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교수, '말기 난소암 산모-태아' 모두 살리다
전이 부위 최대 제거하는 '종양감축술-항암치료' 생존율 향상
[표] 난소암 진단 통계(2011~2014년), 심사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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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타임즈] # 몇 년 전 김00씨(가명·59세/여)는 자꾸 배가 나와 살이 찌는 기분이 들어 다이어트를 했으나 효과가 전혀 없는데다 소화까지 잘 되지 않아 가까운 내과에 방문했다. 초음파와 CT 검사를 결과 복수를 동반한 난소종양이 의심돼 대학병원 산부인과를 찾게 됐다. 의심한대로 난소종양이 진단돼 큰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부담감으로 주저하기 이르렀다. 이에 의료진의 적극적인 설득과 가족의 사랑으로 종양감축술과 항암치료를 받았으며 지금은 재발 없이 집 주변의 산을 오르내리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 지난해 9월 임신 4개월의 한 러시아여성(40)이 무작정 한국을 찾았다. 이 여성은 말기 난소암이 진단돼 러시아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수술치료를 받으려면 배 속 아기를 포기해야한다는 권유를 받은 상태였다. 이를 뿌리친 그녀는 아이와 자신을 살리기 위해 지인의 소개만 듣고 선 무작정 한국의 이종민 교수(사진)에게 수술 받으러 내한했다는 게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의 설명이다. 이 교수도 처음엔 “임신 중단 후 난소암 수술과 항암제 투여가 원칙”이라는 소견을 내놨지만 아기를 낳겠다는 그녀의 고집을 꺾을 수 없게 돼 ‘두 생명 구하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제왕절개와 난소암 수술을 동시에 시행, 두 생명을 모두 살렸다.
이 교수는 "주로 나이든 여성에게 생기는 난소암이 임신 중에 발병하는 경우는 매우 드믄 사례였다"라며 "지난달 마지막 항암치료 위해 이 여성이 방문했을 때 아기의 몸무게가 6㎏이 될 만큼 훌쩍 자랐다"고 말했다.
'난소암 환자' 매년 증가세
이처럼 난소암은 여성에게 10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심사평가원의 2014년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수는 총 1만 5,421명으로 2011년에 비해 약 32% 증가했다.
난소는 자궁 양쪽에서 여성 호르몬을 만들어내 난자를 배란하는 약 3~4cm 크기의 작은 기관이다.
난소가 위치한 복강이 넓어 종양의 크기가 크더라도 증상이 없는 사례가 많아 정기 검진과 조기치료가 필요하다.
초음파 통해 정확하게 '확진'
초음파는 직접 난소의 병변 여부와 형태학적 특징에 근거로 해 종양의 유무와 악성 가능성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 여성질환은 복수 등이 없는 상태에서 초기 암 진단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정기검진에서 자궁경부암 검진 시 동반되는 질 초음파와 골반 이학적 검사를 통해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이 가능하다.
이 교수는 "종양 크기가 작으면 이렇다 할 자각증세를 느끼지 못해 증상을 통한 난소암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며 "증상을 알았을 땐 3기까지 악화된 상태가 많아 주기적 부인과 정기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난소암은 모든 암과 마찬가지로 정기검진을 통해 초기에 발견되면 항암 치료없이 완치가 가능하지만 증상 발현이 늦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종양감축술 통해 '전이장기' 제거
이럴 경우엔 적극적인 종양감축술과 항암 치료를 병행한다면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난소암의 진행성 병기가 의심되면 '종양감축술'을 준비한다"며 "종양감축술은 쉽게 말해 환자가 살면서 꼭 필요한 장기를 제외하고는 다소 생활의 불편함이 있어도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전이된 부분을 가능한 많이 제거하는 수술법"이라고 소개했다.
종양감축술은 의학적으로 생명에 지장 없는 장기의 전이 병소를 최대한 절제하기 때문에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술법으로 산부인과 전문의 중에서 특히나 숙련도가 높은 부인종양 전문의가 직접 집도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 외과 등 다른 진료 과와 협진 해야 한다.
생존율 향상 위한 '항암 치료'
암 환자들이 수술 후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아마도 장기간에 걸친 항암 치료와 이 때문에 발생하는 탈모 등의 항암 치료의 후유증이다.
이와 달리 난소암은 다른 암보다 항암제에 반응이 월등이 좋아 종양감축술에서 제거가 불가능했거나 눈에 보이지 않던 아주 작은 암세포를 없애는데 효과적이다.
난소암 항암 치료는 생존율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치료다.
대개 3~4주 간격으로 6~9회 내외의 항암 치료를 받게 되며 CT 등의 검사를 통해 항암 효과를 평가한 후 필요 시 다른 종류의 약제로 바꿔 항암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이 교수는 "항암 치료 기간이 길어 환자의 심신이 많이 힘들겠지만 곁에서 가족들의 정성과 사랑 그리고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다면 '희망의 길'로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6: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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