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가희 교수 "겨울철 자외선 노출 여름보다 눈에 더 위험"
[보건타임즈] 지난겨울, 산악인 엄홍길·박무택 대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우리의 눈시울을 적셨던 영화 '히말라야'가 설 연휴 TV 특선영화로 방영돼 다시 한 번 당시의 감동을 그대로 전했다.
영화 속, 박무택 대장의 고글이 벗겨지면서 강력한 빛이 바닥에 쌓인 눈(雪)에 반사돼 갑작스레 눈(目)이 머는 장면이 있다.
이처럼 눈(雪)에 되비쳐진 강한 자외선에 의해 발생되는 눈(目) 질환을 ‘설맹(Snow Blindness)’이라고 부른다.
요즘엔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크게 늘면서 스키장이나 겨울 산행을 가는 이들도 얼마든지 '설맹증'에 노출될 위험이 따른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안과 박가희 교수의 도움을 받아 설맹증을 자세하게 알아봤다.
설맹증은 강한 자외선에 의해 유발되는 각막 질환이며 순간 일시적 혹은 반영구적인 시력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자외선은 대개 고도가 높아질수록 강해진다.
눈이 덮여 있는 땅에서 자외선 반사율은 85~90%까지 높아져 고도가 높거나 스키장 같은 장소에서 설맹증이 잘 발생하게 된다.
흙에서 자외선 반사율은 10~20%다.
눈이 자외선에 노출되면 눈의 가장 바깥쪽을 덮고 있는 각막상피세포의 탈락, 부종 등 손상이 생긴다.
대개 자외선에 노출된 후 6~12시간 정도가 지나면 결막 충혈, 눈의 이물감과 자극감, 통증, 눈물흘림, 시력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할 땐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과 눈물흘림이 지속될 수 있다.
설맹증으로 입은 각막 손상이 가벼운 정도라면 인공누액과 항생제 등의 안약을 점안한 뒤 휴식을 취하면 금방 호전될 수 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안과 박가희 교수(사진 우측)는 "상태가 심하면 문제가 달라진다"며 "압박 안대나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야 하거나 본격적인 치료에 앞서 각막 손상 정도를 정확히 확인한 후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강한 자외선에 오랫동안 노출됐을 때는 설맹증과 같은 각막병증 이외에 결막조직의 노화질환인 검열반이나 익상편, 수정체에 혼탁을 유발하는 백내장, 심한 경우 망막병증 등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하지만 설맹증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라 겁낼 필요는 없다"며 "눈이 쌓인 겨울 산이나 눈썰매장, 빙판 등에서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옆이 가려지는 보호용 고글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면서 "고글 착용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능 이외에 찬바람을 막아 눈물막이 마르는 것을 방지하며 챙이 넓은 모자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겨울철 자외선 노출은 여름철보다 우리 눈에 더 위험하다"는 게 박 교수의 지적이다.
스스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겨울 스포츠를 안전하게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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