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한국여성흡연자 '우울감․ 자살충동' 높다

김선미, 정재우 교수 '흡연-정신건강 상관관계' 발표
논문 'Psychiatry Investigation 3월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한국인흡연자 중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감과 자살 충동 위험이 더욱 높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연구논문(☞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464152265-74.pdf)은 흡연과 우울증, 자살충동 등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 상관관계를 확인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담배 값 인상과 정부의 금연정책 등으로 만 19세 이상 성인 남성 흡연율이 사상 처음 30%대로 떨어졌지만 우리나라 흡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높은 상황이며 흡연으로 각종 암 등 건강상의 문제가 수없이 보고돼 왔으며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의 문제와 연관된 연구들이 더러 있어왔다.

김선미 교수

정재우 교수

중앙대병원(원장 김성덕)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우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된 5년간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로 수집된 19세 이상 성인 남녀 32,184명(남성 13,662명, 여성 18,52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 여성흡연자가 우울증을 경험하는 비율이 28.4%로 남성의 6.7%에 비해 현격히 높았다.
자살 충동도 여성 흡연자가 35.1%로 남성의 12.4%보다 약 3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여성흡연자는 여성 비흡연자에 비해 우울감(28.9% vs 17.1%), 자살 충동(35.1% vs 18.9%), 자살 시도(3.6% vs 0.8%)등에서 모두 높은 유병 율을 나타냈다.
반면, 남성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교신저자 김재열 교수)은 이러한 결과를 통해 지난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전년대비 3.8% 하락하며 지속적으로 줄어든 반면, 여성은 고작 0.2% 감소했을 뿐 아니라 몇 년째 계속 정체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의와 관심이 특별히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우 교수는 "이 연구 결과가 한국 여성흡연자가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나 자살시도가 많다고 딱 잘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유교적 정서에 의해 여성의 흡연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제한돼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특수한 환경에 흡연을 하는 여성의 경우 스트레스 지수가 아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무조건 금연만 강조하기보다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다른 방식의 접근이 이러한 정신건강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선미 교수는 "현재 흡연자들에게서 정신건강상태와 관련된 요소들을 감별해내 조기에 개입하는 것은 여성의 흡연율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데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청소년 시기에 흡연이외에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전략적인 대처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사전에 흡연을 예방하게 하거나 금연을 실천하게 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논문은 '남녀 한국인들의 흡연상태, 우울증 및 자살 간의 상관성(Gender Differences in Relations of Smoking Status, Depression, and Suicidality in Korea)'이란 제목으로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sychiatry Investigation 3월호'에 게재됐다.