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사회비용 증가‥'사전예방' 중요
유기형 교수 "이차골절 예방시스템 도입 절실"
[보건타임즈] 우리 곁에 이미 성큼 다가온 100세 시대를 맞아 어느 누구는 인류의 축복으로 여기는 반면, 어느 한쪽에선 발전한 의학에 의존, 활동 없이 긴 세월을 병석에 누워 보내는 노후를 걱정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곤 한다.
물론 양측의 주장 모두 일리는 있지만 이 문제는 건강이 받쳐주는 행복의 100세시대가 돼야 풀릴 것이란 생각이 든다.
요즘 노년층과 가족 주변에서 지목하는 건강문제 중 우려하는 질환으로 암 등 여럿이 있지만 고령에서 발생하는 골다공증성 골절을 가장 심각하게 여긴다.
골절로 거동이 불편해지면 사망률이 급상승해 가족의 돌봄 등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우리나라는 10년 후 2026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시대에 들어서게 되며 골절의 문제가 미래의 큰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기에, 선제 대응으로 국가 차원에서 이를 적극 관리하는 것은 물론 예방하는 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하며 당면될 현안이 될 성 싶다.
고령, 골절이 가장 위험 '생명과 직결'
'막대한 사회적 비용 부담' 불러와 심각
우리나라 50세 이상에서 골다공증 환자는 남자 12%, 여자 33%로 여성이 더 골다공증성 골절에 취약하다.(Lee KS et al., New Reference Data on Bone Mineral Density and the Prevalence of Osteoporosis in Korean Adults Aged 50 Years or Older: The Korea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2008-2010. J Korean Med Sci. 2014)
이들 연령층에서 골다공증성 골절의 발생 빈도는 손목, 척추, 고관절 순이다.
이중 고관절 골절이 가장 위험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유기형 교수(사진)는 수술을 비롯해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아도 다치기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경우가 50% 채 안 돼 2년 이내 사망률이 골절 없는 같은 연령대보다 2~15배가량 높기 때문(Yoon HK et al., Incidence and Mortality Following Hip Fracture in Korea. J Korean Med Sci. 2011)이라며 우리나라 50세 이상 인구의 연간 고관절 골절 발생률은 100,000명당 남성이 98명, 여성은 208명 정도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Yoon HK et al., Incidence and Mortality Following Hip Fracture in Korea. J Korean Med Sci. 2011)고 전했다.
이를 빨라진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골절이 가져올 사회적 파장은 매우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고령화 사회에 골절의 발생은 단순히 건강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을뿐더러 사회적인 지출까지 불러와 여파의 심각성이 크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골다공증성 골절의 일부인 척추 골절에만 2006년을 기준 잡아 약 660억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다(강혜영 등, 우리나라 노인여성의 골다공증성 척추골절로 인한 경제적 부담 추계. 예방의학회지. 2008)"며 "가장 심각한 고관절 골절을 포함해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에게 발생하는 간접적 비용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됐음을 추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치료와 관리 인식 못해 '이차골절'
다쳤던 환자 '다른 골절 발생할 확률 무려 86%'
골다공증성 골증은 한번 골절되면 같은 주변이나 또 다른 부위가 골절되기 쉬워 치명적이다.
유 교수는 "한 곳에 골다공증성 골절을 당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또 다른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86%나 높다"며 "이들 환자의 대부분이 반드시 골다공증과 직결되는 치료와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골다공증성 골절 환자에게 골다공증 치료가 실제로 시행되는 빈도가 6~28%에 지나지 않아 사회적으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실정(Capture the fracture WOD12 report, International Osteoporosis Foundation. (www.iofbonehealth.org), 2012)"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어떤 개선책이 필요할까?
유 교수는 "먼저 골절의 외과치료와 동시에 골다공증과 직접 관련된 검사를 실시,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며 "수술 후 골다공증 약물을 투여한 환자를 추적한 연구에서 이차골절의 발생이 35%나 감소했다(Lyles KW et al., Zoledronic Acid in Reducing Clinical Fracture and Mortality after Hip Fracture. NEJM, 2007)"면서 "이러한 노력은 현재 영국, 미국 등 해외 각국이 시행하는 이차골절 예방 시스템(FLS Fracture Liaison Service)의 일부로 우리나라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FLS를 가장 먼저 시행한 곳은 영국이며, 골절 환자가 발생하면 코디네이터가 중심이 돼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하는 여러 의료직군을 동원, 골절 위험도를 평가한다.
영국은 FLS를 통해 골절 위험성이 높은 사람에게 약물을 처방, 복용 정도를 모니터링하며, 낙상 예방을 위한 근력운동, 영양개선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이 이를 통해 사회적 비용을 경감시키자 이차골절 예방 시스템의 효과를 직시한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조차 FLS를 도입, 국가차원에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유 교수는 "진료하면서 안타까울 때가 고령에서 한번 골절을 당한 후 이차골절로 내원하는 경우"라며 "FLS를 도입하게 되면 초고령 시대를 맞아 언제든 겪을 수 있는 골다공증성 골절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진정한 행복 100세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