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위암가족력 있다면 '음주・흡연・매운 음식' 피하라

'위암 직계가족 발병 위험인자' 파헤친 대규모 연구
김나영 교수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금주 등이 위암 발생 억제방법"

[보건타임즈]#얼마 전 속이 좋지 않아 내시경 검사를 받게 된 A씨는 위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 마음이 편치 않다.
가족력이 있다면 위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기사들을 읽은 데다 전염된다는 해괴한 소문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김나영/사진, 최윤진 교수 등)이 9년 7개월여에 걸쳐 내원환자 약 2,300여 명의 데이터를 심층 분석결과 '위험요인을 피하면 된다'라는 답을 내놨다.
위암이 전염된다는 소문도 사실과 전혀 달랐다.

김 교수팀이 이번에 발표한 위암 직계가족의 발병 위험인자는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분석했다. 혈액형과 성별·연령·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 등 16개나 되는 변수를 위암 환자 군과 위암이 아닌 환자군, 그리고 이중에서 위암 직계 가족력이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 그리고 다시 위암 직계가족 환자가 몇 명 인지까지를 나눠 연구했다.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다면 누구라도 이 연구 결과를 자신의 상황에 대입,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김 교수의 설명이다.

[표1 위암 직계 가족 수, 각 변수에 따른 위암발병위험]

위험 요인

위암 직계가족 1명

위암 직계가족 2명 이상

성별(남성)
2.38배

5.87배

거주지(시골)
2.14배

7.54배

흡연자
2.23배

6.48배

다량 음주자
1.71배

9.58배

매운 음식 선호
1.31배

7.64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여부
3.7배

1.05배

먼저 위암 직계가족 중에 한 명이 있을 땐 위암이 발병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한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를 제외한 변수들의 위험도는 2.5배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두 명 이상이라면 사정은 달라졌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약 5.87배, 시골 거주자는 도시 거주자에 비해 7.54배, 흡연자 6.58배, 매운 음식 선호자 7.64배, 그리고 다량 음주자는 무려 9.58배나 위험도를 보였다.
특이한 것은 시골 거주자의 위암 발생 위험도가 높았다.
이 경우엔 대체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이 연관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은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시골에서 더 잘 감염되며 성인이 돼 도시 생활을 하더라도 주로 5세 미만의 시기에 감염이 일어나는 헬리코박터 균에 이미 노출됐을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표2 위암 직계 가족 수, 알코올 섭취량 위암 발병 위험]

위험 요인
(1주일 알코올 섭취량 기준)
위암 직계가족 1명 위암 직계가족 2명 이상

소주 2병 이하
1.22배

4.5배

소주 2병 이상
1.95배

55배

과거 음주력
2.59배

15배

위험도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수치를 보인 음주에선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냈다.
위암 직계 가족이 2명 이상인 환자 중 1주일에 소주 2병 이상을 마시는 과다 음주자는 위암 발생 위험도가 자그마치 55배에 이르러 금주·절주가 필수위암 예방대책으로 꼽혔다.
과거 음주력도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되도록 빨리 알코올 섭취량을 줄여야 위험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표 3 위암 직계가족의 분류에 따른 위암 발생 위험도]

변수

모(母)

부(父)

형제·자매/
자녀

위암진단 평균나이
62.2세

57세

64.5세

위암 직계가족 수 2명 이상
22%

8.9%

8%

위암에 걸린 가족의 수
1.36명

1.1명

1.08명

가족 구성원가운데 누가 위암 환자인지에 따라 흥미로운 결과도 나왔다.
어머니가 위암 직계가족이라면 가족 중 위암 환자가 많을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로 위암에 걸린 가족의 수 평균이 부계혈족 아버지나 형제·자매 등의 위암 직계가족일 경우보다 많았다.
외국 연구에서조차 모계 위암 이력이 위암 발생에 더 큰 영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위암 발병에 영향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식생활'에 어머니가 다른 가족에 비해 더 큰 영향력을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연구를 총괄한 김 교수는 "위암에 걸린 가족이 있는 환자의 경우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지금껏 도움이 될 만한 '건강행동'을 취할 근거가 부족했다.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제대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가장 강력한 위암 발생 위험요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 여부를 확인, 이를 제균하는 것과, 음주 등 식생활을 적극 개선하는 것이 위암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논문은 저명 의학지 'Medicine'최근호에 게재되는 등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