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교수팀, "14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찾은 성과"
결과 'Leukemia 2월 24일자' 온라인 게재
[보건타임즈] 만성골수성백혈병이 급성기로 진행되는 비밀의 문이 국내 대학병원 연구진에 의해 열렸다.
세계 최초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진행에 관여하는 유전자(그림)를 찾은 낸 것이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진단 초기에 만성기의 순한 상태가 5~6년간 지속되다가 표적항암제 치료에 실패할 때 갑자기 백혈병 암세포가 무한히 증식, 1년 이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급성기로 변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전 세계 수많은 연구진들이 그간 급성기로 진행하는 원인을 밝혀내려 노력해 왔으나 결정적인 유전자를 찾는 것에 실패해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사진),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김홍태,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명경재 교수 등 임상과 기초 연구진들이 14년간의 집요한 연구 끝에 만성골수성백혈병에서 급성기로 바꾸는 유전자 '코블1 (Cobll1)'을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
연구진은 최신 정밀의학 기법 차세대 유전자 분석 방법(차세대 시퀀싱 기술)과 제브라 피쉬(Zebra Fish) 실험을 통해 코블1 유전자가 증가하면 글리벡, 타시그나, 스프라이셀, 슈펙트, 포나티닙 등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면서 증세가 갑자기 악화돼 급성기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블1은 성체의 크기가 약 3~4㎝ 정도인 담수어의 일종이다.
이 유전자는 척추동물과에 속하며 인간의 유전자, 조직과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많은 수의 개체를 쉽게 확보할 수 있어, 세포나 포유동물 실험의 중간 단계에 적용되고 있다.
또 연구진은 급성기 전환 후 코블1 유전자의 발현이 높은 환자에 최신의 표적항암제를 투약, 치료해도 상태가 악화돼 사망률이 증가해 이 유전자의 발현을 인위적으로 낮추면 표적항암제에 백혈병 세포가 다시 잘 듣는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냈다.
이로써 연구진은 코블1 유전자가 백혈병의 진행과 예후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으며, 동시에 이를 억제하는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현재까지 완료된 후속 연구에서 코블1 유전자가 만성골수성백혈병 세포의 줄기세포 뿐만 아니라 일부 고형 암 발현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근본적으로 백혈병 줄기세포를 공격하는 완치 치료제의 개발과 함께 다양한 고형암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한국백혈병은행에서 장기간 정기적으로 보관돼 온 백혈병 검체를 이용, 90명 이상의 환자에서 확인한 것으로 더욱 의미가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서울성모병원 김 교수는 "코블1 유전자의 기능 규명으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의 표적항암제 내성과 급성기 진행에 대한 또 하나의 퍼즐이 풀렸다"며, "향후 획기적인 백혈병 치료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으며 이를 다른 백혈병까지 확대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논문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네이쳐 자매지이자 혈액암 분야의 세계 1위 국제학술지 '루케미아(Leukemia : Impact Factor 12.104) 인터넷 판' 2월 24일자에 발표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