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의사-간호사 상징물' 의료史 재탄생
[보건타임즈] 이화의료원(의료원장: 김승철)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병원 '보구여관(保救女館)' 복원사업(사진)에 본격 착수했다.
1886년 근대 의료시설 '제중원(濟衆院)'이 설립됐지만 당시 여성들은 여전히 근대적인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이화학당 설립자 메리 스크랜튼(Mary Scranton, 1832∼1909) 여사가 미국 감리교 해외 여선교회의 지원을 받아 1887년 10월 31일 서울 정동에 병원을 세운 것이 보구여관(保救女館)의 시초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병원이 된다.
메리 스크랜튼 여사는 '보구여관(保救女館)'에 여의사 메타 하워드(Meta Howard, 1862∼1930)를 초빙, 여성 진료를 시작했다.
고종 황제는 이 병원에 1888년 여성을 보호하고 구하라는 뜻의 '보구여관(保救女館)'이라는 이름을 하사했으며 이름에 걸맞게 질병과 인습에 고통을 받던 많은 여성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구했다.
보구여관은 당시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의 건강권과 인권 향상을 위해 누구도 가지 않던 길을 개척해 '여성을 위한 의료'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이 병원이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의 전신이다.
1892년 보구여관의 의사 로제타 홀(Rosetta S. Hall, 1865~1951)은 다섯 명의 여학생을 선발, 의학 교육을 시작해 1900년 국내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1877~1910)를 배출했다.
1903년엔 국내 최초의 간호사 교육 기관 보구여관 간호원 양성학교를 설립, 1906년 국내 최초로 두 명의 간호사(김마르타, 이그레이스)를 양성하는 등 보구여관은 근대 여성 의료사와 간호사에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이화의료원은 내년 보구여관 설립 130주년을 맞아 성공적으로 복원을 위해 지난달 31일 보구여관 설립 130주년 기념사업 준비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시킴과 함께 '보구여관의 성공적 복원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태스크포스팀은 김승철 이화자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위원장을 맡아 영상자료팀, 심포지엄 준비팀, 후원의 밤 준비팀, 대중모금 준비팀 등으로 팀을 꾸려 한 달에 한번 모임을 통해 기념사업 준비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개최된 '보구여관의 성공적 복원을 위한 워크숍'에선 ▲ 제중원의 역사와 활용(여인석 연세의대 교수) ▲ 보구여관의 설립 과정과 진료(권복규 이화의대 교수) ▲ 보구여관에서의 간호교육(강윤희 이화여대 간호대학 교수) 등의 강연이 있었다.
강연 이후 이어진 자유 토론에선 참석자들이 근대 여성 의료사와 간호 역사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보구여관의 외형 복원뿐만 아니라 역사적 가치와 '섬김과 나눔'의 기독교 정신으로 대표되는 설립 정신을 이어 받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했다.
김승철 이화의료원장은 "한국 근대 여성 의료와 간호의 발상지인 보구여관 설립 13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팀 발대식과 워크숍을 통해 보구여관의 설립 과정과 운영에 대한 역사적 조명으로 성공적 복원 사업의 첫발을 내딛었다"며 "철저한 고증을 통해 보구여관의 외형뿐만 아니라 설립 정신과 의미도 복원시켜 한국 여성 의료사와 간호사의 상징으로 의료원과 의과대학은 물론 우리나라 국민 모두에게 계승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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