주요장기를 감염시켜 발생하는 세균성 감염질환이다.
이 질환은 뼈나 관절, 뇌 등의 다른 신체 부위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결핵은 주로 보균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결핵균이 섞인 침방울이 상대의 입으로 흡입돼 체내 폐나 호흡기로 퍼져 전파되며, 결핵(bacille de Calmette-Guerin; 이하 BCG) 예방백신을 접종해야만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감염경로의 원조가 결핵균이 섞인 기침이나 재채기인 셈이다.
BCG 백신은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 1921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 BCG 백신을 접종해왔다.
대개 BCG 백신은 어린 소아에서 발생되는 결핵성 수막염이나 속립성 결핵 등과 같은 중증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 생후 4주 이내의 모든 영유아에게 접종이 권장된다.
생후 4주내의 어린 소아에게 피내용 BCG를 접종한다면 매우 얇은 1.2㎜ 굵기의 주사를 통해 진피 내에 주입해야 해 실제 많은 접종 기술이 필요할 정도로 쉽지 않았다.(표 참조)
만약 피내용 BCG를 제대로 접종하지 못하면 주사한 부위에 흉터, 림프선염과 같은 국소 이상반응이 나타날 위험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한 예방백신이 경피용 BCG다.
경피용은 바늘식 도장을 이용해 피부에 주입하는 방식이어서 간편할 뿐더러 외관 상 보기가 안 좋은 흉터를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WHO 권장사항' 백신 선택의 기준 되선 안 된다
저개발국에 맞추려다 '경피용' 선택할 기회 놓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피내용 BCG 백신을 권장한다는 발표내용이 확산되면서 널리 퍼져 경피용 BCG 백신 접종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 상에 나도는 육아 맘들의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경피용 BCG 백신을 권장하지 않는 것에 백신의 공신력이나 안전성을 문제 삼아 의심하기까지 한다.
이를 지켜봐왔던 백신전문가들은 "최저 비용이라도 들여 인류에게서 감염병 만큼은 퇴치하겠다는 목적에만 치중한 WHO의 권장사항이 너무나 잘못 와전돼 거짓 입소문까지 퍼지면서 오히려 여럿 이점과 유효성이 뛰어난 경피용 BCG 백신을 접종할 기회와 선택권까지 빼앗아가고 있다"며 "서둘러 이 부분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일관되게 지적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WHO가 값싼 저가백신에만 치중, 권장하다가 오히려 정작 권유하거나 권고해야 할 경피용 BCG 백신을 경시하게 하는 소비심리만 부추겼다는 것이다.
가톨릭의대 소아과 강진한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경우 기본적으로 전 세계 회원국을 상대로 대규모 감염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기에 백신의 유효성, 안전성과 함께, 접종국의 결핵 발생 현황이나 경제 상황을 고려, 특히 싼 값에 구매할 수 있는 저가 백신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권장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즉,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백신이 WHO의 목적대로 ‘최저비용을 들여 최대 감염예방효과 내기’에 가장 적합할지 몰라도 모든 국가가 충족하는 최고의 백신으로 만족한다거나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결핵은 아시아(55%), 아프리카(30%) 등 주로 생활수준이 어렵거나 핍박한 개발도상국에서 발생,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들 국가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 유니세프를 통해 피내용 BCG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피내용 BCG 백신은 한 바이알을 개봉하면 최대 20명까지 나눠 접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단 한 번에 많은 소아들에게 접종할 수 있다.
더욱이 가격이 매우 저렴해 다량 접종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에 적합하다.
반면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에는 피내용 백신의 국소 이상반응을 줄이기 위해 각각 경피용 BCG 백신이 개발된바 있다.
경피용은 피내용과는 다르게 1명 1회 주입하는 방식이어서 위생적으로 접종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상대적으로 결핵발병률이 낮아 BCG 접종을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국가예방접종으로 채택하고 있지는 않다.
몇 년 전 결핵 위험 국이었던 일본조차 먼저 피내용을 도입하다가 경피용 BCG 백신으로 국가예방접종을 바꾼 뒤 중증 또는 신소아결핵환자가 현저하게 감소한 상태다.
현재 한국은 과거 일본처럼 피내용 BCG BCG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으로 채택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 피내용 BCG 백신을 쓸 당시 이상반응, 흉터 등 문제가 터지자 1967년 전면 중단한 후 경피용 BCG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으로 채택, 약 50년간 사용해오고 있다.
그간 경피용 BCG 백신을 사용한 뒤 일본 내 0-14세 중증 결핵 환자 수는 급감했으며, 새로 등록되는 신소아결핵 이환율까지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낮은 이상반응 발현율을 보여 매우 성공적인 국가접종정책사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내용 BCG사용 후 결핵 위험국이던 '일본'
경피용 바꾼 뒤 '중증, 신소아결핵환자' 급감
일본은 아직도 피내용 BCG 백신을 생산하고 있지만 전량 수출한다.
자국민에게는 100% 경피용 BCG만 접종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BCG 접종률은 평균 약 93%이며 한국은 이보다 높은 96.7%(2012년생 어린이 기준)다.
1993년부터 국내에 도입된 일본 도쿄 주 경피용 백신은 현재 62% 정도의 높은 비율로 국내에서 접종되고 있다.
이 결과 두 국가에서 소아 중증 결핵 발생은 사라졌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선 다소 미흡한 결핵 환자 관리로 10만 명당 80명이라는 높은 결핵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강 교수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에게 첫 예방접종하기에 앞서 BCG 백신을 두고 고민한다"며 "경피용은 피내용 BCG보다 보고된 이상반응 사례가 적은데다 흉터가 눈에 띠게 작아 많은 소아과 의사들이 권장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OECD 회원국 중 결핵 발병률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선 속설이 아닌 정확한 정보를 수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BCG 접종은 생후 4주째에 접종해야 국소 이상반응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07: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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