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용 병원장 "진료 과 찾아 헤매지 않도록 돕자는 의미"
[보건타임즈] 건국대병원이 진료 과에 간단한 일련번호를 매겨 환자가 부여받은 번호대로 찾아가 간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진료안내번호시스템을 도입한다.
이 시스템의 운영방법은 이렇다.
내원한 외래환자가 어디, 어느 곳이 아프다고 하면 안내 데스크가 적절한 진료과목을 선정, 일련번호를 알려주게 되며 부여된 번호대로 진료 과에서 간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다.
적어도 몸이 아파 병원을 찾은 환자만큼은 원내에서 진료 과를 찾아 헤매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또 의료진만의 사용하는 의학용어가 환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 원내에서 환자의 언어를 배우는 문화 조성에 힘쓸 예정이다.
건국대병원 황대용 원장(사진 56, 외과)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환자를 사랑하는 '애인'처럼 돌보는 병원환경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진료안내번호시스템을 시행할 방침"이라면서 "외국 병원 몇 곳에선 이미 도입, 운영하고 있다. 적어도 몸이 아파 찾은 병원 안에서 환자가 진료 과를 찾아 헤매지 않도록 돕자는 의미가 담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병원장은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상담하면서 의사의 소견을 들을 때 의학용어를 못 알아듣는 사례가 많다"며 "이런 상황은 부단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면서 "진료과목의 개념도 같다. 차라리 진료 과에 번호를 매겨 환자를 안내하는 단순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재미있는 말 중엔 환자를 가족처럼 돌본다는 말이 있다"며 아내가 목 쪽에 혹이 만져진다고 했지만, 자신이 괜찮다고만 했다가 병원에 찾아 진단한 결과,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스스로 겪은 사연을 빗대 "가족이기에 놓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을 수 있다. 가족처럼 돌본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최악의 멘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 원장은 "이에 홍보회사 대표들에게 환자를 어떻게 보면 잘 보는 걸까(?)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며 "돌아온 답은 자기 애인처럼 봐주라 였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이 환자의 언어를 배우는 문화 조성에 적극 힘쓸 예정이다.
모니터를 사이에 둔 상태에서 의사와 환자가 마주 보는 지금의 진료방식을 나란히 앉아 함께 보는 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황 원장은 환자 수를 감안, 의료진에 지급하는 인센티브 방식을 앞으로는 환자 만족도로 대처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그는 "환자문화를 바꾸기 위해 이미 대형병원 5곳을 벤치마킹했다"며 "실장급 이상으로 팀을 꾸려 아직은 차지하는 포지션이 적지만 환자 만족도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 등 방안들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건국대병원은 앞으로 대학병원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출구 '연구'와 임상전문센터 활성화에도 다양한 방안들을 구상 중에 있다.
황 원장은 "부원장급으로 연구조직을 구성, 다각적인 각도에서 활성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올해만 10억 원 가까이 연구비를 수주했으며, 논문 인센티브를 좀 더 강화하면서 매년 25% 이상 논문 수가 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3년 이내 SCI(E)급 주 저자를 대상으로 12개 과제를 선정, 연구비 900만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금액규모가 워낙 적어 고민을 하고 있다"며 "1997년 미국에 있을 당시 1년에 최저 1만5000달러의 연구비가 나오는 것에 비하면 900만원으론 턱 없이 부족해 보인다"면서 "밑바탕이 될 종잣 돈(시드머니)를 늘리는 것은 물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집중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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