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사실 환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신뢰 받으려면 의사 직접 '초음파검사 질 관리'
무자격자 불법의료 막으려면 '강력한 단속' 다급
[보건타임즈] 심각해진 무자격자의 불법초음파 검사 진료를 막기 위해선 의사가 직접 질 관리에 나서는 것은 물론 강력한 보건당국의 단속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대한영상의학회의 지적이 나왔다.
이를 위해선 초음파 검사만큼은 의사가 직접 나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의사의 관리 감독 하에 방사선사가 영상검사를 할 수 있다'라는 현행법 조항을 교묘하게 악용, 개개인을 통제할 수 없는 어려운 의료 환경을 틈타 저지르는 무자격자의 불법초음파 검사행위를 아예 근절하겠다는 거다.
또 이를 통제, 관리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직접 무자격자의 불법초음파 검사 현장을 조사해 바로잡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영상의학회(회장 김승협,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26일자 보도 자료를 통해 "지난달 23일 'KCR 2016'기자간담회에서 문제를 제기했던 무자격자 방사선사이나 간호사들의 불법초음파 검사를 방지함으로써 현행 의료법이나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대로 의사만 질병진단과 치료에 사용하도록 제 계도에 돌려놓아야한다"며 이 같은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김승현 회장과 최준일(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보험간사는 "5대 암 검진 기관에서 상당수의 부적절한 초음파 검사가 불법적으로 시행된 사실이 입소문이나 정황, 객관적인 자료에 집계됐다"며 "이를 통제, 관리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직접 현장조사에 나서 바로잡아 줄 것"을 주문했다.
학회는 "의사면허를 소지한 의료인이라면 초음파검사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지금의 사태처럼 무면허 비 의료인까지 현 규정을 어겨가며 저지르는 불법 의료행위를 그대로 방치하다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막는 방어수단으로 명분이 서질 않을 것"이라며 "모 검진업체의 경우 영상의학과 의사 수 대비 검사건수가 지나치게 많아 의심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학회는 "이대론 있을 수 없다는 입장에서 불법 초음파검사현장을 직접 확인한다거나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설득에 나서야 하는 가를 고민했다가 이들 기관을 통제, 관리하는 정부가 직접 현장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게 됐다"고 전했다.
학회는 "이들 기관들이 지금이라도 법을 어겨가며 저지른 불럽 초음파검사 의료행위를 즉각 중단하는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을 기대했었다.
학회는 "타 진료 과 의사가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은 문제를 삼으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무자격자 방사선사이나 간호사들이 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라며 "'의사의 관리 감독 하에 방사선사가 영상검사를 할 수 있다'라는 현행법 조항을 교묘하게 악용하는 행위를 근절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며 환자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집계자료를 근거로 내놨다.
이 자료는 학회가 지난 8월11일~19일 강동경희대병원, 경희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5곳의 병원 초음파검사실에서 검사를 위해 대기하던 환자 2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을 집계한 것이다.
이날 학회가 공개한 설문 집계자료에 따르면 환자 10명 중 4명 간호사나 방사선사가 초음파 검사를 한다고 판단했다.
39.1%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간호사나 방사선사가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91.9%는 "이를 환자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환자 70.5%는 "의사가 초음파검사를 직접 하지 않는 것은 기존과 같은 수가를 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저 수가에 불만이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53.9%는 간호사나 방사선사가 초음파검사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37.6%는 의사가 판독만 해준다면 상관없다는 사견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들 환자의 바람대로 의사가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하는 이유는 실시간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진료 행위인데다 real time이 아닌 지난 의학정보는 활용가치가 떨어지며 진단에 필요한 영상을 촬영하지 못하면 차후 치료에 중대한 착오나 오류가 생기게 돼 의료기사가 촬영한 영상을 건네받은 전문의가 판독하는 CT, MRI 등과는 검사의 개념에서 크게 차이가 있다"면서 "이런 불가피한 속사정으로 반드시 초음파검사 자와 판독 자가 동일인이어야 한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단지 불가피한 경우엔 검사자가 고도의 의학교육을 받은 전문가일 때 검사 자와 판독 자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 등도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 적극적으로 초음파검사의 질 관리에 나서고 있다.
실제 미국영상의학과의사회(ACR)와 미국초음파의학회(AIUM) 등에선 인증제를 실시 중이며, 각 임상학회조차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미국 등의 경우엔 부족한 의료 인력을 채우기 위해 간호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 자격자 중 sonographer school에서 1년 이상의 추가 교육과 1년 이상 전업 임상초음파 경력(임상 실습 800시간 이상이 요구)을 갖춰야 공식자격증을 부여하며 이를 딴 초음파사(sonographer)만 전문의의 직접 최종 확인 후에 검사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대신 초음파사가 혼자 검사를 할 수 없도록 못 박아 두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3년부터 정부가 인정하는 인증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일본초음파의학회(JSUM)에서 인증의 시험을 주관하고 있다.
갱신을 하려면 5년의 트레이닝, 5건 이상의 학술발표, 500건 이상의 검사 실적, 5년마다 갱신, 100평점 이상의 학술실적이 있어야만 한다.
반면 "한국의 실정은 공인된 초음파사 제도가 없어 실시간 환자의 상태를 검사해야 하는 초음파를 의사가 시행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는 게 학회의 시각이다.
게다가 건강보험체계상 모든 초음파 검사를 의사가 하는 것으로 수가가 설정돼있으며 현행 의료법 등에 '의사의 관리 감독 하에 방사선사가 영상검사를 할 수 있다'라는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임상 현장엔 언제든 불법초음파 검사행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학회는 "현행 의료법대로라면 의사와 의료기사 1대1로 매치가 돼야 하지만 판독실엔 영상의학과 전문의 1명이 여러 초음파 모니터에서 나오는 검사를 판독해야 하는 어려운 환경이어서 의사가 환자를 직접 최종적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검사가 종료되는 상황이 벌어지거나 질수 있다"며 "실지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김승협 회장은 "의사 이외의 직군에서 초음파 검사를 한다는 자체가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을 따져 매우 불합리하며, 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라면서 "검사 후라도 의사가 직접 했는지 등 물어보는 적극적으로 불법초음파 검사행위 퇴치에 나서는 자세가 필요하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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