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규제전문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허용' 한 목소리

"의료선택권, 한․양 융합의료-서비스 산업 발전차원서 반드시 규제 철폐“
'진단용방사선발생장치 규칙 별표6' 범위에 빠진 것이 사용금지 옥좨

규제전문가들이 국민의 의료편익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 당연한 추세이며 규제는 철폐대상이라는 주장을 내놔 눈길을 끈다.

이들은 정부의 각종 규제의 개혁방안을 연구하거나 해결책을 모색하는 한국규제학회의 전문가들(사진)이다.

한국규제학회(회장 김진국 배재대 교수)는 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올해 춘계 학술대회에서 정부의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규제로 발생한 여러 문제를 제시하면서 "국민의 의료선택권, 한․양방 융합의료산업, 서비스산업의 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철폐해야 한다"며 이같이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학술대회는 '한의의료 진입규제의 타당성 진단'이란 주제에 초점을 맞춰 치러졌다.

첫 세션에선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규제의 타당성 검토: X-Ray를 중심으로(김진국 한국규제학회장) ▲한방과 양방 의료규제 비대칭성 현황과 평가적 고찰: 진입규제의 관점에서(이혁우 배재대 교수) 등이 발표됐다
이후엔 이를 둘러싸고 이혜영 광운대 교수, 차윤엽 상지대 교수, 이민창 조선대 교수, 최창혁 한의학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한국규제학회 김진국 회장은 의료기기를 일반(웰니스 기기, 체지방 측정기 등)와 자동해석(안압측정기, 자동안굴절검사기, 혈액검사기 등), 단순해석(X-Ray, 초음파 등), 전문 의료(CT, MRI 등)로 나눠 양의사 중 영상의학전문의만 사용하는 전문 의료기기를 제외한 3가지 유형은 한의사에 허용해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표 참조).

의료기기 유형-한의사의 사용가능성 검토

구 분
의료기기

의료기기 예시

한의사 사용여부

일반

웰니스 기기
(체지방 측정기 등)

가능
(일반인도 가능)

자동해석

안압측정기, 자동안굴절검사기,
세극등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
비, 청력검사기, 혈액검사 등

가능
(헌재 판결에 근거)

단순해석

X-ray, 초음파 등

가능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규제의 타당성 검토
연구 분석에 근거)

전문
CT, MRI
불가능
(양의사 중
영상의학전문의만 가능)

지금처럼 X-Ray와 초음파를 포함한 의료기기의 사용 주체를 두고서 벌어지는 두 직군 간 논란의 원인은 의료법에 있다는 게 김 학회장의 시각이다.

김 학회장은 "우리나라 의료법이 한의학과 양의학 두 트랙의 이원적 체계를 나눠져 있는데다 두 분야의 의료행위를 구분하는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않아 지금처럼 X-Ray와 초음파를 포함한 진단용 검사의료기기의 사용 주체나 출처를 두고서 두 직군간의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한의사, 양의사든 환자의 치료를 위해선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려면 의료기기를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유독 한의사에게만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의과대학에서 X-Ray를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최근 몇몇 한의원이 X-Ray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다 양방 의료계와 법적 다툼이 있어왔지만 단지 한의사가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었을 뿐 실제 환자가 X-Ray와 초음파 진단기기에 의해 건강상의 피해를 입은 경우가 없었다"며 "지금으로선 서둘러 정부가 나서 한의사들이 X-Ray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의사에게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의사에 의료기사의 지도권도 인정할 수 있도록 법규를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혁우 배재대 교수는 규제개혁 전문가를 상대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금지 규제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규제개혁 전문가들은 양의사나 한의사 모두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진단,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목표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금지 규제 폐지 ▲의료기기 활용을 통해 한의사의 서비스 질 향상 기대 ▲한의사가 환자의 치료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등의 각종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아예 막아 효과적인 진료를 할 기회를 빼앗기보다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하는 것에 의견을 쏟아냈다.

다른 규제개혁 전문가조차 국민의 의료선택권, 한․양방 융합의료산업과 서비스산업 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금지한 규제를 철폐해야한다고 봤다.

이 교수는 "법률상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명시하지 않아 지금까지 해온 관행 또는 정부의 독단적인 유권해석으로 제한을 받고 있다"며, "법원조차 인정하지 않는 취지의 판결을 내림으로써 한의사와 양의사 두 직군에 사용여부를 두고 차별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인 차별규제 사례로 X-ray 진단기기를 꼽았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도 내놨다.

이 교수는 "보건복지부령 '진단용방사선발생장치의 안전관리에 관한 규칙 별표6'에 빠져 있는 의료기관 종류에 한의병원과 한의원, 선임기준에는 한의병원, 한의원, 한의사,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부분엔 한의병원과 한의원, 한의사를 각각 추가하거나 포함시킴으로써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런 부분에서 각각 누락돼 '한의사는 X-Ray를 사용할 수 없다'라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의사협회는 "우리나라 각 분야별에서 합리적인 규제개혁방안을 연구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금지를 반드시 폐지해야할 규제대상으로 정해 학술대회를 통해 발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대다수의 국민, 국회가 지지하며, 헌법재판소도 찬성하는 만큼 보건복지부가 불필요한 시간 끌기와 양의사들 눈치 보기에서 벗어나 국민의 의료편의를 위해 서둘러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