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단 "엄정한 조치 불가피" 강경무드
제약계가 자구책 차원에서 제약협회 회원명단에서 불법 리베이트에 연루된 파마킹을 아예 제명시키는 칼을 빼들어 관심을 끈다.
이처럼 제약계가 스스로 강경한 조치를 꺼내든 것은 50억대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 대표이사가 구속 기소되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은 물론 약가 등 여러 어려운 현안이 물려있는 제약계의 현실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에 따른 것으로 보여 진다.
게다가 제약협회가 지난 3월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비공개해온 리베이트 제약사의 명단을 아예 터놓고 공개하겠다"며 선언한지 불과 4개월 만에 불법 리베이트에 연루된 회원사를 아예 제명시키기로 결정한 것이어서 향후 추이에 제약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당시 제약협회는 "제약 계를 대표로 나서 자정의 목소리를 낸다거나 방지책을 내놓음으로써 이미 리베이트에 손을 끊은 회사가 많지만 일부 제약사가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거나 오히려 유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아예 명단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며 지금껏 목청을 높여왔다.
또 제협은 "일부 제약사들이 어려움이 생기면 겉으로 정부의 정책과 규제를 탓하면서 뒤론 할 것은 다해 제약 산업의 전체 이미지가 크게 나빠져 유능한 인재가 입사까지 꺼려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를 바로 잡기위해선 리베이트 관행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며 회원사에 독려해왔다.
이번 터진 파마킹의 불법 리베이트사건은 제약 계에 주는 충격이 적지 않다.
정리하면 이렇다.
그간 제약협회가 제약계의 대표로 나서 스스로 불공정거래를 단절하는 대신 어려운 제약환경을 감안, 정부에 실거래가 조사 약가인하개선방안과 바이오의약품 산정기준개선방안, 국산신약의 약가만큼은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신약평가지침과 약가협상을 통해 합의한 가격(기준가격)선에 묶어놓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자율경쟁을 통해 형성된 약값을 보험약가로 등재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수익의 차액을 건강보험에 환급시키겠다는 등 여러 현안을 풀어낼 양해조건을 제시, 공을 들여왔던 단계를 깨뜨린 파마킹을 바라보는 같은 업종의 제약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를 심각하게 지켜보던 한국제약협회(회장 이경호 이사장 이행명)는 파마킹에 형벌이 확정되기 이전에라도 우선 회원사 자격을 정지, 아예 제명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가닥을 잡아 징계 안을 차기 이사회에 상정키로 결정하게 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협회 윤리위원회(위원장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는 28일 오전 서울시내 한 모처에서 가진 제2차 회의에서, "파마킹 측의 서면 소명을 검토한 뒤 회원사 자격정지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모아 이사장단에 엄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윤리위원회는 "절차에 따라 파마킹 측의 소명을 받아본 결과 검찰 기소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은 물론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해온 협회와 회원사들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실추한 사실을 인정해 비록 아직 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회원자격을 정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징계 안엔 이사회에서 출석이사 2/3 이상 찬성 의결을 거치도록 한 제약협회 정관 제10조 규정에 의거 파마킹 징계건을 이사회에 상정해줄 것을 이사장단에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넘겨받은 이사장단은 만장일치로 파마킹 징계 건을 차기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키로 이르렀다.
이사장단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불법 리베이트를 확고하게 근절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엄정, 단호한 자정 의지의 실천이 중요하며 이런 맥락에서 윤리위원회의 결정은 매우 합리적이면서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 존중돼야 한다"며 입을 모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7: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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