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분당서울대병원, '분지망막동맥폐쇄' 시력손상 첫 규명

우세준 교수·조관혁 임상강사 연구팀
괜찮을 줄 알았던 분지망막동맥폐쇄 '시력저하'
원인 '유두황반 신경다발'의 허혈성 손상
빛간섭단층촬영 통한 미세구조분석 '시력예후 예측'
"초기에 정밀검사 통해 예후 찾아 예방치료 중요"

[보건타임즈] 분지망막동맥폐쇄가 환자의 시력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처음 나왔다.(그림 '유두황반 신경다발'은 황반과 시신경을 잇는 구조로 황반에서 시신경으로 정보 전달)
이 연구는 분지망막동맥폐쇄가 시력저하를 일으키지 않으며 비교적 예후가 좋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기에 관심을 끈다.

우세준 교수

조관혁 강사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조관혁 임상강사 연구팀은 이러한 시력예후를 질환 초기에 예측할 수 있는 인자를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망막동맥폐쇄증은 눈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망막동맥이 막혀 시력감소를 초래하는 비교적 흔하게 발병하는 혈관폐쇄 질환이다.
이 질환은 막힌 부위에 따라 중심망막동맥폐쇄와 분지망막동맥폐쇄로 구분된다.

지금까지 중심망막동맥폐쇄는 급격한 시력장애를 일으켜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분지망막동맥폐쇄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안과 의사들조차 이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쉽게 간과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

하지만 우 교수팀은 시력을 떨어뜨리거나 예후가 좋지 않은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들을 확인하게 됐으며 이들 환자에게서 시력손상을 주는 원인분석에 들어갔다.

연구는 전국 최대 규모의 망막동맥폐쇄 진료실적을 보유한 분당서울대병원 안과에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진단받은 304명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으로 시작됐으며 이들 중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 66명을 상대로 시력손상의 여부와 손상의 원인을 찾았다.

이 결과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가운데 발병 초기엔 시력이 좋았던 환자는 44%(29명), 시력저하가 발생한 환자는 56%(37명)로 나타났다.
초기시력이 저하된 환자 56%중 발병 후 6개월째 시력이 회복된 환자는 27.2%(18명), 아예 회복하지 못한 환자는 28.8%(19명)로 확인됐다.
즉, 분지망막동맥폐쇄로 환자의 절반이상에게서 초기시력이 떨어졌으며 10명 가운데 약 3명에게선 영구적 시력장애가 발생했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빛간섭단층촬영을 통해 분지망막동맥폐쇄에서 시력손상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황반에서 시신경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유두황반 신경다발'에 허혈성 손상이 원인이 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시력을 결정하는 주요인자 시신경과 황반의 상태가 아닌, 이를 연결해주는 유두황반 신경다발의 상태가 시력 손상과 예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지금껏 망막동맥폐쇄의 진단을 위해 안저촬영, 형광안저촬영 등의 거시적 검사가 주를 이뤄 왔다. 이번에 빛간섭단층촬영을 통해 시도된 미세구조분석이 시력의 예후를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했다"며 "현재까지 유두황반 신경다발의 기능이나 손상여부가 시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알려진 바가 없었으나 연구를 통해 시력 결정에 이의 기능적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림 (왼쪽) 분지망막동맥폐쇄 발병 초기에 손상되어 부풀었던 허혈성 병변이 (오른쪽) 6개월 후엔 회복되면서 시력도 회복된 환자의 유두황반 신경다발 빛간섭단층촬영 사진

그림 (왼쪽) 분지망막동맥폐쇄 발병 초기에 신경다발층이 없어질 정도로 눌려 손상된 허혈성 병변이 (오른쪽) 6개월 후에도 회복되지 못해 시력 회복이 어려운 환자의 유두황반 신경다발 빛간섭단층촬영 사진

연구팀은 시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온 분지망막동맥폐쇄가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시력저하수준이 유두황반 신경다발의 손상 정도에 달렸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망막동맥폐쇄는 시력의 예후가 좋지 않지만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이라며 "연구결과처럼 초기 시력이 좋지 않던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의 절반 정도는 추후 시력이 호전될 가능성이 있기에 질환 초기에 세밀한 검사를 통해 최종 시력예후를 예측, 예방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연구논문은 최 저명 국제학술지 '미국안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 2016년 2월호'에 게재됐다.
이 학술지는 현재 가장 많은 연구자들이 구독하는 medical research news중 Global medical discovery지에 Key clinical research article로 선정돼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