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대병원, 수면의 질 '깨어있는 상태서 5분 만에 예측'

연구팀, 자율신경계 활동 측정 '실제 수면효율 예측'
"향후 수면 모니터링․ 치료 등에 활용가치 높을 것"

그림) 피험자 총 60명의 예측 오차 평균 2%

피험자 총 60명의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측정된 수면효율을 x축, 연구를 통해 예측된 수면효율을 y축으로 해 그린 산점도(scatter plot)이다. 산점도는 점의 분포를 통해 두 변수의 상관성을 나타낸 것이다.

[보건타임즈] 수면의 질을 깨어있는 상태에서 단 5분 만에 예측해내는 진단법이 새롭게 개발됐다.

이 측정법은 수면 전에 단 5분간의 검사만으로 간편하게 수면의 질을 예측할 수 있을뿐더러 밤새 잠든 상태에서 하는 측정해야하는 수면다원검사결과와 오차범위가 2%에 불과해 향후 수면 모니터링․ 치료 등에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광석 교수

정도언 교수

이유진 교수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박광석, 정신건강의학과 정도언, 이유진 교수팀은 이 내용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 'Chronobiology International'의 온라인판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수면 전 자율신경계의 활동이 수면효율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고 가정했다.
자율신경계는 내분비기관과 함께 신체의 적절한 내부 환경 유지에 필요한 세밀한 내적 조절기능을 하며 크게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뉜다.
교감신경은 몸의 '활동', 부교감신경은 '휴식'과 각각 관련이 있다.
수면 중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 돼 심장박동이 느려지거나 혈관이 이완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하지만 수면 전 교감신경이 활성화된 경우엔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즉, 연구팀은 수면 전 자율신경계의 작용을 확인하면 실제 수면 중 수면효율을 예측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A4용지 얇기의 필름타입 압전센서(생체신호 등을 계측하기 쉬운 전기신호로 변환)를 침대 매트리스에 설치한 후 60명의 대상자를 안정된 상태로 5분간 누워있게 했다.
그리고 압전센서로 심폐신호(심장박동, 호흡 등)를 측정한 후 이를 바탕으로 수면효율을 예측했다.
심폐신호는 자율신경계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지표다.

연구팀은 5분간의 검사 후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실제 수면 중 수면효율을 평가했다.

이 결과, 예측된 수면효율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인된 수면효율과 단 2%의 오차만 나타났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의 효율을 측정하는 가장 보편적인 검사다. 수면 중 뇌파, 혈중 산소량, 호흡, 심박 수 등을 한 번에 측정, 다양한 수면 문제에 포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많은 장비를 부착해야하는 것은 물론 검사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하루를 자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측정방법은 특별한 장비의 부착 없이, 단기간에 수면의 효율을 평가할 수 있다.
깨어있는 상황에서 실제 수면의 질을 예측한다거나 처음 시도된 연구라는 의미가 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이번에 새로 개발된 방법은 가정환경에서 수면효율을 장기간 모니터링 할 수 있다"며 "수면효율의 변화가 여러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를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이 연구가 수면의 질은 물론 건강상태 평가와 관리에 이 연구가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