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임산부의 날' 맞아 인식 조사
임신 전보다 화학물질 공포 '28.9%' 상승
87.4% '태아 건강 우려'‥56.3% '스트레스'
최근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들어간 치약이 사회문제로 떠올라 이슈가 되면서 생활화학 제품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임산부 10명 중 9명이 임신기간 중 유해 화학물질 노출에 공포를 느끼며 56.3%는 스트레스까지 받는 등 케미포비아 현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임신 전/후 화학물질 노출에 불안감 변화]
케미포비아는 생활화학제품 사용하기를 꺼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은 화학의미의 Chemical과 혐오를 뜻하는 Fobia가 합해져 만들어진 신조어다.
이들 임산부는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생활수칙과 정보 부족을 느끼는 것은 물론 자신이 지켜야 할 실천방법에 공백이 생겨 더욱 불안감이 커져 임신 기간 중 화학물질 노출의 위험성과 이를 줄이는 올바른 정보가 다급하게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영주 교수(사진)는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병원을 찾은 임산부 128명을 대상으로 '유해 화학물질 제품 노출과 관리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10명 중 9명, 화학물질 노출 '불안감'
임신 전보다 28.9% 증가, '태아 노출 우려' 최다
이 결과 임산부 99.2%는 생활 속 화학물질 노출에 불안, 임신 전보다 무려 28.9%나 높았다.
이 수치는 임산부가 임신 중에 생활 속 유해 화학물질 노출에 경각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 임산부 중 무려 87.4%가 화학제품에 노출되면 아이에 나쁜 영향을 끼쳐 기형을 유발할 것 같다며 태아건강을 가장 문제로 꼽았다.
다음으로는 41.7%가 '화학물질과 제품이 자신의 건강을 해칠 것 같다', 33.9%는 '미디어를 통해 화학물질의 위험성이 자주 소개 돼' 순이었다(복수 응답).
노출을 걱정, 경계하는 화학물질로는 태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환경 호르몬 비스페놀A(74.8%)와 가습기 살균제 성분 CMIT/MIT(68.9%), 가구 내장재에 있는 휘발성 유기화합물(47.9%), 몸집이 큰 생선에 함유된 수은(37.0%), 납(26.1%)성분을 문제로 봤다(복수 응답).
[그림 2] 노출 걱정하는 화학물질과 제품(복수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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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화학물질 노출에 '경계' 과도
'스트레스' 유발 태아 건강에 오히려 '문제'
이런 사정으로 임산부 85.9%는 임신 기간 중 화학물질에 노출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법으로는 '자연유래, 무첨가, 친환경 인증 제품 사용'(55.1%)과 '실내에 있는 화학물질 배출을 위한 잦은 환기'(50.4%)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자신이 실천한 방법에 만족하는 임산부는 11%에 그쳐 생활 속 실천 방법에 의구심이 컸다.
이들의 이러한 불안감은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56.3%는 화학생활물질에 스트레스를 겪었다.
무려 96.1%가 '잘못된 생활 수칙이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에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았다.
다음으로 94.9%가 '현재 적절한 방법을 제대로 선택, 실행하고 있는지', 90.8%는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 평소 생활에 불편함을 느꼈다.
이에 반해 친환경 제품 구매 등 화학물질 노출을 줄이기 위한 경제적 부담에 대한 스트레스961.8%)는 비교적 높지 않았다.
김 교수는 "유해 물질에 노출되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너무 과도한 경계심은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를 유발, 오히려 임부와 태아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현대 생활 속에서 화학물질의 노출을 100% 차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임산부에게 유해한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되도록 피하게 한다거나, 제품의 용법 용량을 지켜 사용하게 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천연 성분에 관심 높지만, "무조건 좋은 것 아니다"
영양제 구매 등 "효용성 따져야 한다"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임산부의 불안감은 친환경과 천연 제품 관심으로 이어졌다.
임산부 72.7%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친환경 또는 천연 제품을 구입했다.
영양제를 복용하는 임산부의 과반 이상(56.9%)은 구입 시 천연 성분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
최근 엽산을 둘러싸고 논란이 됐던 천연과 합성의 효능 차이에 87.5%는 천연 엽산의 효과가 합성과 다를 것이란 막연하게 기대를 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제품의 성분과 체내의 흡수율 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판단이다.
[그림 3] 영양제 구입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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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이유는 평소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천연 엽산의 체내 흡수율이 합성 엽산에 비해 60% 정도로 낮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임신부 10명 중 1~2명가량은 엽산 흡수를 방해하는 유전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에게는 흡수율이 높은 합성 엽산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태아 건강에 우려되는 사항들은 산부인과 방문 시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정확하며 무엇보다 임부가 편안한 마음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산전 관리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대목동병원은 환경부가 주관하는 '어린이 환경 보건 출생 코호트' 국가사업에 선정돼 임신과 출산, 어린이의 성장 발육 등과 직간접 연관된 환경 요인 39가지의 인과관계에 대한 빅데이터 구축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분석은 국내 최초로 산모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출생 코호트 조사다.
결과는 향후 환경부의 전 국민 환경 보건 서비스 마련에 활용될 예정이다.
[임신에 영향 미치는 환경요인 별 올바른 생활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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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발성 유기화합물
발달독성, 발암성이 있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태아의 성장발달을 방해, 저체중아 출산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평소 충분한 환기를 통해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휘발시키는 것이 좋으나, 집 주변에 공장 또는 도로가 있을 경우에는 잦은 환기보다 공기청정기 사용이 도움이 된다.
새로운 가구, 신축건물, 리모델링 주택에선 높은 수준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돼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며, 가구 구입 시엔 환경부가 인증해주는 KS마크를 받은 친환경 가구인지 확인한다.
건축 내장재에서 발생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방출량이 늘어나 가을·겨울철의 경우 18~20도의 실내 온도를 유지한다.
# 납
임신부의 혈중 납 농도는 태아의 신장, 체중, 머리둘레, 허벅지뼈 길이 성장에 영향을 준다.
황사와 미세먼지엔 납과 같은 중금속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공기가 좋지 않은 날은 외출을 자제해야 하며 불가피한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한다든가 귀가 후 반드시 손을 씻은 뒤 입안을 헹군다.
납은 오래된 페인트를 통해서도 노출돼 오래된 주택의 납 페인트를 제거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도록 하며 페인트 구입 시에는 납이 등ㄹ어있는 지를 반드시 확인한다.
또 충분한 철분 섭취가 중요하다.
# 수은
수은은 신생아 체중 감소와 연관이 있다.
수은 노출을 피하기 위해선 옥돔, 왕고등어, 황새치, 상어 등 몸집이 큰 생선의 섭취를 줄여야하며 되도록 수은 함량이 낮은 고등어, 갈치, 꽁치, 조기로 대체한다.
혈중 수은농도는 혈중 엽산농도와 반비례해, 식이와 보충제를 통한 엽산 섭취이 도움이 된다. 치과 아말감 치료와 제거는 임산부의 체내 수은농도를 증가시켜 미루는 것이 좋다.
# 비스페놀A
내분비계장애물질의 일종 비스페놀A는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며 잠재적 신경·행동학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스페놀A는 PC/PVC 재질 음식 용기에 많이 사용해 플라스틱을 자제하는 대신 되도록 유리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영수증을 만질 경우 비스페놀A가 피부로 흡수될 수 있어 외출 후 반드시 손을 씻는다.
# 프탈레이트
플라스틱 제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는 산모에게 노출될 경우 조산 위험을 높일뿐더러 잠복고환 발생 등 남아 생식기관 발달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스틱 제품 구매 시엔 제품 성분과 안전 확인 마크를 확인, 프탈레이트에 대한 노출을 줄이면서 뜨거운 음식을 보관할 땐 절대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열에 자주 노출되는 국자, 도마, 주걱 등의 조리기구도 플라스틱으로 된 제품을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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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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