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심평원, '2020 요양급여 적정성평가 중기발전방안' 수립

'급여평가 영역 정립과 업무품질' 향상
평가 거버넌스 체계 확립 '인프라 강화'
'평가 허브기관 역할' 강화

[보건타임즈] 최근 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이 국가 차원의 의료 질을 향상시킬 목표로 '2020 진입을 위한 요양급여 적정성평가 중기 발전방안'을 내놔 눈길을 끈다.

심평원의 요양급여 적정성평가 중기 발전방안엔 그간 현행 제도체계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의료계가 개선을 요구해온 ▲평가 영역 정립과 업무품질 향상 ▲평가 거버넌스 체계 확립과 인프라 강화 등을 반영한 것으로 비롯해 여러 국가의 모범사례가 돼왔던 건강보험제도를 한국형으로 더 가다듬어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렇듯 의료계와 대립했던 현행 요양급여 적정성평가를 큰 틀에서 개선하는 방향으로 건강보험제도를 조정하려는 것은 얼마 전에 발생한 안산시 비뇨기과 원장의 자살사건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당시 지역의사단체는 사건의 원인이 현행 건강보험제도로 생긴 '보건복지부와 건보당국의 강압적인 현지조사'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둘러싼 문제가 불거졌으며 심평원이 의협의 제의로 접촉을 가진 후 요양급여 적정성평가 중기 발전방안을 전격 발표, 사전에 서로가 제시한 의료분야의 개선안을 조율했을 것이란 가능성이 점쳐진다.

의협은 안산시의사회의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역 내 비뇨기과 원장을 자살로 몰고 간 원인이 건강보험진료비의 부당청구를 의심해 벌인 '보건복지부와 건보당국의 당시 강압적인 현지조사'라고 지목,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 봐 왔던 현행 건강보험제도에 쌓였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정부에 의료계가 제의한 현행 건강보험제도와 체계의 개선안을 심평원에 제시하기에 이르렀었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될 요양급여 적정성평가 중기 발전방안의 내용은 이렇다.

심평원에 따르면 개선방안은 지난 15년간 시행해온 평가제도의 문제 진단과 의료계·학계·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국가 차원의 의료 질 향상을 목표로 한 ▲평가 영역 정립과 업무품질 향상 ▲평가 거버넌스 체계 확립 인프라 강화 ▲평가 허브기관 역할 강화 등 3대 전략과 10대 세부과제로 촘촘하게 담겨져 있다.

[표1] 3대 전략, 10대 세부과제

심평원은 첫 번째 전략으로 적정성평가의 영역 정립과 업무품질 향상을 위해 현행 평가방식을 질병·시술 중심에서 벗어나 의료의 질을 기반으로 한 평가 프레임(표2 참조)을 설정, 국가차원의 질 향상을 목표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계획이다.

[표2] 적정성 평가 프레임(6개 영역, 18개 목표)

또 평가 사각지대를 해소시켜 평가영역의 균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반 중소병원의 특성을 감안한 평가 모델과 지표를 개발, 질 향상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생애주기별 의료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평가를 한방·치과 등 전체 진료 분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여기에 평가방식, 공개방법 등 평가운영체계를 정비, 평가수행수준을 질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이중 평가지표는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우선순위를 고려, 핵심영역 중심으로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실제 질적으로 개선효과가 있도록 측정할 수 있게 개선하기로 했으며 평가항목의 특성을 고려한 공개등급 산정방법 다양화, 항목별로 상이한 평가주기·대상기간 등의 일괄 정비를 통해 평가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는 한편, 평가지표의 특성에 따라 단계적으로 공개하는 '투 트랙(TWO-Track) 방식 도입(표3 참조)' 등 공개방법 다각화로 수용성도 높일 계획이다.

[표3] 평가결과 공개 방식

의료 질 향상에 기반으로 한 합리적 보상체계 구축 등 성과연동 지불체계도 고도화 한다.
이를 위해 의료 질 개선 실적과 연계시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모든 등급에 가산하는 등급별 차등가산 방식을 도입한다.

인센티브에 대해선 중소 병·의원 중심으로 확대, 질 향상 지원사업과 연계시켜 설계하기로 했다.
평가결과 우수 요양기관은 심사와 연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으로 검토할 예정이며 평가자료 관리체계를 표준화와 평가 인공지능(AI) 검증체계를 개발하는 등 ICT 기반의 평가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요양기관의 평가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평가항목에 대한 Life-cycle 관리시스템(표4 참조)을 도입해 나가기로 했다.

[표4] Life cycle 관리체계도

두 번째 전략으로는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평가 거버넌스 체계를 확립, 평가제도의 수용성을 높이기로 했다.

신규 평가항목은 의료계, 학계, 소비자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 의료평가조정위원회(‘의평조’)의 심의를 통해 선정키로 했으며 지표개발은 전문 학회에 위탁하는 것으로 공식화하기로 했다.
분과위원회 운영도 공정성·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총괄하는 위원장을 외부위원에서 선정할 방침이다.

심평원은 같은 맥락에서 E-평가자료제출시스템과 요양포털시스템을 연계한 평가 전용 포털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기능을 고도화시켜 시스템 적용 기관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요양기관의 평가 자료제출 부담을 줄여 나가기 위해 심사청구 자료와 평가 자료가 동시에 제출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평가 전문성과 인프라를 좀 더 강화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평가 사내자격제도 도입과 평가 연구개발 전담인력 양성을 추진하는 것을 비롯, 요양기관 평가 담당자에 다양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운영한다.

평가업무의 명확한 근거 마련을 위해 현재 시행규칙 또는 고시에 있는 주요내용을 법으로 상향하는 등 법령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세 번째 전략으로는 평가정보의 통합 관리과 활용을 위해 장기적으로 국가단위의 평가정보 플랫폼을 구축, 의료소비자 중심의 다양한 평가정보 제공과 평가정보 빅데이터 융합분석에 따른 공익적 가치 창출 등을 통해 국가 차원의 의료 질 평가 허브기관으로서 위상을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타 평가기관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 평가정보 수집·공유 체계, 평가정보 표준화 등 국가 차원의 통합적인 분석·활용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국가통계 생산, 정부 정책개발 지원 기능을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평가결과는 비급여진료비 등 다양한 정보와 연계, 의료소비자 맞춤형 정보를 지속적으로 발굴·제공하는 한편, 공개화면의 디자인과 내용을 국민이 쉽게 이해,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 소셜네트워크, 인터넷 포탈과 소비자단체 등과 연대한 다각적 홍보를 통해 대국민 인지도를 높일 방침이다.

또 심평원은 의료평가 통합정보를 활용, 국가차원의 거시적 측면에서 의료의 질을 조망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의료 질 보고서를 발간하며 의료계·학계·심사평가원 공동연구와 논문 화 사업 등을 통해 임상적·학술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밖에 요양기관의 의료 질 향상 지원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평가원 중심의 일방향 지원에서 심사평가원·의료계 상생·협력체계로 전환한다.

심사평가원 이기성 평가1실장은 "이해관계자와 파트너 십을 기반으로 한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2020 진입을 위한 중기 발전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 지속가능하면서 수용성 높은 평가제도로 발전시켜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국민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이달 말 의료계, 소비자단체 등을 대상으로 향후 추진할 세부방안에 의견수렴을 하기 위해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